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phil

쿠필 KU Philharmonic

Kuphil

소개

건국대학교 제2학관 지하117호에 동아리방을 둔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중앙 동아리. 2003년 영문과 교수인 이형식 교수의 지도 하에 설립되었다. [1] 이때의 최초 동아리명은 ‘세레나데(Serenade)’. 초창기엔 여느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와 마찬가지로 영화음악이나 쉽고 재밌는 뉴에이지 위주로 연주했으며, 중앙동아리로 승격된 뒤 본격적으로 정통 클래식 연주를 시작했다.

한번 연주한 곡은 충분히 긴 시간이 지나기 전엔[2] 다시 연주하지 않는 규율이 있는데 이는 충분한 경력을 쌓기 위함이라고. 그 덕에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중 베토벤 교향곡 전곡, 브람스 교향곡 전곡, 슈만 교향곡 전곡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는 몇 안되는 아마추어 오케스트라가 되었다.

2015년엔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최초로 베토벤 교향곡 4번을 연주하였고 2016년 3월엔 브루흐의 교향곡 3번을 국내 초연하였다. 북쪽의 모 대학이 전혀 생소한 곡에 초점을 맞춰 연주하는데 반해, KUPhil의 경우 ‘유명한 작곡가’의 ‘안 유명한 작품’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공연은 주로 건국대학교 내의 새천년관 대공연장을 이용한다. 다른 대학에 비해 공연장 시설이 좋아 보이지만 대관문제와 음향장치 문제 등 잡음이 많다고. 가끔씩 큰 행사를 맞아 성남아트센터, 강동아트센터 등을 대관하여 연주하기도 한다. 이 때의 곡은 평소엔 하기 힘든 난곡을 주로 선곡한다. 2012년 10주년을 맞아 국립극장 ‘용’에서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을 성공적으로 연주해 동아리의 선.후배가 모두 모이는 화합의 장을 마련했으며, 이 시점을 기준으로 동아리의 이름이 ‘KU Philharmonic’ 으로 변경되었다. 이러한 선,후배 통합 연주는 2015년 강동아트센터에서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1번’으로 재연되었다. 어째 크면 전부 차이코프스키다. 2016년 9월에는 성남중앙공원 야외무대에서 2012년 서울대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SNUPO’에 이어 대학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로서는 2번째로 ‘베토벤 교향곡 9번’을 공연함에 이른다.

단원들이 오래 남아있지 못하는 대학 오케스트라 특성 상 연주력이 매해 들쑥날쑥하다. 대학교 1학년에 들어와, 악기를 이제 좀 해볼 만하게 되면 어느새 과제와 졸업에 치이는 고학번이(최소 3학년) 되어있기 때문이다.

학기 중과 방학 중에 연습을 하는데, 일주일에 2~3일, 하루 2~3시간이 최소연습시간이다. 연습요일과 시간은 해당 기수 임원진들의 결정에 따라 달라진다. 빡셀 땐 연습량을 초과해 4시간까지도 연습하지만 어떤 때에는 그냥 놀자판인 경우도 있다. 보통 이 경우가 더 많다. 음악을 전혀 모르는 초심자여도 전혀 상관없고 실력불문, 전공불문, 심지어 학교불문[3] 이지만 오랜 시간 공을 들여도 연주할 수 있을까 말까한 클래식 악기 특성 상 웬만한 각오 없이는 버텨내기 힘들다. 그래서 동아리 내에서도 신입 부원에게 바로 마음을 열지는 않는다. 정주고 마음 주고 밥과 술을 사줘도 누가 남을지 도통 알 수가 없기 때문. 어느 정도냐면 신입생 모집기간에 매년 30명 이상 들어오지만 그 다음해에는 10명도 많이 남았다고 할 정도이니...상황이 이렇다보니 정기모집기간에 들어오는 신입생보다 상시모집기간에 굴러 들어온(?) 신입생들이 오히려 더 오래 남는 듯한 경향을 보인다.

활동하기 위해선 반드시 개인 악기가 있어야한다. 아무리 희귀한 악기를 했어도 개인악기가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현악기 정도는 친한 선배들이 자신의 옛 악기를 빌려주기도 하지만[4] 그 외의 악기에 대해선 대여해주지 않는다.[5] 때문에 신입 단원들끼리 악기를 공동구매하는 풍경도 자주 볼 수 있다. 아예 공동구매시 함께 가서 악기 선택을 도와주는 선배들도 있을 정도.

오케스트라 편성에 피아노가 들어가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피아노 단원은 뽑지 않으며 뽑더라도 다른 악기를 하는 조건으로 선발한다.[6] 다른 동아리에 비해 연습시간이 길고 횟수도 많기 때문에 단원들끼리 자주 만날 수 있어서 한번 정을 붙이게 되면 소속감이 매우 큰 동아리 중 하나이다. 특히 4박5일간 진행되는 음악캠프는 동아리 활동의 꽃이라 불린다. 아침에 눈뜨는 순간부터 연습이 시작되며 이 시기엔 모든 단원들이 엄청난 실력 성장을 경험한다. 오죽하면 연습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음캠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거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 음악캠프에서의 에피소드는 평생 추억거리(혹은 20대의 흑역사)가 되며 두고두고 회자된다. 단, 접촉은 많지만 CC발생률은 낮다.

2013년 6기 단원 2명에 의해(수명이 늘어나는 소리가 들린다.) 건국대학교병원 희귀난치질환 병동에서 봉사연주를 시행한 뒤 매월 1회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초보 단원들에겐 미리 악기 실력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기회이자 동시에 봉사의 뿌듯함도 느낄 수 있다고. 관련 보도자료

100여명 이상 등록된 동아리치고 동아리방이 굉장히 협소하다. 덕분에 동아리방에서의 연습은 거의 불가능해서 항상 다른 공간을 빌려야만 연습이 가능하다. 동아리방은 그냥 악기를 보관하고 단원들이 쪽잠을 잘 수 있는 창고랄까. 동아리방에 9기 단원이 기증한 라꾸라꾸 침대가 하나 있으나, 자면 높은 확률로 가위에 눌린다. 기증자가 수면장애가 있어서 그렇다 카더라

동아리 연합회의 예산 담당자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는 동아리 중 하나. 밴드동아리 등 연행분과의 다른 동아리의 경우 한 해의 예산 편성이 최대 400만 원 내외로 책정되지만, 이 동아리의 경우는 최소 600만 원, 평균 800만 원이 왔다 갔다 하니 놀랄 수 밖에.

유투브에 전용 채널이 있으며 매 연주 영상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으니 궁금하거든 kuphil을 검색해보자.
  1. 다른 대학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에 비해 역사가 짧은 편이라 1기 단원들의 나이가 젊은 편이다.(2016년 기준 신입기수가 13기로, 창단 멤버의 나이가 많아봐야 40대 초반이다.)
  2. 2016년 기준, 베토벤의 일부 교향곡을 제외하면 재연한 교향곡은 ‘없다’. 단, 서곡이나 모음곡은 돌려막기가 잦은 편.
  3. 타 대학에 진학 중이더라도 동아리 회칙 상 가입과 활동에는 문제가 없다. 2016년 기준 최소 4명 이상의 외부학교 단원이 활동하거나, 활동했다.
  4. 옛 악기라고 해봐야 길어도 물려준 해 기준 2년 이내까지 사용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보니 튜닝이나 관리 상태는 좋은 편.
  5. 현악기를 제외하면 관악기가 대부분인데, 자신의 숨을 불어넣던(?) 관악기를 후배에게 물려준다...? 게다가 금관악기의 경우 가격이 세서 함부로 물려줄 수도 없다.
  6. 피아노가 들어가는 오케스트라 곡이면 생상이나 스트라빈스키 정도는 돼야하는데 그쯤 되면 아마추어계에선 공연이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