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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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ipheral Component Interconnect Bus

1992년 6월에 컴퓨터에서 주변기기 장착을 위해 발표된 버스 규격으로, ISA를 대체하는 목적으로 나왔다. PC의 CPU는 32비트로 넘어갔지만 메인보드의 확장 슬롯은 16비트를 사용하는 ISA에 한동안 머물러 있었는데, 486 시대에 이르러서 확장카드(특히 VGA)의 스펙이 올라가면서 ISA의 속도로는 한계가 오기 시작했다. 물론 PC 제조사들도 놀고 있던 것은 아니어서 32비트를 지원하기 위한 ISA의 후속 규격으로 MCA나 EISA같은 규격들이 나왔지만 둘 다 처절하게 망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ISA가 계속 이용되었던 것으로, 급한 대로 ISA 슬롯 옆에 또다른 16비트 슬롯을 추가하여 32비트로 대역폭을 넓힌 VESA 로컬 버스 규격이 나왔지만, 범용성이 떨어지고 전송 오류 검출이 되지 않는 등 여러모로 문제가 많았다.
기판조차 크고 아름답다

이러한 한계를 예측한 인텔 아키텍처 연구소에서는 1990년대 초부터 ISA를 대체할 버스 규격으로 PCI를 새로 개발했고 처음부터 32비트와 64비트 규격이 동시에 나왔으나, PC에서는 32비트 규격만 주로 쓰였다. 속도는 133MB/s. 64비트 규격은 PCI-X[1]라고 부르며, 서버 시장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이 PCI 버스는 1992년 늦가을에 고성능을 추구하는 서버에서 처음 쓰기 시작했고, 일반 PC에는 1993년 486 후기 보드 및 펜티엄 보드부터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물론 기존 확장 카드와의 호환 때문에 메인보드에는 3~4개의 PCI 슬롯과 3~4개의 ISA 슬롯이 장착되었다. ISA가 PC 메인보드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은 펜티엄 4에 이르러서였다.

PowerPC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장착한 파워 매킨토시(=파워맥)에서도 사용되었다. PCI와 ISA가 오랫동안 공존했던 PC와는 달리, 애플에서는 1996년 이후 출시된 파워맥의 로직보드에서 NuBus를 배제하고 PCI 슬롯만을 장착함으로서 전환이 빨리 이루어졌다.[2]

그래픽 카드의 경우 PCI의 한계가 빨리 찾아왔는데, 3D의 열풍이 불면서 그래픽 카드가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빠른 속도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역폭을 늘리기 위해 초기에는 2D 그래픽 카드와 3D 가속 카드를 별도로 장착, 2개의 PCI 슬롯을 사용하는 편법을 쓰기도 하였으나 한계는 여전하여 결국 1997년에 대역폭을 늘린 그래픽 카드 전용 슬롯인 AGP가 나오는 계기가 된다. 이 때문에 펜티엄 2, 3 시절에는 ISA, PCI, AGP에 더해 AMR, CNR과 같은 다섯 가지 종류의 슬롯이 메인보드에 공존하는 혼돈의 카오스를 연출했다.

2004년 후속 규격인 PCI 익스프레스가 등장했으나 초기 규격의 PCI-E 1.0은 상기한 그래픽 카드의 대역폭을 끌어 쓰기에도 충분하지 못하여 보통은 슬롯 1개를 장착해서 그래픽 카드 전용으로 활용되었다. 따라서 그래픽 카드를 제외한 기타 확장 카드들은 여전히 PCI 형식으로 개발, 판매되었으며 2007년 PCI-E 2.0과 2012년 3.0이 각각 도입되어서야 마침내 대역폭에 여유가 생겨 2개 이상의 슬롯이 장착된 메인보드가 보급되기 시작하며 기타 확장 카드들이 PCI-E 형식으로 출시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한참동안 메인보드에는 기존 확장 카드의 호환을 위해 PCI 슬롯이 장착되어 있었다.

그리고 인텔에서는 대략 2012년 즈음부터 메인보드 칩셋에서 PCI 지원을 중단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이후 나온 보드들은 PCI를 이용하기 위해서 변환 칩을 이용하지만, 그럼에도 2015년 현재도 PCI 슬롯을 장착된 메인보드가 많이 나와 있다. 최신 스카이레이크 아키텍처 메인보드 중에도 PCI 슬롯을 장착한 메인보드를 쉽게 찾을 수 있다.
  1. PCI-eXpansion의 약자로, 향후 개발된 PCI-Express와는 별개의 슬롯. 보통 민트색으로 되어있다.
  2. 1995년에 출시된 극초기형 파워맥 및 보급형 파워맥에는 NuBus나 PDS만 장착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