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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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일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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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03년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 자리와 월드 시리즈 진출권을 놓고 뉴욕 양키스보스턴 레드삭스간에 치러진 챔피언십 시리즈. 7차전까지 가는 대혈투 속에 10회말 애런 분의 끝내기 홈런으로 양키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한다.

2 양 팀 상황

1999 ALCS 이후 무려 4년 만의 리턴매치[1]였다. 늘 그래왔듯이 이 해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는 두 팀의 놀이터였다. 데릭 지터, 로저 클레멘스, 호르헤 포사다, 마리아노 리베라와 같은 기존의 전력에다가 일본산 괴물까지 탑재한 양키스는 무려 101승을 거두면서 여유롭게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한다. 한편 보스턴 역시 외계인, 매니 라미레즈와 같은 기존의 전력에다 데이빗 오티즈, 한국산 잠수함전과 같은 추가 전력 보강에도 성공하면서 95승으로 와일드카드 획득에 성공한다.[2] 시즌 종료 후 진행된 디비전시리즈에서 양키스는 오오 호구왔능가 미네소타 트윈스를, 보스턴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를 무너뜨리면서 매치가 성사됐다.

전통의 라이벌 매치였던데다가 간만에 양키스를 상대로 시즌 전적 우세[3]를 점한 극성맞기로 유명한 봑빠들의 "1918년 이후 드디어 우승을 하는가!" 식의 설레발까지 더해지며 미국 전역이 들썩이기 시작했다.[4]

3 진행

3.1 1차전

10월 8일, 양키 스타디움
1회2회3회4회5회6회7회8회9회RHE
레드삭스0002201005130
양키스000000200230

팀 웨이크필드마이크 무시나가 맞붙은 1차전, 승부는 싱겁게 갈렸다. 웨이크필드가 무실점으로 양키스 타선을 꽁꽁 묶고, 데이빗 오티즈, 매니 라미레즈, 토드 워커가 홈런을 터뜨린 보스턴이 5-2로 승리하며 서전을 가져간다.

3.2 2차전

10월 9일, 양키 스타디움
1회2회3회4회5회6회7회8회9회RHE
레드삭스0100010002101
양키스02101200-680

앤디 페티트데릭 로우를 상대로 전날의 패배를 갚아줬다. 보스턴 입장에서는 양키스보다 안타를 두 개나 더치고도 타선의 응집력 부족으로 꼴랑 두 점만을 낸 것이 무척이나 아쉬웠다.[5]

3.3 3차전

10월 11일, 펜웨이 파크
1회2회3회4회5회6회7회8회9회RHE
양키스011220000470
레드삭스200000100360

페드로 마르티네즈로저 클레멘스, 양 팀의 에이스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그리고 그 유명한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한다. 페드로의 공이 카림 가르시아[6]의 등을 정면으로 맞췄고, 이에 가르시아와 페드로 사이의 설전이 오갔다. 페드로가 가르시아를 지원사격하기 위해 끼어든 호르헤 포사다에게 욕을 한 것은 덤. 이에 가르시아는 주루플레이 도중 보스턴 2루수 토드 워커에게 슬라이딩 태클을 하는 것으로 맞대응(...) 이렇게 한바탕 폭풍이 지나가나 싶었는데... 헤드 헌터로 유명한 로저 클레멘스가 가만히 있을리가 있나. 다음 이닝에 바로 매니 라미레즈를 상대로 머리쪽 위협구를 던진다. 그리고 열린 패싸움.[7] 이후 속개된 경기에서 양키스는 냉정했고, 보스턴은 분을 이기지 못해고 제 풀에 주저 앉아버렸다. 4-3 한 점차로 양키스가 적지에서 귀중한 1승을 챙긴다. 한편 벤치클리어링으로 과열된 경기 분위기는 쉬 가라앉지 못했고 경기 막판 펜웨이 파크의 그라운드 정비사와 양키스 불펜투수 제프 넬슨이 한바탕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경기 종료 후 페드로의 "카림 가르시아, 그 듣보잡은 누군데?" 발언은 덤.

3.4 4차전

10월 13일, 펜웨이 파크
1회2회3회4회5회6회7회8회9회RHE
양키스000010001261
레드삭스000110100360

비로 인해 하루가 연기된 4차전에서 토드 워커와 제이슨 배리텍의 타점으로 레드삭스가 승리를 가져가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린다.

3.5 5차전

10월 14일, 펜웨이 파크
1회2회3회4회5회6회7회8회9회RHE
양키스030000010471
레드삭스000100010261

2회초 3득점 이후 데이빗 웰스마리아노 리베라가 보스턴의 타선을 꽁꽁 묶으면서 양키스가 월드시리즈까지 한 발자국만을 남겨놓는다. 보스턴은 매니 라미레즈가 솔로홈런을 치며 혼자 분전했지만 거기까지.

3.6 6차전

10월 15일, 양키 스타디움
1회2회3회4회5회6회7회8회9회RHE
레드삭스0040003029161
양키스1004100006122

비로 인해 밀린 하루를 벌충하기 위해 이동일 없이 5차전 바로 다음날 6차전이 열렸다. 궁지에 몰린 레드삭스는 6명의 투수를 연이어 등판시키면서 양키스의 타선을 잠재우기 위해 온 힘을 쏟았고, 그 전략이 먹혀들었다. 베리택과 트롯 닉슨이 각자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면서 힘을 보탰고 9-6으로 승리하면서 시리즈를 최종전까지 끌고가는데 성공한다.

3.7 7차전

10월 16일, 양키 스타디움
1회2회3회4회5회6회7회8회9회10회11회RHE
레드삭스030100010005101
양키스00001013001680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는 7차전, 양 팀은 자신들의 최고의 투수인 페드로 마르티네스로저 클레멘스를 3차전에 이어 다시 출동시킨다.[8] 그런데 기대와 달리 양키스의 로저 클레멘스는 트롯 닉슨의 3점 홈런을 포함해 4이닝 4실점으로 무너져버린다. 반면 페드로는 신들린 듯한 호투. 양키스는 제이슨 지암비가 혼자 5회와 7회 솔로 홈런 두방을 터뜨리며 분전했지만, 8회가 끝나가도록 경기는 5-2였고 이렇게 보스턴이 밤비노의 저주를 깰 절호의 기회를 잡는 듯이 보였다. 한편 보스턴의 단장 테오 엡스타인은 감독 그래디 리틀에게 페드로가 100구를 넘길시 급격히 구위가 하락되는 점을 강조하면서 100구를 넘기면 무조건 투수를 바꿀 것을 지시했다. 그리고 그 100구가 바로 8회째였다.

그런데...

마운드에 올라간 리틀 감독에게 페드로는 더 던질 힘이 있다고 했고, 리틀 감독은 페드로를 믿고 그를 마운드에 내버려둔다!



그리고 그 만용의 댓가[9]는 참혹했다. 데릭 지터 - 버니 윌리엄스 - 마쓰이 히데키 - 호르헤 포사다의 연타가 터지면서 양키스는 극적인 5-5 동점을 만든다.

경기는 이제 불펜투수간의 대결로 갔고, 양키스의 수호신 마리아노 리베라는 9회말부터 11회까지 3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낸다. 보스턴이 내세운 카드는 팀 웨이크필드. 웨이크필드는 10회말을 성공적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11회말이 시작되는 순간...



애런 분이 웨이크필드의 초구를 통타하여 양키스타디움의 왼측 담장으로 날려버렸다![10]

양키 스타디움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고 보스턴은 밤비노의 저주에 또 한번 분루를 삼켜야만 했다. 시리즈 MVP로는 마리아노 리베라가 선정됐다.

4 여담

  •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 애런 분은 이 해 겨울 농구를 하다 무릎을 다쳐 허망하게 다음 시즌을 날려버린다. 이후로도 별다른 커리어 없이 은퇴...
  • 보스턴 팬들에게는 1986년 월드 시리즈와 더불어 레드삭스 역사상 최악의 플레이오프 시리즈 중 하나로 꼽힌다고 한다. 1986년 패배의 원흉으로 버크너가 꼽혔다면, 이번에는 리틀 감독이 까임의 주대상이 되어 지금까지도 잘근잘끈 씹힌다고...
  • 이 쓰라린 패배를, 레드삭스는 다음해에 역사적인 리버스 스윕으로 제대로 갚아준다.
  • 테오 엡스타인은 자기 충고를 귓등으로 흘려버린 리틀 감독에게 제대로 빡쳐서 시즌 종료 후 바로 그를 해고해버린다(...) 리틀 감독도 자기의 운명을 예감했는지 애런 분의 끝내기 홈런 직후 코칭스태프에게 아마 내년에는 자신을 볼 수 없을 거라고 말했다는 후문. 그리고 그 후임으로 온 테리 프랑코나2004, 2007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머쥐며 보스턴의 갓동님으로 거듭났다.
  • 메이저리그 사무국 입장에서는 통탄할 만한 한 해인게 이 해 월드시리즈에 컵스와 레드삭스가 올라갔다면 염소의 저주와 밤비노의 저주의 대결로써 전미가 들썩거리는 초대형 시리즈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두 팀은 사이좋게 탈락해 버렸다.
  1. 당시에는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등판한 3차전을 제외하곤 양키스가 나머지 경기를 싹 쓸어가며 월드시리즈에 진출.
  2. 다만 김병현은 그 유명한 법규 사건으로... ALCS에는 불참.
  3. 여담이지만 이해 양팀이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서로 붙은 경기만 무려 25경기이다. 한 시즌의 15%를 서로 붙은 셈(...)
  4. 게다가 반대쪽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우승 못한 기간, 극성맞은 팬덤이라면 보스턴을 뺨치는 컵스가 진출했으니... 만약에 두 팀이 월드시리즈에서 붙었더라면 아마 시청률이 대박 났을 것이다. 현실은 둘 다 탈락
  5. 심지어 그 중 하나는 제이슨 배리텍의 솔로포였으니...
  6. 롯데에서 뛴 그 가르시아 맞다.
  7. 이 싸움 와중에 페드로는 양키스의 72살된 노코치 돈 짐머를 패대기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8. 경기 시작전 불펜에서 몸을 풀던 클레멘스가 마치 기운을 달라는 듯이 베이브 루스의 동상에 손을 얹는게 인상깊다.
  9. 거기다가 불펜이 불안했다면 모를까 당시 보스턴의 불펜에는 리그 정상급인 스캇 윌리엄슨마이크 팀린이 대기중이었다. 보스턴 입장에서는 더더욱 리틀감독의 판단이 아쉬운 부분.
  10. 여담이지만 영상 중간 부분에 갈색 셔츠를 입은 해설자가 좋아 죽으면서 싱글벙글하고 있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 사람은 애런 분의 친형이자 메이저리그 골든글러브 출신의 브렛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