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하우스를 유흥과 감각의 공론장으로 재창조한 공간. 원문은 프랑스어 cavaret이기 때문에 카바레가 옳지만 일본어 キャバレー를 통해 들어온 단어라 압도적으로 '캬바레'의 인지도가 높다.
캬바레를 분별없이 술집 정도로 취급하는 건 너무나 단순한 생각이다. 그런 쪽으로 알아보고 싶다면 캬바쿠라 항목으로 가보자. 살롱 문화와 함께 등장하고 확산된 캬바레는 인간 생활의 두 축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랑을 추구하고 폭넓은 인간관계를 당연시하는 서구 사회에서는 감각적인 탐구도 게을리 할 수 없는 분야였다.
인본주의가 충만한 르네상스를 거치기 이전에는 캬바레처럼 이렇게 감각으로 특화된 공간은 허용되기 힘든 개념이었지만, 사회는 변화했고 귀족도 대중과 연결점을 찾는 등의 결코 허용될 수 없어보이는 것들도 자연스럽게 허용하는 범위를 넓혀갔다.
치마 속을 반복해서 짧게 보였다 말았다하는 캉캉 춤은 미술관에 걸린 나체들 보다 유의미한 것이었다.
캬바레의 무대를 통해 대중 가요를 부르는 가수들이 데뷔할 기회는 늘어났고, 고상한 개념들로 무장하지 않은 혹은 그런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던 사람들도 공론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툴르즈 로트렉처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역사에 남을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