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오지


다양한 개오지들. 개오지게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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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박이개오지의 껍데기 모습.

1 개요

개오지는 개오지과에 속하는 복족류 연체동물이다. 나선구조의 패각이 안쪽으로 말려들어가서 계란모양 또는 다소 길고 뾰족하게 변형된 형태를 띤 고둥류를 말한다. 개오지 과, 개오지붙이 과, 흰구슬개오지 과를 통틀어서 개오지류라고 칭한다. 개오지류는 주로 열대해역에 서식하기에 국내에서는 몇몇 종을 제외하고는 거의 제주도 해역에 국한되어 발견되고 있다.

이상하게도 한국에서는 오분자기와 헷갈리는 경우가 많으며, 개오지 껍데기를 보고 오분자기 껍데기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간혹 개오지 껍데기 공예품을 오분자기 껍데기라고 파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오분자기는 그냥 전복을 축소시킨 모습의 조개다.

일본식 이름을 직역한 보배조개, 보배고둥이라고도 불렀다. 사실 개오지는 한국 최초의 패류학자 고 류종성 선생이 1년 3개월에 걸쳐 지은 이름으로 '개 오지그릇'이란 뜻이다. 오지그릇 같으나 오지그릇은 인간이 만든 것인데 반해, 개 오지그릇은 인간이 만들지 않은 가짜 오지그릇, 즉 자연이 빚은 오지그릇이란 뜻(여기서 개는 개다래, 개살구 등 어떤 물건과 비슷하거나 닮았지만 다른 것에 붙이는 말). 처음에는 원래 우리나라 남부지역에서 부르는 사투리를 쓰려고 했으나,[1] 그 방언이란 것들이 하필이면 개보지, 여우 보지, 꼬내기(고양이) 보지(...). 그래서 최대한 사투리와 비슷하면서 예쁜 우리말 표현을 생각하다가 나온 게 개오지라고.#

2 정보

개오지는 매우 종류가 많다. 패각 길이1.5센티미터의 작은 것에서 15센티미터의 큰 것까지 다양한 크기의 개오지들이 전 세계에 걸쳐 존재한다. 국내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은 20여 종이나, 세계적으로는 무려 200종이나 되는 다양한 개오지들이 존재한다.

개오지는 암수딴몸으로 수컷이 암컷의 몸 안에 정자를 집어넣에 수정시킨다. 주 천적은 문어나 조개류를 좋아하는 강한 턱과 이를 가진 어류다.

개오지는 역사적으로도 인관과 관계가 깊은데,당연하지만 인간에게 수탈당하는 개오지의 슬픈 역사다 조개를 뜻하는 조개 패(貝)는 중국에서 청동기 시대부터 개오지 껍데기를 돈으로 쓰던 것에서 유래한 한자다. 여기서 유래한 말이 바로 화폐(貨幣). 또한 초자연적인 힘의 상징으로 유럽(cowrie 또는 cowry라고 불렀다), 이집트, 아시아 전역에서 부적으로도 쓰였는데, 특히 동양에서는 조개껍질 안쪽의 세로로 파인 홈이 여성의 성기를 상징한다고 하여 여성의 부적으로 개오지를 많이 이용하였다. 남태평양 일부 지역에서는 지금도 돈으로 사용한다.
지금도 개오지류는 수집가들의 수집품이나 열쇠고리 등의 장신구를 만드는 용도로 많이 사용되는데, 아름다운 무늬를 가진데다 종류가 다양하고, 다른 조개류보다 껍데기가 두껍고 단단해 열쇠 등의 철물과 부딪혀도 부서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2]그리고 오늘도 수많은 개오지들은 자연의 천적들과 인간들의 탐욕에 맞서며 고군분투중이다. 건투를 빈다 개오지!

관련 책으로는 '한국개오지류도감'(고동범 저, 풍등출판사), '원색한국패류도감'(고 류종성 저)가 있다.
  1. 따뜻한 바다에서 사는 조개라 한반도 중북부 이상은 살지 않는다. 자연히 어휘도 남부지역에 존재.
  2. 보통 소라껍데기나 전복껍데기 등 많은 고둥류의 껍데기는 크기도 크기지만 일단 겉표면이 거칠거칠한 경우가 많은데다, 건져서 살을 떼고 말려 표본으로 만들어 오래두면 의외로 작은 충격에도 비교적 조각조각 잘 떨어져 나간다.(애초에 나전칠기를 뭘로 어떻게 만드는지 생각해 보면...) 근데 개오지는 반들반들한데다 크기도 작고, 예쁘면서 잘 부서지지도 않는다. 아니, 비교해 보면 진짜 단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