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전Z에 등장하는 인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차별주의자이며, 레데커 플랜의 창시자. 그리고 인류를 구한 반쪽짜리 영웅[1]
레데커 플랜의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레데커가 만들 플랜들은 하나같이 지나치게 이성적이었다.
레데커에 증언해주는 사람에 의하면 레데커 플랜 이전에 레데커는 '오렌지84 플랜'이라는 흑인폭동 대비용 플랜을 미리 짜두었다. 이 오렌지 플랜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모든 흑인들이 동시에 폭동을 일으킨다면'의 가정 하에 세워진 계획이었는데, 사람을 쓸모있는 사람과 쓸모없는 사람으로서 나누어 쓸모없는 쪽을 남겨두고서 그 쓸모없는 쪽이 공격당할 때 쓸모있는 사람들은 피난해서 미리 대책을 세운다는 계획이었다. 레데커는 이 계획을 위해 철저하게 조사하여 리스트까지 만들어두었다.
결국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이 끝나자, 그는 남들 모르게 은둔생활을 해야만 했다. 아파르트헤이트 정권 이후 주변에서 공청회 같은 것을 열라고 권하였으나 거절하며 한 말이 대박인데, "이 껍데기를 지키려고 감정이 있는 것처럼 굴진 않겠다. 내가 뭘하든 어차피 잡으러 올테니까." 조낸 쉬크한 거다! 은둔 중 좀비에 관한 소식을 듣고서 시간 때우기용(...)으로 레데커 플랜을 짰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그의 은신처에 특수부대가 들이닥쳤고, 레데커는 결국 자신이 잡혀죽는구나 하고 있었는데...
그를 부른 것은 넬슨 만델라[2]였고, 그의 계획을 모두 들은 만델라는, 그를 포옹한다.[3] 레데커는 이 포옹에도 별 반응이 없는듯보였지만, 실은 갑작스런 감정적 충격으로 미쳐버렸다. 계획 자체는 사이코패스적이나 레데커 개인이 완전한 사이코패스는 아니었던 셈. 사실 레데커는 너무나 감수성이 풍부하고 민감했기 때문에, 아파르트헤이트 정권 하에 매일같이 벌어지는 증오와 잔혹함에 미쳐버리지 않고 견디고자 감정을 버리려고 했다고 한다.
다만, 레데커 플랜 항목에 설명된 것처럼 해당 계획은 사실 제대로 설명하기만 하면 별로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딱히 없다.(...) 작가의 묘사 실패가 아니라면 레데커라는 인물은 감수성이 너무 예민할 뿐 아니라, 최소한의 자기 정당화나 변명을 할 줄도 모르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할수는 있지만(미쳤다는 것에서 증명된 것처럼, 공감 능력이 없는 인물은 전혀 아니다) 타인에게 감정적 이해를 구하는 능력 없이 사실상 없는 불행한 인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작중 주인공이 인터뷰한 그의 지인 졸렐와 아자니아(Xolelwa Azania)에 의하면 만델라에 의해 불려간 후 다시는 레데커를 볼 수 없었다고 하며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여담으로 레데커의 어린시절에 대해선 알려진게 거의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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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렐와 아자니아(Xolelwa Azania)는 사실 폴 레데커의 또다른 인격이었다. 결국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은 레데커 자신임 셈. 계획이 실행되던 그날 이후 레데커를 다시는 볼수 없었던 것은 레데커가 미쳐버려서 자신이 레데커가 아니라 졸렐와 아자니아라는 다른 인물이라는 망상에 빠졌기 때문이다[4]. 서술자가 레데커를 만나는 장소는 정신병원이며, 인터뷰 맨 마지막에 출입증에 서명하면서 드러나는 환자 이름은 '폴 레데커'이다.
마지막으로 아자니아는 "어떤 이들은 그를 증오하고 어떤 이들은 그를 칭송하지만 난 그를 동정합니다. 만약 그가 이세상 어디엔가 살아 있다면 안식을 찾았길 바랍니다." 라고 말하며 그의 이야기는 끝이 난다.
사실 레데커 플랜 자체는 좀비 사태로 인해 전국민을 동시에 완전히 보호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것이었지만 희생자 입장에서는 분개할 만한 사안인 것도 사실이라, 그의 정책 때문에 가족이 죽었다고 생각하여 원한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그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 작중 서술자는 삼엄한 경비를 통과해야 했다.[5]
보통 이런 사안은 세대가 한 번 바뀌어야 객관적인 평가가 내려지는지라, 레데커 본인이 죽은 뒤에야 재평가를 받을 수 있을 듯.
- ↑ 레데커 플랜이 비록 악랄하다고는 하나 그것이 없어서 각국 정부들은 계속해서 헛된 국력의 소모를 되풀이하고 있었고 작품 내에서도 그러한 상황이 계속되었다면 얼마 못 가서 각국은 잠재력을 전부 소모하고 좀비에게 패했을 것이라는 묘사가 있다. 물론 그렇게 되지 않을 수도 있었고 이스라엘이나 러시아 같은 예외적인 경우도 있을 수 있었겠지만 전후 살아남은 대부분의 국가가 레데커 플랜을 사용하여 살아남은 것을 생각해보면 그는 인류라는 종의 보존이라는 측면에서는 현명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 롤리흘라흘라란 이름이 나온다. 이는 코사족 언어로 말썽꾸러기란 뜻이고 또한 넬슨 만델라의 본명이다.
- ↑ 레데커가 사람들에게 인종차별주의자로 낙인 찍힌 백인임을 감안하면 인종차별을 적극적으로 반대했던 흑인 정부의 국부인 만델라가 그랬다는거 자체가 굉장히 놀라운거다.
- ↑ 또 다른 인격이 발생했다는 것 때문에 레데커의 질환을 해리성 정체감 장애 라고 오해하는 이들도 있으나, 해리성 정체감 장애는 한 사람의 내면에 복수의 인격이 공존하는 병인데, 작중 인격이 교체되는 장면이나 그러한 증상의 암시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레데커의 증상은 그냥 "미쳤다" 고 서술하는 것이 제일 적절할 것이고(애초에 작중 서술 자체가 구체적인 증상 진단까지 할 정도로 충분하지도 않다, 작가가 특정 정신질환을 정확히 고증해서 묘사했다는 보장도 없고.) 굳이 따져보자면 특이한 형태의 조현병 정도라 봐야 할 것이다.
- ↑ 경비원 왈, "아무리 조심해도 모자라요, 선생. 그분을 지옥으로 보내려고 노리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