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경찰서 형사 의문사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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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10년 7월 29일, 강남경찰서 강력반 소속 이용준 형사(당시 만 27세, 순경)가 충청북도 영동군의 한 낚시터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이다. 유족들은 그의 죽음을 타살이라고 주장했지만 타살의 증거가 명확하게 보이지도 않고 평소 고인이 자살을 결심한 적이 없어 자살일 가능성도 없어 의문사로 남은 사건이다. 2016년 현재까지도 이용준 형사가 자살을 했는지 살해당했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2 강력반 형사의 의문스러운 죽음

사건이 일어난 날은 뙤약볕이 심하게 내리쬐던 2010년 7월 29일이었다. 충북 영동에 위치한 어느 낚시터에서 낚시꾼 민창식 씨에 의해 남성의 시신 1구가 발견되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과 경찰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건 사망자의 시신에서 발견된 경찰공무원증이었다. 그 경찰공무원증은 사망자가 강남경찰서 강력반 소속 이용준 형사라고 말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이틀 전 그는 출근을 하지도 않고 사라져 실종신고가 된 상태였는데 뜬금없이 충청북도 영동군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다. 서울에 집이 있고 서울에 직장이 있는 그가 왜 200km나 떨어진 영동에서 죽게 되었는가? 그 의문을 풀기 위해선 먼저 그의 마지막 행적을 더듬어볼 필요가 있었다.

2.1 왜 부산으로 가려 했는가?

그의 마지막 행적은 이렇다. 7월 26일에 이용준 형사는 친한 형과 함께 밤 늦게까지 술을 마셨고 그 형의 집에서 잠을 청했다고 한다. 그런데 술을 많이 마셨는지 늦잠을 자버렸고 반장 형사가 그에게 "왜 안 오냐?"고 전화를 했다고 한다. 이용준 형사는 "예, 예. 반장님 죄송합니다." 하면서 지인의 집을 나섰는데 그 때 지인은 이 형사가 경찰서로 출근을 하러 간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런데 조사 결과 이용준 형사는 경찰서로 향한 것이 아니라 뜻밖에도 부산으로 가려 했다는 게 드러났다. 이 형사의 자가용 승용차에 부착된 네비게이션에 마지막으로 찍힌 최종 목적지가 부산의 어느 차량정비사업소였기 때문이었다. 그 때가 시신으로 발견되기 이틀 전인 7월 27일이다. 그 뒤로 이용준 형사의 행적은 불분명하다.

반장에게 출근하겠다고 해놓고 왜 뜬금없이 멀리 부산으로 가려 한 것일까? 이 문제에 대해선 아직도 밝혀진 게 없다. 부산으로 가던 길에 이 형사는 경부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내어 근처에 있는 충북 영동의 어느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차가 가드레일을 박고 회전하여 중상을 입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형사는 병원 응급실에서 갑자기 화장실을 가겠다고 일어나더니 그 날로 행방불명이 되었다. 출근한다던 이 형사가 나타나지 않자 강남경찰서 측에서는 실종신고를 냈고 이틀 후인 29일에 영동의 한 낚시터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도대체 이 형사는 그 날 왜 출근하지 않고 부산으로 가려 한 걸까? 병원 응급실에서 간호사들에게 거짓말까지 해 가며 어딜 가려고 했던 것인가? 이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2.2 이 형사가 정말로 시신이 발견된 곳에서 죽었는가?

이용준 형사가 자살했다고 주장하는 경찰 측과 달리 유가족들은 이 형사가 살해당했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그 근거가 바로 시신이 발견된 장소에 대한 의문점이다. 이용준 형사의 시신이 발견된 낚시터는 영동군의 한 저수지에 딸린 낚시터인데 저수지의 깊이는 어른이 들어갈 경우 고작 허리까지밖에 차지 않는 정도라 한다. 즉, 기껏해야 80~90cm에 불과한 깊이란 말인데 이 정도 깊이에서 익사할 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하다. 하지만 이용준 형사의 시신을 부검한 국과수 측에서는 폐에서 플랑크톤이 발견된 점을 볼 때 익사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후에 이 사건에 대해 방송한 그것이 알고싶다 측에서는 좀 더 정확한 사인을 분석하기 위해 국내의 법의학자와 일본 법의학자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그러자 그들은 부검 결과 만으로는 익사의 증거가 될 수 없으며 오히려 물에 빠지기 전에 심장이 멎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즉, 저수지 물에 빠지기 전에 이미 이 형사는 숨진 상태였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그 근거는 플랑크톤이 폐에서만 검출되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사람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물에 빠져 죽었다면 물이 기도로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 식도로도 들어갈 수 있으므로 위에서도 발견되어야 한다. 그 뿐 아니라 외부와 통하지 않는 심장, 간, 비장 등에서도 플랑크톤이 발견될 수 있다. 그런데 이 형사의 경우는 오직 폐에서만 플랑크톤이 나왔다. 이것은 혈액순환이 이미 멈춘 상태에서 물에 빠졌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다.

거기다 이 형사의 폐에서 검출된 10여 종의 플랑크톤 중 디틸륨(Ditylium)이라는 종은 오직 바다에 서식하는 종이고 담수에는 서식하지 않는 종이다. 충청북도 영동은 바다가 없는 내륙지방이다. 즉, 이 형사가 사망한 곳이 시신이 발견된 충북 영동의 저수지가 아닐 가능성이 더 크다는 걸 암시한다. 그런데 국과수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검사 결과를 옮겨적는 과정에서 오타가 났으며 최종 부검 감정서에서 미처 수정을 하지 못했다."는 실로 어이없는 답변을 늘어놓았다.

2.3 이 형사가 자살했다면 그 동기는 무엇인가?

대개 자살을 결심하는 사람들은 동기가 있기 마련이다. 경찰 측의 발표대로 이용준 형사가 자살했다면 그 동기는 무엇인가? 당시 수사를 맡았던 영동경찰서 측에서는 이용준 형사가 과도한 음주를 한 탓에 지각을 했고 상사의 문책이 올 것을 두려워 해 아무 목적도 없이 부산으로 갔다가 설상가상으로 교통사고까지 내어 징계를 받을 것이 두려워 자살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고작 그 정도 이유로 자살까지 결심했다고 보기엔 뭔가가 부자연스럽기 짝이 없다.

그런데다 이 형사와 같이 술을 마셨던 지인의 말에 따르면 이 형사는 그다지 술에 많이 취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그런데다 사고 차량을 견인한 견인차 기사와 사고 현장에 출동한 순찰대원들도 이 형사에게서 술 냄새는 나지 않았다고 했다. 영동병원 측에서 이 형사를 채혈 검사한 후 남긴 기록에도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1% 미만으로 나타났다. 이로 볼 때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낸 것에 대한 자책감으로 자살했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더군다나 이 형사 가족들이 부검을 의뢰해 부검을 실시한 결과 목 부분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다발성 표피 박탈이 있었고 전두부와 두정부에서 두피하출혈이 있음을 밝혔다. 후자의 경우는 교통사고로 인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전자는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목 부분에서 표피 박탈이 있었다는 건 뭔가에 목이 졸렸음을 암시하는 것인데 이는 이 형사가 익사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경찰 측에서는 만약 이 형사가 교살된 것이라면 울대에 손상이 발견되어야 하는데 울대가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교살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어찌 되었든 백 번 양보해서 경찰 측의 주장대로 이용준 형사가 상사의 문책을 두려워 해 자살했다고 가정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 건 또 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순찰대원의 말에 따르면 단독 교통사고의 경우는 아예 접수 자체를 사고 처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즉, 순찰대원은 이용준 형사가 경찰이라는 것 자체를 모르고 있었으며 후에 이용준 형사가 변사체로 발견된 이후에야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살을 결정할 만큼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2.4 이 형사는 어떻게 그 낚시터로 갔는가?

당시 이 형사가 입원했던 병원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낚시터로 갈 수 있는 교통수단은 오직 택시 뿐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영동 지역 택시기사 어느 누구도 이 형사를 태웠다는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 낚시터는 다소 외진 곳에 있어서 외지인이 걸어서 찾아가기 어려운 곳이며 영동군에 사는 사람이라도 낚시터 근처 마을에 사는 사람이 아니면 그 낚시터의 존재 자체를 아는 경우가 드물었다고 한다. 그런데 외지인인 이 형사가 택시도 타지 않고 걸어서 낚시터까지 갔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만약 이 형사가 낚시터에 나타났다면 낚시하러 온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라도 봐야 정상이었다. 이 형사가 실종된 27일에는 7~8명 가량의 낚시꾼들이 왔었다고 하며 28일에는 그보다 2배 이상 많은 18명이 낚시를 하러 왔다고 한다. 그런데 29일에 민창식 씨에 의해 시신이 발견되기 전까지 그 20명이 넘는 낚시꾼 어느 누구도 이 형사의 얼굴을 본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도대체 이용준 형사는 언제 또 어떻게 그 낚시터에 가게 된 것일까? 낚시터에서 자살했다는 사람이 어떻게 어느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고 낚시터에서 자살할 수 있을까?

앞서 말했듯이 낚시터의 수심은 어른이 들어가면 겨우 허리까지 찰 정도로 얕은 곳이었으며 물이 흐르는 방향도 낚시터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흐른다고 한다. 즉, 다른 곳에서 뛰어내려 익사했다고 해도 낚시터 쪽으로 시신이 이동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셈이다. 강물이 역류하지 않는 이상. 도대체 이용준 형사는 어디에서 죽음을 맞은 것인가?

2.5 이 형사의 위에서 발견된 감기약

또 하나의 의문점은 이 형사의 위에서 발견된 디펜히드라민이라는 약 성분이었다. 디펜히드라민이란 항히스타민제의 일종으로 중추신경을 억제하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종합감기약에 들어 있는 성분 중 하나로 이 약을 먹었을 땐 운전은 절대 금물이다! 왜냐하면 중추신경을 억제하여 뇌의 판단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이 형사는 이 약을 언제 먹었을까? 처음에 생각해볼 수 있는 건 부산으로 이동하기 전에 집에 잠시 들렀을 때 바나나를 먹었다고 하는데 그 때 감기약을 같이 먹은 건 아닐까?

그러나 부검해본 결과 바나나는 이미 소화되어 검출되지 않았다. 만일 바나나와 같이 약을 먹었거나 바나나를 먹기 전에 약을 먹었다면 약도 위에서 검출되지 않아야 정상인데 위에 남아있다는 것은 바나나를 먹은 이후에 약을 먹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또 하나의 가능성은 교통사고로 입원한 영동병원에서 처방받았을 가능성이다. 그러나 이 형사는 영동병원에서 오직 링거만 맞았을 뿐 약 같은 건 먹지도 않았다고 한다. 영동병원에서 저수지로 가는 길목에는 약국은 단 1개도 없었다. 저수지 반대편에는 약국이 여러 개 있었지만 그곳 어디에서도 이 형사를 본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형사는 언제 이 약을 처방받았고 언제 이 약을 먹었단 말인가? 만약 자살을 결심했다면 굳이 감기약 따위를 먹을 이유가 있을까? 이 역시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3 결론

사건이 일어난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용준 형사의 죽음은 이유를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살로 결론이 나버린 것은 왜일까? 당시 경찰대학교 교수였던 표창원그것이 알고싶다에 출연하여 남긴 이 말은 그 의문에 답을 주고 있다.

타살 혐의가 없다는 거냐 있다는 거냐는 그런 검찰에 있어서의 사건종결 필요성 상 압박이 가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알 수 없음이란 어떤 변사사건의 수사보고서를 경찰은 올릴 수가 없도록 되어 있는 구조죠. 그러면 경찰로서는 자신이 없더라도 한 쪽 방향을 택할 수밖에 없고 결국 가장 편리한 선택은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까 피해자에게 모든 책임이 가는 자살이 될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를 우리는 가지고 있는 겁니다.

결국, 경찰이 의문사 사건을 접할 때마다 자꾸 자살 소견을 남발하는 이유에는 사건을 가능한 한 빨리 종결하려는 검찰의 압박과 독자적인 수사권이 없이 사실상 검찰에 예속되다시피 한 경찰의 처지가 있었던 것이다. 이용준 형사 의문사 사건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