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적국의 재산
敵産. 한국에서 적산이라고 하면 해방 후 일인들이 남기고 떠난 재산을 뜻한다. 대표적으로 적산가옥.
미군정 및 대한민국 정부는 적산을 적당히 민간에 불하하였는데, 의외로 한국 재벌 중에 적산 불하로 기회를 잡아 크게 성장한 곳들이 많다. 지금도 건재한 것들을 꼽아보자면-
- 선경직물을 불하받은 조선인 직원 최종건은 이 회사를 모태로 선경그룹을 만들었다.
여긴 뭐 불하 전문 재벌이니까... - 대한통운은 조선미곡창고(조선미창)가 동아그룹에 불하된 것이다.
- 미쓰코시백화점 경성점은 이병철이 불하받아 삼성그룹에 편입되었다.
- 조선저축은행은 식산은행 지점 몇 군데를 붙여 삼호방직에 불하되었다.
2 견적의 다른 말
일반적으로 주어진 조건과 설계도서로부터 공사비를 산출하는 일을 적산 또는 견적이라고 한다. 공사를 하기 전에 대략적인 가격이 정해져야, 발주자는 발주를 낼 수 있고 수급자는 이에 응할 수 있다. 발주자, 수급자 모두 나름대로 적산을 해서 둘의 가격이 맞으면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다.
2.1 발주자업무용 적산(기계설비)
공공기관의 기계직 담당자 A가 있다고 하자. 기계실 보일러가 고장나 교체해야 할 경우, 이는 대략 천만원이 넘는 공사이기 때문에 입찰을 내야 한다. '국가를 상대로 하는 계약' 규정에 의해 기준가격을 설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수급자들이 응찰하게 된다. 너무 높은 가격을 설정하면 기관에 손해가 될 수 있고, 너무 낮은 가격을 설정하면 아무도 응찰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A는 품셈과 물가정보지를 활용해서 실제 공사에 필요한 비용에 근접하게 적산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