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다

1 일반적인 의미

1. 옷을 몸에 꿰거나 두르다.
2. 받거나 당하다.

2 Jephth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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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개요

구약성경 사사기(개신교)/판관기(공동번역 · 가톨릭)의 등장인물로, 고대 이스라엘의 민족 지도자인 판관이다. 가톨릭 성경에는 입타라고 되어 있다. 영어로는 '제프타' 정도로 발음된다.

본격적인 등장은 11장부터로, 후술될 사건으로 인하여 기독교인들에게 상당한 임팩트를 주는 인물이기도 하다.

2.2 행적

길르앗 지방 출신이자 길르앗의 아들로, 어머니가 외인인 창녀이기 때문에 그에게 아버지의 재산이 분배되는 것을 원치 않은 배다른 형들에 의해 고향에서 쫓겨났다.

불량배들을 모아 비적패의 두목으로 살던 입다는 암몬 민족과 영토 분쟁이 일어나자 길르앗의 원로들에 의해 이스라엘 군대의 장군이 되었다. 입다는 원로들의 요청을 받자 처음에 이를 못마땅하게 여겨 "아니 나더러 가문에서 나가랄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아쉬우니까 딴소리냐?"고 따졌지만, "암몬족을 치면 지도자로 받들리라 야훼께 맹세하겠다"는 원로들의 제안을 수락하게 된다.

그리하여 입다는 암몬족 임금에게 사절을 보내 어째서 영토를 침범했는지 따졌으나, 말이 안 통하자 "일전에 너희들이 우리더러 자기들 땅에 못 들어오게 해 놓고, 이제 와서 우리가 기껏 이 지역 싹 청소해 놓으니까, 지네 땅 침범한 거라며 돌려달라고 우기는 건 무슨 심보냐?" 하며 선전포고를 했다. 암몬족 임금은 이 말 또한 귓등으로도 안 들었고, 야훼의 영을 받은 입다는 암몬군의 배후를 치게 된다. 그 전에 그는 길르앗 미스바 지방에서 야훼에게 서원하는데, 내용이 심상치 않다.

"만일 하느님께서 저 암몬 군을 제 손에 부쳐주신다면, 암몬 군을 쳐부수고 돌아올 때 제 집 문에서 저를 맞으러 처음 나오는 사람을 야훼께 번제로 바쳐 올리겠습니다."

(판관기 12장 30~31절, 공동번역성서)

성경에 따르면 입다는 아로엘에서 민닛 어귀에 이르기까지 스무 성읍을 함락하고 아벨그라밈까지 진격하여 초토화시키는 대승을 거두었다. 그는 그렇게 승승장구하며 미스바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는데, 손뼉 치고 춤을 추며 나와 그를 반기는 인물은 바로 그의 딸이었다. 반전이라면 반전. 고작 집에서 나오는 것이라 해 봐야 하인 따위라 생각했겠지만 결국 자신의 딸을 울면서 야훼에게 바치는 새드 엔딩을 체험하게 되었다.

2.3 인신공양 논란

나름대로 선한 인물로 등장한 입다의 갑작스러운 인신제사 장면은 고금의 많은 종교인들과 신학자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정말로 인신공양을 바쳤는지에 대해서는 다음의 두 가지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 정말로 인신제사를 바쳤음이 분명하다.

입다 본인은 짐승이 아닌 인간을 바친다는 것을 충분히 의도했을 가능성이 있다. 31절에서 입다는 '제 집 문에서 저를 맞으러 처음 나오는 사람'를 바친다고 하였으므로, 집에서 기르는 짐승을 생각했다면 이렇게 표현했을 가능성은 적다. 게다가 정말로 짐승을 생각한 것이라면 자신의 딸이 나왔을 때 대성통곡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이에 대해 입다가 인신제사를 드리는 문화권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하기도 한다. 실제로 판관기의 배경이 되는 판관 시대의 이스라엘 민족은 인신제사를 지내는 이방 민족들과 교류하면서, 성경에서 우상숭배로 간주하는 그들의 종교에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따라서 하느님과 이방 신들을 함께 섬기는 경향을 보이게 되었는데, 판관기에서는 당시 이스라엘이 끊임없이 이방 민족들의 침공에 시달린 이유를 이러한 우상숭배에 대한 하느님의 징계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입다 본인부터가 그다지 도덕적으로 선한 인물도 아니었다. 아무튼 입다가 왜 이스라엘이 금하는 인신제사를 갑자기 서원했는지는 다소간 의문점으로 남는다.

그러나 이 주장에는 약점이 존재한다. 대략 두 가지 정도를 지적해볼 수 있다.

첫째, 흔히 '한 번 서원한 것은 어떤 방법으로도 취소할 수 없다'는 통념이 있는데, 서원이라도 율법상 취소하는 게 가능했다. 즉 고의적이지 않거나 이런 경우에서처럼 율법에 대해 무식해서(…) 율법에서 금지하거나 실제로는 마음에도 없는 엉터리 맹세를 한 경우 속죄제[1]로써 어린 양이나 염소를 바치게 되어 있었다(레위기] 5장 4~6절). 이렇게 하면 엉터리 맹세를 지키지 않은 것이 용서가 되었다. 즉, 당시 율법과 관행은 그렇게까지 빡빡하게 굴러가는 체계가 아니었고, 오히려 나름대로는 융통성이 있었다는 얘기다.

둘째, 구약의 율법에 의하면 입다는 얼마든지 자신의 딸을 대신하여 일정량의 금액을 지불하고 끝낼 수 있었다. 입다의 딸이 처녀라는 점을 들어 대략 10대 소녀라고 가정한다면, 그 금액은 10세겔이며, 만일 그 이상의 연령대라면 은 30세겔을 내면 되었다(레위기 27장 2~8절). 이런 좋은 방법이 있는데 대체 왜 입다가 구태여 제사를 드렸다고 봐야 할까?

  • 인신제사가 아니라, 딸을 성전에서 평생 처녀로 살며 봉사하게 한 것이다.

상술된 주장에 반대하는 이들은 입다가 사람을 정말로 바친다는 것을 의미한 게 아니라, 그의 딸을 야훼에게 드려서 성전에서 평생 헌신하며 봉사하는 삶을 살게 했으리라고 주장한다. 여성의 서원의 경우 그녀의 아버지가 임의로 취소시킬 수도 있을 만큼 여성 인권이 존중되지 못했던 당시 시점에서 생각하면, 한 여자의 인생길을 아버지가 정해주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또한, 위에 제시되었지만 사람을 바치기로 한 서원에 대해서는 사람 대신 돈으로 값을 정하여 바치기만 하면 되었다.

너무 당혹스럽고 충격적인 사건이라, 이런 식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고 적절하다는 주장도 많다. 물론 그의 딸이 평생 처녀로 살아야 했으며 성전 밖으로 나와 친구들을 만나고 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 삶을 살게 된다는 점에서, 이 시나리오 역시 아주 해피(?)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신제사 시나리오보다는 훨씬 다행스러운 시나리오다. 굿엔딩은 아니고 노멀 엔딩.

하지만 이 주장은 내용이 무난해지는 대신 여기저기서 성경의 내용과 충돌하는 문제가 생긴다.
즉 지나친 확대해석으로 인해 성경의 본뜻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첫째, 입다는 애초 서원할 때 명백하게 "제 집 문에서 저를 맞으러 처음 나오는 사람을 야훼께 번제로 바쳐 올리겠습니다."[2] 하고 말했다는 점이다. 아브라함 역시 아들 이사악을 바로 이 '번제'로 드리려 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아무튼 입다는 명백히 사람을 불에 완전하게 태워 제사를 드리는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를 그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구약성경에서 금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둘째, 딸과 친구들은 성전 봉사와 같은 무난한 상황이라기보다는 인신제사와 같은 충격적인 상황에 더 어울리게 반응했다. 심지어, 그때 이후부터는 이스라엘에 전통이 생겨서 매년 나흘씩 온 이스라엘 처녀들이 입다의 딸을 위해 애곡을 했다. 성전 봉사를 위해 딸을 바치는 것은 흔한 일이라는 점에서, 한 민족 전체가 이렇게까지 트라우마에 가깝게 애도하는 상황을 보면, 오히려 정말로 인신제사를 드렸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는 것.

그리고 인신제사가 율법에 맞지 않는다면 애초에 입다의 서원 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철회되었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비율법적인 서원이 버젓이 통과되었다는 것 자체가 당시의 상황이 인신제사도 거리낌없이 허용할 정도로 초율법적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유대교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타 문화와의 교류가 많이 일어났는데, 이 과정에서 일시적으로나마 인신공양 풍습이 유대교에 전래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또 사사기의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당시의 시대 자체가 상당히 막장스러워서 윤리나 도덕관 등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혼란한 시기였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성경에 등장하는 구약 유대교 선지자들이 종교개혁을 외치게 된 배경도 이런저런 이유로 유대인들에게 타문화의 유입이 상당한 수준으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2.4 에브라임 부족과의 내전

이스라엘 12 부족 중 가장 강성한 부족은 요셉의 둘째아들 에브라임의 후손을 자처하는 에브라임 부족으로, 이들은 조상 요셉야곱에게서 장자권을 받은 것을 근거로 다른 부족들을 억압하는 패권적인 모습을 자주 보였다. 선대의 판관 기드온 때에도 에브라임 부족이 자신들의 허가 없이 기드온이 미디안족과의 전쟁을 한 것을 문제삼아 기드온을 치러 왔다가 기드온이 "전쟁은 제가 시작했지만 미디안의 두 추장을 사로잡은 것은 에브라임 부족 아니십니까? 그러니 어르신들의 공이 제 공보다 큽니다." 하고 숙여서 내전 없이 물러간 적이 있었는데, 이때 에브라임 부족은 입다에게도 자신들의 허가 없이 암몬과 싸운 것에 대해 협박하며 입다를 무릎꿇리려 들었다.

그러나 좋은 집안 출신 귀공자였던 기드온과 달리 위에 나온 것처럼 원래 도적 두목이었고, 게다가 자기 입방정 때문에 귀한 딸을 산제물로 바쳐 속이 뒤집힐 대로 뒤집혀 있었던 입다에게는 협박이 통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내전 발발.

입다는 길르앗 전군을 이끌고 에브라임과 싸워 에브라임을 격파하였다. 길르앗 사람들은 에브라임 사람들에게 조롱을 받는 처지였다. 에브라임에서 도망친 길르앗 놈들, 에브라임과 므나쎄 사람들 속을 떠도는 놈들이라는 말을 들어왔던 것이다.

(판관기 12장 4절, 공동번역성서)

자신들의 세력만 믿고 입만 살아있던 에브라임 부족은 방금까지 실전을 치루고 온 길르앗 부족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고, 대패한 에브라임 부족들은 요르단 강을 건너 후퇴하기 위해 나루터로 모였으나 나루터는 이미 길르앗 부족 병력이 점령하고 있었고, 길르앗 병사들은 에브라임 부족을 가려내기 위해 시험을 한다. 에브라임 부족은 [ʃ] 발음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고 [s]로 발음하는 것을 이용한 것.[3]

길르앗 군은 에브라임 지역의 요르단 강 나루를 차지하고 에브라임 사람이 도망치다가 건네달라고 하면, 에브라임 사람이냐고 묻고 아니라고 하면 쉽볼렛이라고 말해 보라고 하고 그대로 발음하지 못하고 십볼렛이라고 하면 잡아서 그 요르단 강 나루턱에서 죽였다. 이렇게 하여 그 때 죽은 에브라임 사람의 수는 사만 이천이나 되었다.

(판관기 12장 5~6절, 공동번역성서)

2.5 기타

킹 제임스 성경에는 입다의 딸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다른 판본에는 없는 "And, behold!" 라는 표현이 있다. 상당히 탄식하는 듯한 느낌의 구절.

세인트☆영멘에서는 65화의 나들이 때 이 입다 이야기를 패러디한다. 비둘기 모습으로 내려온 그분이 '번제의 서원은 결코 돌이킬수 없다. 내 배는 바비큐만을 위함이니 이제와서 바비큐 아닌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하신다......
  1. 이스라엘 율법에 명시된 제사 중 하나. 비고의적인 죄에 대한 제사를 의미한다. 제물의 모든 기름을 불사르고, 가죽 등 부산물은 도시 밖으로 나가서 따로 불사른다.
  2. 이스라엘 율법에 명시된 제사 중 하나. 특별한 절기 때 행하며, 제물을 백 퍼센트 완벽하게 불로 태운다. 헌신, 감사 등을 표할 때에도 드리며, 입다의 경우 감사에 대한 번제라 볼 수 있다. 번제 제물이 타는 연기는 성경에서 곧잘 '향기로운 냄새'라고 표현되는데, 판관기의 이 장면에서는 그런 표현은 커녕 일체의 제사 묘사도 없이 얼렁뚱땅 넘어갔다는 점이 특이하다.
  3. 관동대지진 때 일본인들이 조선인을 가려내 살해한 수법과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