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글링러커

(저럴에서 넘어옴)

1 개요

스타크래프트 저그 종족의 저글링 + 러커 체제를 이르는 말로 약칭 '저럴'로 통한다. 레어 단계 저그의 기본 유닛조합이라 할 수 있으나 전통적인 의미의 저글링러커 조합은 후대로 올수록 보기 힘들어졌다.[1]

공허의 유산에 러커가 가시지옥이란 이름으로 돌아오면서 스타 2에서도 쓸 수 있게 되었지만, 저글링보다는 바퀴와 조합하는 쪽을 더 많이 쓴다.

2 대 테란전

이 조합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던 건 역시 테란전. 기본적으로 테란의 저그전 주력 유닛은 마린이고, 러커는 마린에 극상성을 띠는 유닛으로써 당연히 병력에 포함되며 가스괴물인 러커를 모으면서 남는 미네랄로 저글링을 펌핑하면 간단히 체제가 완성된다.

2.1 초중반

앞마당 먹고 2가스를 돌리기 시작하면서 가스는 러커에, 남는 미네랄은 저글링에 투자하기 시작하면 간단히 체제가 만들어진다. 뮤탈리스크 견제를 거치고 오든, 스파이어 늦추고 바로 히드라덴 올리든 결국은 이리 오게 된다. (마레기 시대 이래 거의 쓰이지 않는) 후자의 경우 체제 갖춰지기 직전쯤에 3가스째 멀티 시도하면서 2~3러커를 입구쪽에 버로우시켜서 마린특공대의 침입을 방어한다. 전자는 뮤탈이 사정없이 깔짝대기 때문에 방어하느라 바쁜 테란이 테러할 염려가 없으니 논외. 혹시 충분한 견제를 하지 못하고 특공대의 진출을 허용해서 뮤탈이 방어하러 가야하는 상황이 되면 이미 경기 많이 말린 거다.

최소한의 병력이 갖춰지고 나면 테란의 압박병력(있을 경우)을 밀어내면서 센터쪽으로 나오게 되며 이 때 테란 주병력 쌈싸먹기를 한 번쯤 시도해볼 수 있다. 덮치든 않든 이 다음 후반으로 이어지기 위한 선택지는 3가지.

  1. 4해처리 한방으로 앞마당을 뚫어버린다.
2. 해처리 늘려가면서 중앙에서 힘싸움을 계속한다.
3. 수비하면서 3가스 안정화 및 그에서 나오는 디파일러를 기다린다.

1은 과거 홍진호박성준을 상징하던 전략으로 앞마당 입구 방어에는 부적합한 바이오닉의 특성을 노린 것이다. 탱크 한 두기 나올락말락할 때쯤이 몰아쳐볼 적정기. 쌈싸먹기에 성공해서 병력이 우위에 있음을 확신할 때에는 거의 무조건 시도하며 어지간한 발컨을 하지 않는 이상 성공률은 100%에 가깝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컨트롤과 타이밍 여하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2번은 고대의 정석 체제로 단순히 저럴에 업그레이드 해가면서 물량 내지 회전력으로 테란 병력과 싸우는 것이다. 그러나 테란이 마린메딕만 쓰는 게 아닌 이상 철저하게 마린을 상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이 조합은 태생적으로 끝가지 가기 힘든 게 사실. 테란이 앞마당 이후 2팩토리 다수 탱크 체제를 정석화한 시점에 이미 트렌드에서 밀려난 운영이었음에도 컨트롤 좋은 일부 저그들에 의해 2005년경까지는 살아남아있었다. 물론 여기에 집착하던 박성준이 05시즌 말 끝내 테막화한 건 공공연한 비밀.

마조작 시대 이래로는 거의 무조건 3번으로 이어진다. 러커는 테란 앞마당쪽에 진출 방해용으로 몇 기, 3가스째 멀티 입구에 특공대 방어용으로 두세 기 배치하는 식으로 최소한의 수비를 갖추면서 저럴을 모으고, 3탱크+1베슬 갖춘 테란이 진출하면 무리해서 싸우기보다는 멀티가 압박받지 않을 정도로 도망다니는 움직임을 취한다. 물론 도중에 테란 병력의 대형이 흐트러진 걸 발견하고 덮쳐서 전멸시켜버리는 수도 있기야 하다. 아무튼 이 3번 전략이 99%가 되면서 실제 순수 저글링+러커 조합이 '센터에서 싸우러 돌아다니는' 시간은 극히 짧아졌다.

2.2 중후반 - 저럴+디파일러

일명 저럴디파. 디파일러가 합류하면 극강의 컨트롤 없이도 힘싸움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된다. 이론만 들으면 가히 아름다운 수준인데, 스웜은 버로우한 러커를 100% 보호하기 때문에 다수 탱크의 압박이 줄어들며, 오히려 시즈모드 탱크 다수 위에 스웜을 뿌리는 데 성공하면 설령 마린을 다 살려서 뺀다 하더라도 거기서 발생하는 테란의 손해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양박 시기를 거쳐 마조작에 의해 디파일러 운용이 완성된 무렵 이후로 2팩토리류가 잘 보이지 않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 일반적인 경우 이 조합이 상대하게 될 상대의 체제는 노탱크 다수 베슬의 SK테란. 늦어도 이 시점부터는 정면으로 부딪히는 것을 원하는 쪽은 저그가 되며 테란은 센터를 돌면서 치고 빠지는 교전 컨트롤과 베슬의 이레디에이트를 통해 저그의 가스를 갉아먹는 식의 운영을 하게 된다. 다만 잘 생각해보면 이거 일방적으로 저럴디파 쪽이 불리하다. 이론상 2가스만 먹으면서 2스타포트 돌리는 테란이 베슬의 마나를 남기지 않고 쓴다면 4가스 기반으로 디파일러를 뽑아도 오히려 디파일러 숫자가 줄어들게 된다. 완전히 꼴아박지만 않는다면 바이오닉은 그 회전력으로 저그의 병력을 센터쪽에서 잘 흘리면서 싸울 정도의 수준을 쉽게 유지할 수 있다. 철저하게 스커지베슬을 끊어주지 않는 이상은, 어떻게든 덮쳐서 승부를 내지 못하면 점점 불리해지는 건 저그 쪽이다.

...이렇게 보면 영 아닌 전술같은데, 애초에 마조작이 정립한 테란전 운영에서 저럴 및 저럴디파는 목동체제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일 뿐이다. 그 전에 이기면 그냥 좋은 거고. 바이오닉과의 힘싸움에서 밀리지만 않으면 성공이다. 물론 4가스 안정화가 제 때에 된다는 가정 하에서. 이후 운영은 목동저그 문서 참고.

2.3 메카닉 테란 상대시에는?

우선, 이론적인 부분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순수한 저럴 vs 메카닉 구도가 나올 수 있는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미 사장된 초반 메카닉의 경우 노 앞마당 투팩토리냐 더블 원팩토리냐에 상관없이 저그는 뮤링 찌르기라는 훌륭한 봉인책이 있다. 중반의 경우 대개 저럴디파로는 SK테란을 상대하고 벌처가 나올 타이밍이면 4가스 최적화를 하지 저럴을 뽑아서 러시를 가지는 않는다. 어느정도 메카닉 구색이 갖춰진 후반이면 저그는 가스를 다 울트라에 쓴다. 그나마 보조로 러커 몇 마리를 섞을 수는 있겠지만 핵심은 울트라와 저글링이다. 따라서 중반에 저럴과 메카닉이 힘싸움을 하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고 무방하다.

억지로 경우를 만들어 생각한다면 저럴은 대 메카닉 전술로 상당히 좋지 못한 선택이다. 메카닉은 뮤탈이 보이지 않으면 골리앗에 가스 쓸 필요없이 벌처를 뽑는다. 벌처가 저글링 도살기라는 것은 둘째 치고 마인밭을 구축하면 저그는 답이 없다. 마인을 제거할 방법이 없으니 저글링이 아무리 많더라도 마인에 갈려가나가고 그나마 탱크에 붙는 저글링도 벌처로 정리된다. 러커는 저글링과 같이 마인에 산화하거나 탱크가 처리할 것이고.

저럴의 한계는 저그의 다양한 체제에서 저글링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서 찾을 수 있다. 대 바이오닉의 경우 러커가 딜러고 저글링이 탱커 겸 보조 딜러다. 러커가 다수 바이오닉 병력을 정리하는데는 탁월하지만 회전력이 좋은 유닛은 아니고 물몸이므로 탱커의 역할을 할 수는 없다. 바이오닉이 저럴을 상대할 때 버러우를 하면 병력을 빼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때는 저글링이 시간을 번다는 제 역할을 한 것이다. 그렇다고 억지로 먼저 러커를 강제로 공격하는 것도 아닌게 저글링 또한 걸출한 딜러로써 충분히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 메카닉에서 목동저그의 경우 바이오닉에서 저글링의 역할은 울트라리스크에게 넘어간다. 울트라는 그 자체로도 딜이 우수하기는 하나 핵심은 탱킹이다. 히드라는 섞지 않고 뮤탈은 베슬 정리 그 이상으로 쓰이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마인을 제거할 방법이 닥돌 외에는 없는데 울트라가 그 역할을 하는 것이다. 물론 저글링이 그것을 대신할 수는 있지만 울트라가 마인과 탱크의 딜을 받는게 이상적인 구도를 두고 그럴 필요는 없다.

3 대 토스전

저그의 토스전은 최적화가 강제되는 테란전과 달리 자유로운 면이 있다보니 체제 분류하기가 애매하다. 그러니까 저럴이 자주 나온다고 생각하면 자주 나오고, 안 나온다고 생각하면 안 나오는 느낌.

3.1 초중반

초중반 기준으로는 이론상 무적의 조합인데 단순히 유닛 상성으로만 따져봐도 답이 나온다.

저글링=질럿, 러커>질럿, 저글링>>드라군, 러커≤드라군

공중군 체제 등 극히 일부의 예외를 제외하면 어찌됐든 질드라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토스 입장에서는 답정너가 따로 없다. 2게이트 하드코어 질럿이 아닌 이상 저그가 반드시 주도권을 잡게 되고 이 조합이 토스 입구쪽에 먼저 와서 자리를 잡는 게 그 유명한 연탄 조이기. 토스는 하이템플러 일정 수 및 옵저버가 모두 갖춰질 때까지 앞마당 안쪽에서만 놀아야 한다. 그 전에는 어떻게 싸워도 불리하니까. 어쨌든 저그는 이래놓고 나서 느긋하게 멀티 추가하고 템플러 저격용으로 뮤탈리스크를 모을 수도 있고, 그냥 빠르게 하이브를 갈 수도 있다. 이렇다보니 템플러가 나와도 상황이 토스에게 유리해지지는 않는다. 연탄밭을 뚫는 방법은 드라군이 러커 툭툭 치면서, 달려오는 저글링 막으러 질럿이 뒤에서 튀어나오고, 그러면서 스톰 대박 터져주고... 허허, 말로 하기도 어렵네요.[2]

이와는 다른 초반 올인 저럴 한방도 있는데 이는 저그가 불리한 맵에서 비교적 자주 나왔다. 올인성이기에 체제 변환이나 후반 도모가 어려우며 한방에 모든 것을 걸어야한다. 이것이 통하면 승리, 실패하면 GG인 전략. 물론 토스전에만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테란전에도 쓸 수 있다. 테란전에 쓰인 대표적인 경기는 인크루트 스타리그 8강 플라즈마에서 벌어진 김준영 vs 이영호. 이 경기에서 김준영은 이영호의 초반 전략에 큰 손해를 본 상황에서 올인 저럴 한방으로 단번에 역전승을 거두었다. 팔진도에서 저그가 토스 상대로 이 전략으로 많은 승리를 거둔 바 있으며 사상 최강의 토스맵 중원에서 저그가 프로토스 상대로 거둔 유일한 승리의 전략이 바로 이 올인 저럴 한방이었다. 참고로 그 1승을 따낸 저그는 바로 라그나로크에서도 테란 상대로 유일한 승리를 거둔 황신.

3.2 중후반

목동으로 이행하는 것을 선호하는 저그가 많기는 하지만 철저하게 목동으로 이어지기 위한 가교인 테란전과 달리 끝까지 저럴 소모전으로 끌고가는 것도 가능은 하다. 이는 양 종족이 주력인 마린과 질드라가 저글링을 얼마나 잘 녹이냐의 차이 때문. 스톰이 있다지만 충분한 가스를 확보하지 못한 프로토스의 스톰으로는 그저 썩어넘치는 미네랄을 저글링으로 환원할 뿐인 저그의 저글링 회전력을 감당하기 힘들다.

3.3 몰락

코세어의 맹활약과 함께 토스가 저그를 상대하는 패러다임이 바뀌었으며 결국 커세어로 인한 대공(=히드라리스크) 강제 속에 저럴축 운영 자체는 많이 쇠퇴했다. 물론 저글링과 러커가 같이 싸우러 다니는 장면은 많이 볼 수 있지만 잠깐의 타이밍을 벌기 위함이지 이후 바로 땡히드라에서 개드라로 넘어가기 때문에 별 의미없다.

4 동족전

간단히 말하면 안 쓰인다. 저저전은 저글링, 뮤탈, 스커지만 쓸 수밖에 없도록 되어있기 때문. 간혹 이 레어단계에서 승부가 안 나서 하이브로 넘어가더라도 히드라러커를 쓰면 썼지 저럴은 안 쓰인다. 하이브 저저전이 거의 없으니까 실감하기 어렵지만, 러커는 3종족 통틀어 저글링 학살에 가장 능한 유닛이다!
  1. 순수 저글링러커의 원류는 고대적 테란의 원베이스 타이밍 러쉬를 성큰을 동반해 막는 패스트 러커 정도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2. 엄재경 해설의 해당 발언은 EVER 스타리그 2004 3·4위전 박정석 vs 홍진호 5경기에서 나왔는데, 맵이 토스가 저그에게 죽어나는 머큐리인데다 홍진호가 박정석의 앞마당 앞 다리에 러커와 뮤탈 다수로 포위해놓고 있던 상황이어서 이를 뚫지 못하면 토스가 암울하게 GG치고 끝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박정석은 특유의 스톰 컨트롤로 이를 돌파하고 승리를 거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