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그마

1 수수께끼를 뜻하는 그리스어

Enigma. 아래의 항목들 대부분은 이 단어에서 이름을 따왔다. 스페인어포르투갈어에서도 같은 뜻이지만 '에니그마'라 하면 보통 그리스어로 알려져 있다.

2 나치 독일의 암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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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니그마를 쓰는 암호병과 하인츠 구데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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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에 쓰인 독일암호기.

제1차 세계대전 종전 후에도 독일군은 자신들의 암호체계가 뚫렸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러다가 전쟁 종결 후 한참이 지난 후에 쓴 처칠의 1차대전 회고록을 읽고서야 암호가 깨졌음을 알아챘다.처칠이 회고록을 쓰지 않았다면 독일은 암호체계가 뚫렸다는 사실을 몰랐을 텐데 독일의 입장에서는 자기들이 줄곧 농락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엄청난 충격이었다.

에니그마는 이에 대한 반성으로서 등장한 기구로, 1923년 폴란드에서 상업용으로 출시된 것을 독일군에서 채용하였다. 상업적 태생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에도 에니그마 암호기는 특허에 의해 보호되었다. 당시로서는 강력했던 기계식 암호화 기법을 사용했으며, 여기에 독일군이 추가로 복잡한 장치를 추가시킨 바람에 기존의 암호해독 기술을 완전히 무력화시켰던 탓에 상당 기간 동안 난공불락의 암호체계를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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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니그마의 작동 알고리즘. 같은 글자를 눌러도 다른 글자가 튀어나와 나오는 조합의 수가 엄청나서 복호화가 어렵다. 암호책에 명시된 내용은 사용해야 하는 바퀴와 바퀴회전 수, 그리고 아래 플러그 설정, 그리고 암호문에 사용할 부호이다. 이는 매일 바뀌며 하루마다 한 줄씩 잘라낸다.

2차대전 중에 사용된 암호기 중에서는 가장 해독이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시스템이었으며 기기 자체도 가장 값비싼 물건이었다. 해독을 어렵게 하려면 회전자를 늘리는 등 에니그마 본체를 임의로 개조한 뒤 전체 조직에 일시 대량 보급해서 기존에 쓰던 기기와 교환하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과거 독일과 러시아에 의해 분할점령된 적이 있었던 폴란드는 에니그마 해독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이전에 암호해독에 동원된 인력은 대부분 언어학자나 고전학자들이었고, 이들만으로도 그 이전까지 독일의 암호를 해독하는 데에 폴란드 정보부는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에니그마가 도입된 후 이들은 고전 끝에 GG를 쳤고, 폴란드군 참모본부(Sztab Generalny Wojska Polskiego) 산하 암호국(Biuro Szyfrow)은 고심 끝에 20명의 수학자들을 고용하였다. 이 중 마리안 레예프스키(Marian Rejewski)와 아담 미츠키에비츠 대학(Adam Mickiewicz University in Poznań) 수학과 동료였던 헨리크 지갈스키(Henryk Zygalski)와 예르지 루지츠키(Jerzy Rozycki) 등에 의해 암호 해독의 기초가 마련되었다. 수학자들의 뛰어난 능력과[1] 에니그마 자체의 한계, 결함에 힘입어 1938년에 이르면 폴란드 측에서 폭탄이라는 뜻의 해독 기계 봄바(Bomba)[2]를 6대 도입하여 완전하게 에니그마의 해독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12월 15일 독일이 에니그마의 코드를 개편했고, 바퀴수를 3개에서 5개로 늘리고 그 중에서 3개를 선택하게 하면서 기존의 해독법이 거의 무력화되었고[3], 폴란드는 한계에 도달한다.[4] 이 시점에서 자신들의 능력을 벗어났다 판단한 폴란드는 1939년 7월 25일에 자신들이 역설계한 에니그마 기계와 각종 정보를 영국과 프랑스에게 넘겨주었고, 자신들은 암호 해독을 계속 진행했다.[5]

그리고 이를 전해받은 앨런 튜링영국 블리츨리 파크에 모여있던 암호해독팀[6]의 손에 해독되었다. 여기서 컴퓨터의 조상뻘 되는 전자계산기인 콜로서스를 사용하여 해독했다는 루머가 있는데, 실제로는 독일군의 최고사령부 레벨 보안통신기인 로렌츠 체계를 대상으로 하고 있었다. 로렌츠 체계의 구조는 기본적으로 에니그마와 같다. 그러나 육군의 에니그마를 예로 들자면 바퀴의 개수가 3개에 반사바퀴 하나였지만, 콜로서스는 바퀴의 개수가 12개이고 각각 바퀴의 캠 수도 달라 암호화 강도가 훨씬 높았다. 로렌츠 체계 역시 에니그마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콜로서스가 에니그마 파훼에 도움이 되었다고 해도 딱히 이상할 건 없다.

독일군이 암호체계를 강화할 목적으로 1942년에 개량했으며 이 때문에 한동안 연합군의 암호 해독률이 크게 떨어진 기회를 틈타 독일군 잠수함대는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실적을 올렸다. 나중에 에니그마는 해독됐으나 에니그마가 뚫렸다는 사실은 종전까지 독일 정보부에서 전혀 눈치채지 못 했다. 암호 해독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연합국이 정보를 수집한다고 판단했다.

이탈리아군 또한 기존에 판매된 에니그마와 비슷하지만 간략화된 상업용 암호기를 사용하였다. 일본군도 소수를 도입하여 독일과의 연락용으로 사용했는데, 돈이 없던 일본만 해도 에니그마가 좋은 줄 알면서도 전용 계산자와 난수표를 사용하는 구태의연한 방식을 패전 때까지 사용했기 때문에 암호체계는 매우 못 미더웠으며 전쟁 중에 다 뚫렸다. 그나마 에니그마의 개량형이라고 할만큼 꽤나 괜찮은 암호기인 PURPLE을 최고위 외교 메시지 전송을 위해 만들긴 했지만 역시나 뚫렸다.

영화 U-571에서 이 물건을 탈취하려고 온갖 개고생을 하는 모습이 모사된다. 영화 상에서는 독일군 암호 해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묘사됐지만 실제로는 에니그마의 기계 자체가 아닌 해독수단, 즉 회전자의 세팅이나 암호부호책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물론 암호책을 구하려고 했어도 어차피 똑같이 배에 잠임했어야 했을 것이다. 실제로 1944년 미국은 U보트를 털고 배를 고쳐서까지 미국까지 끌고오는데 성공한다.

1945년 독일 패전과 함께 에니그마는 사용이 중지됐지만 그 변형은 1970년대까지 상업적 보안통신용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에니그마의 시조가 상업목적-기업 대외비-용으로 개발되었음을 생각한다면 복직이라고 볼 수 있을 듯. 에니그마를 원형으로 한 군용 보안통신기 역시 1960년대까지 사용되었다. 해독법이 뻔해졌음에도 그 해독 작업은 여전히 시간과 비용을 많이 잡아먹었는데, 암호기의 핵심인 회전자 개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해독이 훨씬 더 귀찮아지기 때문. 더불어 에니그마에 대한 암호 해독이 이루어졌다는 사실 역시 전후에도 오랫동안 기밀로 분류되었다. 일반에 이 사실이 밝혀진 때는 미국에서 1974년 정보공개법(Freedom of Information Act)이 제정된 이후 부터이다. 심지어 21세기 들어선 지금까지도 영국의 기밀분류된 관련 서류가 남아있다고 한다.

미국의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의 암호문에 쓰이기도 했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앨런 튜링이 에니그마를 해독을 위해 컴퓨터를[7] 만드는 과정을 그렸다.

3 록맨 X5에 등장하는 무기

의 콜로니 '유라시아'를 폭파시키기 위한 기가 입자포.
구시대의 유물미래의 유물이기 때문에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서 파츠를 모아 가동을 시켜야 한다. 난이도가 낮으면 성공률이 높아지며, 파츠를 모을수록 성공률이 높아지지만 다 모았다고 100% 성공률은 아니다.(...) 여차하면 파츠 하나도 없이 1차 시도에 격파할 수도 있다.(물론 한 번에 격파할 확률은 매우 낮다.) 그런데 이상하게 바로 쏘는게 체감상 더 잘 성공한다.

스토리 상으로는 이것으로 유라시아의 격추에 실패해, 제로가 스페이스 셔틀에 탑승. 유라시아에 돌격을 감행해 파괴시킨다.

4 죠죠의 기묘한 모험에 나오는 스탠드

이니그마(죠죠의 기묘한 모험) 항목 참조.

5 소년 점프에서 연재된 만화

에니그마(만화) 항목 참조.

6 도타 2영웅 에니그마

에니그마 항목 참조

7 파이-브레인 신의 퍼즐에 나오는 등장인물

에니그마 항목 참조.

8 음악그룹 Enigma

이니그마 항목 참조

9 영웅전설 궤적 시리즈에 등장하는 전술 오브먼트

전술 오브먼트 항목

10 사운드 볼텍스의 수록곡 Enigma

11 카드게임 Enigma

소프트마시멜로에서 개발중인 카드게임이다.

  1. 그 이전의 소련-폴란드 전쟁에서도 암호국의 전신인 폴란드 암호부(Sekcja Szyfrow)는 바르샤바 전투에서 소련군 암호 해독에 성공하여 폴란드 군의 반격의 단초를 마련한 바가 있었다. 그리고 이 암호부를 1931년 개편한 것이 암호국.
  2. 암호 폭탄(Bomba kryptologiczna) 또는 레예프스키의 폭탄(Bomba Rejewskiego)이라고도 한다.
  3. 좀 더 정확히 말한다면 무력화된 것은 아니었다. 업무량이 10배로 폭증했을 뿐이지.
  4. 당시 이러한 독일의 움직임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봄바를 54대 더 만들거나 암호해독에 쓰이던 지갈스키 표(Płachta Zygalskiego)를 58개 더 만들어야 했고, 이는 당시 폴란드 암호부 1년 예산의 15배였다.
  5. 나중에 폴란드 수학자 3인방은 폴란드 침공 발발 후 루마니아를 거쳐 프랑스로, 그 다음에는 영국으로 갔지만 암호 해독 작업 참여를 거부당했다. 루지츠키는 프랑스 여객선 침몰 사고로 1942년 사망했고, 로지츠키는 영국에 남았다가 1978년 사망했으며, 레예프스키는 폴란드로 돌아가 1980년 사망했다.
  6. GCCS로 현재는 GCHQ로 개명했다. 울트라는 에니그마 해독 프로젝트의 코드네임.
  7. 정확히는 현재 컴퓨터의 기초가 되는 기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