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RPLE

531px-Type_97_cypher_machine.jpg

97식 구문인자기(九七式欧文印字機). '구문'은 '구라파(유럽)의 문자', 즉 로마자를 의미한다. 일본에서는 유럽을 구라파 주, 즉 구주(欧州[おうしゅう])[1]라고 칭했기 때문에 이런 명칭이 붙었다.

97식 구문인자기는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제국이 사용하고 있던 1급 외교문서용 암호장치이다. PURPLE은 미국이 이 암호장치에 붙인 암호명으로, 당시 미국 암호해독반이 사용하던 바인더가 자주색이었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그리고 미 육군 SIS와 미 해군 CSU로 구성된 암호 해독을 맡은 프로젝트의 이름이 바로 MAGIC.

퍼플은 미군 SIS의 윌리엄 프리드만이 해독했다. 참고로 에니그마와 같은 방식으로 작동되는 퍼플 등 기계식 암호기는 컴퓨터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수백억에 가까운 가짓수로 인해 해석하기가 어려웠으나 일본은 무식하게도 비밀 유지에 도움될 리가 없는 상용구문[2]을 계속 사용하였고 이런 행위는 당연히 암호 해독측에 좋은 먹이가 되었다. 결국 에니그마와 같이 해석되었다. [3]
\

  1. 중국어권에서도 지금까지 이 한자로 유럽을 칭한다. 다만 지역마다 欧陸(구륙)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2. '위대한 천황 폐하께오서는..' 같은 식. 독일이 항상 에니그마 통신문에다가 '하일 히틀러'를 붙인것과 비슷. 아무리 복잡한 체계라도 이러한 고정적인 문구가 계속 들어간다면 뚫릴 수밖에 없다.
  3. 기계식 암호화도 이미 알고리즘이 널리 알려진 이상 난공불락의 요새가 아니었기 때문에, 에니그마도 영국 암호해석팀에 의해 해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