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차기

1 개요

서울대학교의 옛 전통놀이다.

우유팩(주로 커피우유) 3~4개를 잘 겹쳐서 직육면체를 만든 후, 사람 여럿이 원형으로 둘러서서 서로 차 넘기며 노는 '팩차기'는 묘하게 서울대에서만 발달했다.[1][2] 일종의 전통 취급이라 연구동 주변의 표지판에도 "큰 소리를 내는 일이나 운동, 팩차기를 하지 마시오"라고 적혀있다(…). 번화가로 나가기가 귀찮은 현실의 반영인듯. 문과의 법대, 이과의 공대가 양대 산맥.

기원은 1988년 말 군에서 제대한 복학생들이 군시절 익숙한 족구 대신에 빈 우유팩을 제기처럼 차기 시작한 데서 유래했다고도 하고#, 1976년 관악 캠퍼스로 이전하면서 생겼다#고 하기도 한다. 76~88년에 재학했던 위키러는 추가바람

2

단대나 모임별로 다양한 룰이 존재한다. 현재 가장 보편적인 룰로 건강팩과 월드컵팩(골팩이라고 한다)을 들 수 있다.
우선 건강팩은 술래 하나를 뽑고 술래를 제외한 나머지가 원을 만들어 둥글게 선다. 그리고 "본"을 정하는데 이는 기본 팩차기 횟수이다(일반적으로 5~10개 사이로 한다). 그 다음 게임을 시작하는데 방법은 마치 제기차기처럼 팩을 떨어뜨리지 않고 많이 차는 것이다. 이 때 카운트에는 발과 머리로 찬 것만 인정되며, 무릎, 가슴, 배, 손 등은 계산에 넣지 않는다. 팩을 찬 횟수에 따라 술래는 벌칙을 받는데 보통 팔굽혀펴기로 하며(여자나 부상자의 경우 앉았다 일어서기 와 같은 벌칙으로 대체하기도 한다.) 벌칙 횟수는 (팩을 찬 횟수) - (본)으로 한다. 그리고 팩을 떨어뜨리면 마지막으로 팩에 닿은 사람이 술래가 되는데 이 때 본을 넘겨서 찼으면 기존 술래가 계속 유지되며(팔굽혀펴기해야 되니깐) 본 이하일 때만 술래가 교체된다(이를 이용하여 일부러 맞춰서 강제로 술래를 시키는 기술도 사용한다).
기타 세부 규칙이 많이 존재하는데 세부 규칙은 단과대 별로 다양하나 공대기준으로 서술하자면 다음과 같다. 술래는 원에서 약간 떨어진 위치에 적당히 서서 기다리거나 벌칙을 수행하게 되는데 술래를 팩으로 맞출 경우 술래가 팩차기를 방해했다고 해서 "겐"이라는 규칙이 있다. 이 경우 새로 팩차기를 시작하는데 카운트를 리셋하지 않고 아까 찼던 숫자에서 시작한다. 보통은 술래 근처로 드리블해 간 다음 떨어뜨릴 것 같은 순간에 최후의 발악으로 술래에게 슈팅을 한다. 안맞을거 같은데 의외로 잘 맞는데다가 안맞아도 근처에만 가도 겐을 선언하기 때문에 의외로 자주나오는 상황이다. 거기다가 술래가 팔굽혀펴기 중일때는 그냥 차면 맞는다. 그럴 경우 술래는 일어나지 못하고 계속 팔굽혀펴기를 해야하는 지옥을 맛볼 수 있다또 다른 룰로는 "골인"[3]을 들 수 있는데 이는 팩차는 사람의 가랑이 사이로 팩이 통과한 경우를 의미한다. 이 경우 일반적으로 10~20개 사이의 벌칙을 한번에 수행해야 한다(이 규칙만이 발전하여 월드컵팩이 된다).

건강팩의 다른 버전 중 팩이 땅에 닿는 것과 상관없이 멈추지 않도록 계속 차는 버젼도 있다. 이 경우 팩이 일정 범위 밖으로 나가버리거나, 팩이 멈추어버리면 페널티를 받게 된다. 이 때, 팩을 차기 전에 '몇배수'로 할 것인지 합의를 하는데, 팩을 겹친 수만큼 배수를 정한다. 보통은 팩을 2개 내지는 3개 정도를 겹쳤기 때문에 팩 겹친 수와 상관없이 2배수, 3배수로 정하기도 한다. 이 때 팔굽혀펴기를 하는 수는 (팩을 찬 수)X(배수)로 결정된다. 이 경우 보통은 10개를 넘기가 어렵기 때문에 꽤나 운동이 된다고 한다. 여자가 걸렸거나 너무 많은 경우 봐주기도 한다. 아 왜 여자만 봐줘 이 망할 놈 사범대 쪽에서 자주 차는 듯하다.

건강팩 룰과 동일한 방법으로 돈팩을 차기도 한다. 돈팩은 팔굽혀 펴기대신에 팔굽혀펴기 1회당 100원으로 환산하여 계산하고 목표 금액을 정해 그걸 다 모을때까지 찬다. 많은 경우 건강팩을 끝내고 음료수 한잔씩하기 위해 돈을 모으는 용도로 사용한다.

월드컵팩은 "본"을 세운 뒤 더도 덜도 말고 목표치만큼 찬 뒤 술래의 가랑이 사이로 팩을 차서 넣는 것이다. 가랑이에 골이 성공한 경우의 벌칙은 건강팩과 동일하게 팔굽혀 펴기를 하거나 아니면 돈으로 한다.(이 경우 500원 정도씩 모으는게 일반적이다) 본을 일반적으로 적게 잡는데 3~5개 정도로 하며 본 이상 차더라도 무조건 술래가 교체된다. 술래는 보통 벽에 기대어 서 있고 양발은 어깨너비로 벌리고 서 있으며 팩을 차는 선수들은 술래를 둘러싸고 반원형태로 서게 된다. 그리고 본을 넘길 때까지는 일반적인 팩차기 처럼 서로 패스하며 차다가 본을 넘기는 순간 모두가 술래를 향해 슈팅을 시작한다. 가랑이를 벌리고 정면을 보고 서있는 자세에서 내 가랑이를 향해 대여섯명이 달려드는 장면은 매우 공포스럽다.특히 빗나간 슈팅은 높은 확률로 나의 중요부위 또는 얼굴을 노리게 된다...... 중요한 점은 술래 이외의 다른 플레이어 들에게도 가랑이 사이로 넣을 자신만 있다면 슈팅을 시도해도 된다. 가랑이에 들어 갔을 때의 벌칙은 동일하기 때문이다.특히 플레이어의 경우에는 본을 넘기지 않아도 골인이 인정된다 ㅎㄷㄷ

다른 팩차기 방식으로 기록팩은 사람들이 빙 둘러서서 제기차기처럼 땅에 떨어트리지 않고 최대한 많이 차는 것이 목표. 발로만 차야 하며 어떤 곳에서는 손으로 치는 경우 페널티를 주기도 한다. 어떤 목표치를 세우고 이를 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20~30개 정도를 목표로 하고 10~20분 정도 걸려서 목표치를 채우곤 한다.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20개를 하는데 1분도 채 걸리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30분 내지 한 시간이 걸려도 10개를 채 못 채우는 경우도 왕왕 있다. 손으로 치는 것에 페널티를 부여하는 게임에선 손으로 치면 다시 처음부터 게임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목표치를 채우고 나면 다시 목표치를 더 올려서 한다. 이 때 전의 기록들은 리셋된다. 20개 목표로 차고 50개를 찼다고 해서 다음 목표치를 굳이 50개 이상으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개개인의 능력을 고려하여 5개~10개 정도 더 올려서 한다. 고수들은 아예 처음 목표를 100개로 잡고 하는 경우도 있다. 계속 하고 싶은 사람들끼리는 계속하지만(11시간 줄창 팩만 찼다는 ㅎㄷㄷ한 전설도 있다) 보통은 30분 내지 2시간 이내로 끝난다. 차다가 지치면 목표치를 다 채우지 못했어도 그대로 끝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중앙동아리 그림터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자랑.학생회관 내부에서 하느라 주위 동아리들에게 소음 문제로 민원 들어오는 건 안자랑 혼자 하는 팩은 외팩이요, 둘이 하는 건 겸팩, 셋 이상은 두레팩이라 한다고 한다.

법대에서는 '사거리'라는 독자적인 게임을 개발하기도 하였다(돈이 걸린 게임이라서 종종 부상자가 나오기도 한다). 배구와 유사한 게임으로, 주로 법대 내에서만 하는 게임이지만 룰도 'C반룰'과 'D반룰' 두 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게임이 끝나면 모인 돈을 가지고 법매에 가는 것이 오랜 전통. 09년 법대 축제 때 팩차기 대회를 열기 위해 학생회 측에서 각 룰을 통합한 통합룰을 제정했는데, A4 8장에 달하는 압박스러운 양과 넘치는 전공냄새로 많은 호응(?)을 얻었다.

3 여담

위에 서술한 대부분의 팩차기에서 차던 팩을 밟으면 팩차기하는 인원수만큼 우유를 사야 하는 페널티가 있다. 팩차기 무한반복

최근에는 학생들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아지고 팩차기보다는 다른 여흥을 찾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사실상 사멸 단계. 농담삼아 얘기하던 팩차기로 고시생 체력 관리하던 시대도 이제는 거의 지나갔고, 오히려 요즘에는 학부 시절부터 팩차기를 해 오던 대학원생들이 하는 경우를 가끔 볼 수 있다(…). 그나마 하는 사람들이 많던 법대도 로스쿨 건물 신설로 정의의 광장이 눈에 띄게 좁아지면서 거의 없어졌다. 법대 앞 대신 사법연수원에서 한다 그러나 최근 곳곳에서 다시 보이곤 한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끝난 후 밥과 우유를 함께 사준 뒤 남은 우유팩으로 팩을 접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팩을 가장 잘 접는 사람에게 애인이 생긴다는 전설이 있다...
  1. 서울시립대에서는 컵차기를 한다. 도구인 '컵'은 자판키 커피를 마시고 남은 종이컵 입구부분을 접어서 만들며, 우유팩보다 서민적이다.
  2. 서울대 출신 교사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서울과학고에서도 교사들이 학과동 뒤쪽에서 팩차기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3. 90년대 후반까지는 '강간'이라고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