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견양

삼십육계
승전계(勝戰計)만천과해위위구조차도살인이일대로진화타겁성동격서
적전계(敵戰計)무중생유암도진창격안관화소리장도이대도강순수견양
공전계(攻戰計)타초경사차시환혼조호리산욕금고종포투인옥금적금왕
혼전계(混戰計)부저추신혼수탁어금선탈각관문착적원교근공가도멸괵
병전계(幷戰計)투량환주지상매괴가치부전상옥추제수상개화반객위주
패전계(敗戰計)미인계공성계반간계고육계연환계주위상


◐ 순수견양(順手牽羊) ◑ - 병법 삼십육계 (兵法 三十六計)중 제12계

▶ 작은 이익일지라도 손이 닿기만 하면 챙겨라.

원문에 보면,

"조그마한 틈이라고 생기면 놓치지 말고 이용해야 하고 보잘 것없는 이익이라고 생기면 있는 힘을 다해 손에 넣어라. 적의 조그마한 실수가 아군에게는 승리의 발판이 된다.

대군이 움직일 때는 작은 헛점과 실수가 생기게 마련이다. 이런 기회를 잘 이용하면 전쟁을 치루지 않고도 상대로부터 승리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전법은 승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적혀있다.

▶ 작은 실수를 찌른다.

'순수견양'은 손에 잡히는 대로 양을 끌고 간다는 뜻인데, 한 가지 일에만 열중하지 말고 널리 눈을 돌려 이용할 수 있는 이익을 모두 이용하라는 말이다. 아무리 작은 이익이라도 무시할 수 없다. 티끌모아 태산이 된다는 말이다.

명심할 만한 충고이지만 이 계략에는 위험이 따른다. 그것은 사소한 이익에 눈이 어두워 본래의 목적에 소홀해지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어리석음을 경계하는 말이다.

작은 허점이라도 시기적절하게 이용해야 하고, 작은 이익이라도 적극 쟁취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적의 작은 손실이 아군의 작은 승리로 탈바꿈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풍괘와 정괘의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 범수가 진소왕에게 다음과 같이 건의했다.

"대왕께서 이웃 나라를 치게 되면 한 치의 땅을 얻오고 대왕의 땅이 되며 한 자의 땅을 얻어도 대왕의 땅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유명한 '득촌즉왕지촌이요 득척역왕지척'이라는 계책이다.

손 가까이 있는 것부터 철저히 챙겨 이득을 얻으라는 것이다. 비록 작더라도 이득을 얻을 수만 있다면 소홀히 넘기지 말아야 한다. 장사의 비결 같은 말이지만 싸움에서도 필요 불가결한 자세이다.

▶ 후한(後漢)의 헌제는 역신(동탁)들의 난동 때문에 장안으로 납치되어 연금 상태에 있었다. 그는 학대에 못 이겨 몰래 탈출, 낙양으로 도망가다가 도중에 도적 기마대에게 쫓기게 되었다.

헌제는 수레를 타고 있었는데 수레와 그를 추격하는 기마대와는 속력에 차이가 있었다. 쫓기고 쫓기다가 어느덧 곧 붙잡히게 되었다. 그때 헌제를 시종하던 늙은 신하 동승이 소리를 질렀다.

"갖고 있는 패물이나 돈을 있는 대로 길바닥에 버려라!"

함께 달리던 사람들은 목숨이라도 살아야겠다는 생각에서 지니고 있던 패물이나 입고 있던 옷을 벗어 길바닥에 던지고, 황후까지 패물을 있는대로 길바닥에 버렸다.

맹렬하게 뒤쫓아 오던 도적들은 추격을 멈추고 급히 말에서 내려 서로 앞을 다투어 땅위에 흩어져 있는 보화들을 줏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이에 당황한 도적의 대장이 소리소리 지르며 이를 제지하려 했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1년 내내 목숨을 걸고 일해도 손에 넣을 수 없는 값진 물건들이 늘려 있는데 그걸 버리고 헌제를 쫓을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도적은 닥치는 대로 양(羊)을 끌어가기는 했지만 진짜로 중요한 것은 잃고 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