중국의 고전소설 서유기에 등장하는 요괴. 삼장법사 일행이 '오계국'이라는 나라에 들렀을때 상대한 요괴이다.
오계국에 도착한 이후 일행은 '칙건보림사'라는 절을 찾아가서 하룻밤만 머물게 해달라고 말하지만 문전박대를 당한다. 이유를 물어보니 예전에 떠돌이 중들이 몇일간 이 절에서 머물게 해달라고 부탁해서 받아주었더니 밥만 축내고 온갖 행패를 부리고 나가버려서 그때부터 떠돌이 중들은 절대로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삼장은 서러움에 눈물을 흘리고 스승님이 우는 모습을 보고 열받은 손오공이 나선다.
손오공은 일단 절 안으로 들어간 다음 자신의 험성궂은 얼굴로 겁을 주고 주지가 있는 방의 문을 박살내버린다. 옛날 성질 같았으면 스승님을 문전박대한 놈들을 그냥 놔둘 수 없다면서 날뛰었겠지만 이전에 파문당했던 적이 있는지라 절내의 돌사자상을 가루로 만들어버리고 우리 스승님 제대로 모시지 않으면 이 돌사자랑 같은 꼴로 만들어주겠다고 협박만 한다. 이에 절의 승려들은 모두 겁을 먹고 삼장 일행을 극진히 대접하기로 한다.
아무튼 후한 대접을 받은 그날 밤, 영 잠이 오지 않던 삼장은 주변에 이상한 기운이 서리는 것을 느낀다. 자세히 보니까 왠 남자의 유령이 있는 것이 아닌가. 놀라는 삼장에게 유령은 자신의 원통함을 풀어달라고 하소연한다. 유령은 본디 이곳 오계국의 황제로 5년전 나라에 큰 가뭄이 들었을 때 종남산에서 찾아온 도사가 비를 내리는데 성공하면서 서로 의형제를 맺었다고 한다. 그런데 3년전 이 도사가 갑자기 황제를 우물 안에 밀어넣어서 죽이고 자신이 황제로 변장하고 나라를 다스리고 있다는 것이다. 황제는 내일 자신의 아들이 이 근처로 올것이라면서 태자가 의심을 하거든 이걸 보여주라면서 금상백옥규를 건네준다. 다음 날 삼장이 깨어나서 꿈인가 싶었는데 옆에는 백옥규가 멀쩡히 있었다. 삼장은 손오공에게 이 사실을 밝히고 원통한 영혼은 도와줘야 된다고 말하고 손오공도 방법을 찾아보기로 한다.
다음 날 황제의 말대로 태자가 사냥을 나온 것을 발견한 손오공은 토끼로 변신하여서 태자를 보림사까지 유인한다. 절에 찾아온 태자 혼자만 남게 한 다음에 손오공은 황제의 유령을 만났던 이야기를 한다. 당연히 태자는 아버지는 멀쩡히 살아계시는데 지금 누굴 능멸하는 거냐면서 화를 내지만 삼장 일행이 황제의 유령을 만난 증거라면서 백옥규를 보여주자 놀란다. 태자는 반신반의하는 상태로 궁궐에 돌아가서 황후를 찾아가고 아버지가 3년 전에 비해서 달라진 점이 없냐고 물어본다. 황후는 눈물을 글썽이면서 3년 전부터 황제가 자신과 잠자리도 같이 안하고 매정하게 군다는 사실을 말하고 태자는 그제서야 삼장 일행의 말이 사실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날 밤 손오공은 저팔계에게 '궁궐의 우물 안에 보물이 있다'라는 말로 구슬려서 둘이 함께 몰래 궁궐에 침입한다. 오공은 팔계에게 우물 안에 사는 용왕의 수정궁에 가면 보물이 있을거라고 말하면서 가져오라고 말하고 팔계는 기뻐하면서 우물에 뛰어든다. 그래서 용궁까지 찾아가서 용왕에게 3년전에 보관하고 있는 보물을 달라고 말하는데 그 보물이라는게 다름 아닌 3년동안 물속에 가라앉아 있던 황제의 시체(...) 저팔계는 손오공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고 분통을 토하면서도 얌전히 시체를 가지고 나와서 보림사까지 돌아온다.
그런데 돌아온 이후 잔뜩 화가 나 있던 저팔계가 이럴때만 잘 돌아가는 잔머리를 발동, 손오공 형님은 죽은 시체도 곧바로 되살릴 수 있는 재주도 있다고 떠벌린다. 당연히 귀 얇은 삼장은 팔계의 말만 믿고 왜 지금 바로 시체를 살리지 않냐면서 긴고주를 외우고 오공은 억울함을 호소하면서도 일단 황제를 되살릴 방법을 찾기 위해 천계로 올라간다. 천계에서 태상노군을 찾아간 손오공은 다짜고짜 죽은 사람을 살리게 해준다는 구전환혼단을 1000개 정도 내달라고 한다. 태상노군은 네가 옛날에 천계에 있을때 자신이 만들었던 영약들 죄다 훔쳐먹은건 기억 안나는 거냐면서 화를 내지만 오공이 혹시라도 옛날처럼 깽판을 칠까봐 두려워서 딱 한 알만 주겠다고 한다. 다행히 한 알만 있어도 죽은 사람을 살리는 건 가능했기에 다시 돌아온 손오공은 구전환혼단을 사용해서 황제를 되살려내는데 성공한다. 다만 여기서 설정 미스가 생겼는데, 일단 환혼단만 먹이면 되는것이 아니고 마우스 투 마우스의 인공호흡까지 시켜야 한다. 이에 삼장은 팔계가 아닌 손오공에게 시켰는데, 이유는 어릴 적 사람을 잡아먹고 살아왔던 저팔계는 숨결이 탁하고, 솔잎과 과일을 먹고 살아왔던 손오공은 숨결이 맑아서 였다. 그런데 그 전에 백골정 사건에서 손오공이 요괴의 속임수를 설명할 때, 자신이 옛날 사람을 잡아먹던 사실을 예로 들었었다.
날이 밝은 후 삼장 일행은 황제를 짐꾼으로 변장시킨 다음에 오계국에 들어가서 가짜 황제와 대면하게 된다. 오공은 당당하게 "지금 옥좌에 앉아있는 저 놈은 가짜다!"라고 외치고 모두가 당황할 때 진짜 황제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다. 당황한 가짜 황제는 틈을 노려서 삼장법사로 변신한다. 대체 누가 진짜인지 몰라서 손오공도 어쩌질 못하고 있을때 저팔계가 두 명의 삼장법사에게 긴고주를 외워보라고 한다. 이미 긴고주 맛을 여러번 본 오공은 단번에 진짜 주문을 외우는 쪽이 누군지를 알아낸다. 정체가 들통난 요괴는 달아나려고 하였지만 곧바로 포위당하고 죽을 위기에 처하는데 이때 문수보살이 나타나서 말린다. 문수보살이 진실된 것만을 보이게 한다는 조요경을 꺼내서 비추자 요괴의 정체가 드러나는데 푸른 털을 가진 사자였다.
문수보살이 설명하기를 본래 이 요괴는 문수보살이 타고 다니던 사자였다고 한다. 과거 오계국의 황제는 승려들을 극진히 대접하였기에 석가여래가 문수보살에게 황제를 찾아가서 상을 내리라고 말하였었다. 이에 문수보살은 황제를 시험해보기 위해서 허름한 중으로 변장한 다음에 황제를 찾아가서 쓴 소리를 늘어놓았다. 이에 열받은 황제는 변장한 문수보살을 사흘동안 우물에 담가놓았고 여래에 의해서 구출된 문수보살은 황제를 벌하기 위해서 청모사자를 도사로 둔갑하여서 오계국을 보냈다는 것이다. 황제는 그때 사흘동안 문수보살을 담가놓았던 벌로 3년동안 죽은채로 우물 안에 갇혀 있었던 것. 여담이지만 청모사자가 3년동안 황제로 변장하고 궁궐에 있었으니 후궁들을 건드린 게 아니냐고 걱정할때 문수보살은 청모사자는 이미 거세를 한 녀석이라서 여자를 건드릴 수 없으니 안심하라고 한다(...)
아무튼 청모사자는 문수보살이 끌고 돌아가고 오계국 황제는 자신을 되살려주고 황제 자리까지 되찾아준 삼장 일행에게 감사를 표하고 극진한 대접을 한다. 일행은 한동안 오계국에서 환대를 받다가 떠나고 다시금 천축을 향한 여행길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