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염기

(포구 제퇴기에서 넘어옴)

1 개요

width=100%
width=100%width=100%

消焰器, Flash Hider / Muzzle Brake. 총기류의 총구에 달린 기구.

총열에서 빠져나오는 가스를 넓게 퍼뜨려 재빨리 완전연소하게 만드는 기구다. 불완전연소시에는 불꽃이 더 잘 보이므로, 완전연소하면 연기나 큰 화염이 줄어든다. 하는 김에 앞으로만 뿜어나오는 가스를 옆이나 심지어는 '뒤'로 뿜도록 해서 총기의 반동을 줄일 수도 있다.[1] 가령 바렛의 소염기는 가스를 측후방으로 뿜는다.

외국에서는 Flash Hider과 Muzzle Brake가 조금 다른 개념으로 쓰인다. Muzzle Brake는 주로 위나 후방 등으로 가스를 배출하게 만들어 반동 감소를 주 목적으로 만든 소염기를 일컫는다. Flash Hider은 총구 화염을 줄여주는 역할로, 일반적인 소염기 형태를 말하는 것이다. 예시 사진 중 왼쪽 아래가 AK-74의 머즐브레이크이다. 소염 효과가 거의 없다시피하고 오히려 화염이 심해진다는 말까지 있지만, 총구 들림 현상의 억제 능력은 매우 높다. 전방으로만 향하게 될 가스를 재빨리 옆으로 흩어서 반동을 줄일 수 있고, 또 반동억제를 위해 가스 구멍을 따로 만들면 화염도 줄어든다. 따라서 매우 극단적인 성격의 제품이 아닌 다음에야 두 역할을 혼용해서 만든다.

총의 끝이므로 가장 눈에 잘 띈다. 따라서 칼라파트가 가장 많이 적용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여담으로 K2 소총의 경우 소염기이면서 구멍방향덕에 보정기 역할도 한다.

2 소염기

총기의 소염기가 가진 주된 용도는 총알의 탄도를 유지하고 사수의 부담을 줄여주면서 명중률을 높임에 있다.

총기의 소리를 줄이는 소음기도 소염기 역할을 하며, 그래서 '소음소염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소음기는 가스 분출 자체를 막아서 총구화염을 줄여준다. 소음기 끝 부분에 소염기처럼 가스 배출 구멍이 있는 경우도 있다.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소총이 머스킷에서 볼트액션으로 넘어간 뒤에도 한동안 등장하지 않다가, 20세기 초중반 쯤이 되어서야 개발되었다.

소염기에 관한 가장 유명한 일화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톰슨 기관단총에 얽힌 사건일 것이다. 밀주업자 루커스 오도널을 암살하려던 프랭크 매클레인은 톰슨을 가지고 가까운 거리에서 70여발의 총알을 퍼부었지만 한 발도 맞추지 못했다. 뭐, 벽에 빼곡히 박힌 총알 자국을 보고 기가 질린 오도널은 밀주업에서 손을 뗐으니 어찌됐건 목표는 이룬 셈이지만. .45ACP탄의 강한 반동에 총이 멋대로 흔들려서 총알이 겨눈 대로 날아가질 않았던 것이다. 맞힐 수가 없다! 그래서 소염기를 달아보니 반동도 훨씬 줄고 사수에게 부담도 덜 가게 된 것. 엄밀히 따지면 컴펜세이터의 중요성이지만, 결국 이도 소염기의 변형이다. 그래서 베트남 전쟁이후의 돌격소총들은 반드시 소염기를 달고 있다.

아마 소염기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AKM의 소염기일 것이다. 단순히 총구 끝에 경사 모양으로 패여있는 형태로, 발사 가스와 총구 화염을 총구 위쪽으로 분출시킨다. 덕분에 AKM은 원본인 AK-47보다 무게가 0.4kg이나 줄었는데도 반동까지 같이 줄어드는 마법같은 사례가 되었다.

3 포구 제퇴기

대포 포신끝에 소염기가 달리기도 한다. 형태와 기능은 동일하지만 정식 명칭이 포구제퇴기로 다르다. 이름이 알 수 있듯이 주로 반동 억제를 위해 부착하는 경우가 많다.

대포 중 포구제퇴기를 장착하는 경우는 의외로 많지 않다. 그 이유는 반동 억제를 위해 포구에서 나오는 발사가스를 상하좌우로 분산해서 뿌리는데, 대포는 소총과 달리 발사가스의 양이 많아서 상하좌우로 뿌려진 발사가스가 지면이나 근처의 먼지를 엄청나게 날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덕분에 포구제퇴기를 단 대포를 가지고 직사를 하거나 부각을 잡고 하방사격을 하게 되면 1-2발 사격한 후에는 포구에서 나오는 매연 + 엄청난 먼지구름으로 인해 자신의 시야가 가려지는 부작용이 일어난다. 해당 현상은 일단 발생하면 바람이 거세게 불거나 비가 매섭게 오지 않는 이상 쉽게 가라앉지 않으므로 따로 관측병을 파견하거나, 진지변환을 하는 사태를 만들게 된다.

그래서 보통 포구제퇴기는 강력한 반동을 포미에 있는 제퇴기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여야 사용하게 된다. 전차포나 대전차포의 경우 무거운 포탄을 고속으로 발사해야 하므로 제2차 세계대전중에는 포구제퇴기를 장착했다. 대표적으로 IS-2티거. 전후의 2세대 전차부터는 전차포는 배연기의 발달 등으로 인해 다시 포구제퇴기를 제거했다. 또한 APFSDS의 도입으로 인해 현대전에서 전차포의 포구제퇴기를 볼 수 없게 되었다.[2] 반대로 곡사포격으로 포격을 지원하는 자주포는 오히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포구제퇴기를 장착하지 않았으나, 1980년대 이후 사거리 증강을 위해 장포신을 도입하고 장약이 늘어나는 등의 개량을 받자 포구제퇴기를 도입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만화같은 곳에서 탱크를 묘사할 때 포신 끝이 T자 형태인 것으로 묘사할 때가 있는데 그게 바로 포구제퇴기다. M48 패튼이나 61식 전차 등에서 볼 수 있다. 기종에 따라서는 이 모양이 고증오류가 될 수 있다.
  1. 디자인에 따라 최대 50%까지 반동이 줄어들수 있다고 한다. 소염기의 탈착 비교영상.
  2. 날개안정분리철갑탄의 특성상 포구제퇴기가 날탄의 이탈피 분리를 방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