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잘 싸웠다

파일:Losebutgoodgame.jpg

1 개요

마지막에 패배하긴 했지만, 그 과정 만으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였거나 훌륭한 경기를 보여주었을 경우에 위로할 때 쓰이는 말. 주로 한국의 국가대항팀이 분전끝에 패배했을때 뉴스나 신문등의 언론에서 자주 쓰이는 인용구이기도 하다. 동등 이상의 전력차를 지닌 상대와의 대결에서 아쉽게 패배한 경우에 가장 들어맞는 관용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졸전을 비하하는 의미로도 많이 사용된다.

비슷한 표현으로 승놀모보(부를 떠나 라운 습을 여줬다), 졌지만 희망을 보았다 등이 있다.

2 상세

주로 언론 등에서 축구야구같은 인기 구기 종목이나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스포츠에서 경기를 앞두고 설레발을 떨다가 패배했을 때 나오는 정신승리. 기대치가 높았던만큼 패배가 불러오는 큰 상실감을 상쇄하기 위해 위로책으로 내놓는 문구이다. 월드컵이나 올림픽같은 메이저 국제대회에서는 한번쯤은 꼭 등장하는 단골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축구에서는 1994 FIFA 월드컵 미국대회에서 조별예선 마지막 독일과 가진 경기에서 0대 3으로 뒤지다가 후반전 황선홍홍명보의 골로 2대 3까지 추격하고 경기 내용으로 압도하기까지 했으나 아쉽게 패배한 경우나 2010 FIFA 월드컵 남아공 16강전에서 0대 1로 뒤지고 있던 경기를 이청용의 동점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고 우루과이가 한국 문전에도 못 올라오게까지 했지만 경기 종료 얼마를 앞두고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결승골을 얻어맞고 1대 2로 패한 경기가 꼽히고 야구의 경우는 2009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결승전 일본전에서의 아쉬운 석패가 있다.

사실 아무리 잘 싸웠다고 해도 승부에서 패배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렇다고 마냥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좋지 않다. 상대방과의 객관적인 전력차가 일정 수준 이상 벌어졌음에도 1점차내외의 패배나 수준높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엄청나게 선전했다는 증명이 되기 때문이다. 예로 들은 위의 축구 경기들은 독일과 우루과이 모두 한국보다 FIFA랭킹이 월등히 앞선, 즉 객관적인 전력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분전하고 어느정도 대등하게, 심지어 압도하는 국면도 있을 정도로 싸운 것 만으로도 기대 이상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졌어도 상대방을 압도하는 경기력을 펼치다가 패배한 경우에는 이 말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편이다.

여기까지라면 마지막에 패배한 주인공 처럼 감동적으로 끝낼 수 있겠으나...

문제는 언론들이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었던 주요 경기에서 패배할 때마다 남용한다는 것이다. 졌지만 잘 싸웠다 인 만큼 자신보다 더 강한 상대에게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주었으나 아쉽게 패배했을때나 쓸 수 있는 굉장히 제한적인 말이지만, 현실적으로 당연했던 패배나 심지어 별로 잘하지도 못한 경기에서도 남용하다보니 말 자체를 정신승리 취급하는 경향도 많다. 심지어 극단적인 경우에는 잘 졌다 라는 식으로 깍아내리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남용되다보니 실제로 잘싸웠으나 패배한 경기에서 사용할 때도 그저 그런 의미를 가질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이런 왜곡의 중심에는 언론의 미숙함에 큰 책임이 없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반대말로 영어에서는 Sore Loser라는 말이 있다. 쉽게 말해 패배에 승복하기보다 여러가지 변명이나 구실등을 패인으로 내세우는 패배자를 지칭하는 말이다. 한국식 표현으로는 '찌질한 패배자'.

인터넷 상에서는 졌잘싸로 줄여서 부르기도 한다.
예) 시즌 ~호 졌잘싸

파생어로 잘 졌지만 싸웠다, 싸웠지만 잘 졌다가 있으며 이런식으로 사용되는 경우에는 거의 예외없이 깎아내리고 비아냥거리는 용도로 쓰인다.

3 사례

3.1 마지막에 졌지만 '진짜' 잘 싸운 경기

마지막에 패배하긴 했으나, 강팀 상대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거나, 이전보다 확실하게 나아진 모습을 보인 경우.

  • 1986년 멕시코 월드컵 : 비록 1무 2패 조 4위를 했지만 당시에 강호였던 아르헨티나에게 선전을 하며 박창선이 대한민국대표팀 최초로 월드컵 첫 골을 넣었다. 그리고 불가리아 전에서 선전을 하며 1:1로 비겨 최초로 승점을 챙겼고, 전대회 우승팀이던 이탈리아에게 졌지만 2골이나 넣어 외신들을 깜짝놀라게 했다. 여담으로 1986년 월드컵 베스트 골 20(BBC 선정)를 보면 13위와 10위에 각각 박창선의 아르헨티나 전 골과 최순호의 이탈리아전 골이있다. 그만큼 죽음의 조에서 상당히 선전을 했다는 것.
  • 1994년 미국 월드컵 : 비록 염원이던 16강전 진출에는 실패하였지만,[1] 1차전에서 0-2로 앞서던 스페인을 상대로 2-2 동점을 만들고, 3차전 전통의 강호이자 직전 대회 우승국인 독일을 상대로 0-3에서 2-3까지 추격 하는 등 1990년대 한국축구의 발전을 증명한 경기였다. 감이 안와서 더 설명한다면, 1차전에 만난 스페인은 지난 대회였던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만나 우리나라를 1-3으로 털었던 팀이었고, 3차전 상대인 독일은 전 대회에서 우승을 한 디펜딩 챔피언이었다. 더군다나 두 팀 모두 유럽 내에서도 좋은 실력을 보여준 팀이었고 선수층도 두꺼울뿐만 아니라 리그의 수준도 우리나라보다도 더 높아서 우리로서도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예상이 지배적인 것은 당연했다. 그래서 이와 같은 투혼이 더 놀라울 수 밖에 없었다.
  • 2002년 프랑스와의 친선경기 : 1년 전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거의 2군 전력의 프랑스에게 5:0으로 대패했지만, 이 경기에서 1군 전력의 프랑스를 상대로 동점골과 역전골을 넣었다. 후반에 2골 연속 내주며 패배했지만 월드컵 본선에서의 가능성과 희망을 확인했고 그리고 4강신화를 일궈냈다.
  • 2002년 한일 월드컵 준결승전 : 독일에게 0:1로 지긴 했지만 결코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줬고, 한국 월드컵 첫 4강 신화를 마무리한 경기로 선수들 또한 최선을 다해 뛰었다. 토너먼트의 무리한 경기로 체력을 비축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던 경기. 체력만 충분했다면 독일을 누를 수 있었다는 관측도 있었다.
  • 2015년 AFC 아시안컵/대한민국 결승전 : 종료직전에 터진 손흥민의 동점골로 패배 직전의 경기를 연장시켰지만.. 아쉽게 역전골을 내줘 준우승에 그쳤다. 그래도 브라질 월드컵때 보인 부진과 최악의 모습을 고작 반년만에 말끔히 씻어버린 경기여서 정말로 잘싸운 경기로 평가 받고 있다.[3]
  •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알파고 vs. 이세돌 九段 : 5판 3선승제에 알파고가 먼저 3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그동안의 승부를 분석한 결과 4국에서 이세돌이 드디어 1승을 거두었다. 그래서, 전반적인 여론은 진짜 "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반응이 많았다.
  • 2016 FIBA U17 남자 농구대회 - 대한민국 대 미국 전 : 대회 우승후보 미국을 상대로 분전했으나 81-133 스코어로 패배했다. 다른 나라들은 겨우 50점대 득점에 그치고 있던 상황이라 스코어가 점점 벌어지는 와중에도 박수갈채를 받았으며, 많은 선수들이 과감하게 공격을 시도하면서 고르게 득점에 성공했다.
  • 리그 오브 레전드 2016 시즌 월드 챔피언십 - Albus NoX Luna : 전통의 롤드컵 최약체 포지션인 와일드카드 팀 출신이였고 별다른 기대를 받지 않았지만, 막상 롤드컵이 시작되자 16강에서 ROX Tigers와 1,2위 결정전까지 가는 혈전 끝에 2위를 달성하면서 롤드컵에서 와일드카드 팀 최초로 8강 진출에 성공하는 대업을 달성했다. 그 후 8강에서는 H2k Gaming에게 3:0으로 패배했지만 3세트에서 나름대로 저력을 보여주면서 롤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3.2 스포츠가 아닌 경우

전쟁에서 이런 말을 쓸 경우 패배가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 싸워서 결국 패배할 지라도 다른 이들은 승리할 가능성을 남겨둘 수 있었던 경우라거나, 아니면 하도 시달려서 졌지만 잘싸웠다고 상대했던 적군이 말해주는 경우도 있다.

  • 황산벌 전투 : 국내 레전드. 결국 백제의 멸망을 막을 수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고두고 회자되는 전투다.
  • 겨울전쟁 : 말이 필요없다. 오죽하면 이 전쟁의 승자를 핀란드라고 알고 있는 사람도 있을 정도. 하지만 승자는 엄연히 소련이였다. 그러나 핀란드를 굴복시키는 데에 소련군은 너무 많은 전력을 소비하였고, 이는 소련이 두고두고 국제적 망신거리가 된 원인이 되었다.

4 관련 문서

  1. 2차전인 볼리비아 전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무득점 무승부한 게 두고두고 아쉬울 따름.
  2. 어느 정도였냐면, 후반 중반 당시 점유율에서 우리나라가 압도적(80:20, 70:30 이라는 말들이 나돌았음)이었고 경기 이후에도 우루과이의 오스카 타바레스 감독이 가장 힘들었던 경기라고 밝힐 정도로 당시 경기 상황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보여주었다. 단지 루이스 수아레스가 너무나도 잘했기 때문이다.
  3. 다소 이해가 안되겠지만 그동안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대표팀의 모습을 본다면 이날 경기는 두고두고 회자 될 경기라 할 수 있다. 그전까지 대표팀은 아시안컵때에서 이란과 무려 5연속 토너먼트 맞대결(1996, 2000, 2004, 2007, 2011)을 펼쳤고 이로인한 체력저하와 집중력 부족이 한계를 드러내면서 우승 문턱의 분수령인 결승전에 조차 진출하지 못한채 고개를 숙여야 했다. 그래서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우승한 1960년 이후 반세기 동안 한에 맺힌채로 나타났고 결승전을 마지막으로 밟아본 1988년 이후에는 27년간 밟지 못하였으니 이번 결승전의 의미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 여실히 보여주게 만들었다. 다만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아쉬울 따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