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서머 콘도르


Gossamer Condor

1 제원

길이 : 9.14 m
전폭 : 29.25 m
높이 : 5.49 m
기본 중량 : 31.75 kg
만재 중량 : 기본 중량 + 파일럿의 체중
엔진 : 파일럿의 다리

2 계란으로 바위 치기

비행기가 실용화되기 전부터, 사람이 품었던 꿈은 스스로의 힘으로 하늘을 날아가는 것이었다.

이 꿈이 집약된 것이 바로 인력비행기이다. 정의하자면 사람의 힘만으로 하늘을 날아가는 비행기라는 뜻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수많은 이들의 결론이었다. 사람의 신체는 하늘을 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발한 수많은 이들이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고 외치며 도전했지만, 당연히 실패했다. 인간에게는 비행기를 띄울 정도의 힘이 없기 때문이다! 당연하잖아! 그 큰 비행기를 어떻게 사람의 힘만으로 띄워?

그래도 사람들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고, 급기야는 헨리 크레머라는 사람이 1959년에 크레머 상을 제정했다. 출발점에서 800m 떨어진 탑을 8자 비행으로 돌고, 3m 높이에 세워진 결승선을 통과하면 상금을 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그 상금을 따지 못했고, 그렇게 시간만 흐르고 있었다.

3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아무도 제대로 된 인력비행기를 개발하지 못할 무렵, 폴 매크리디(Paul MacCready)라는 이름의 미국 공돌이가 크레머 상에 도전했다. 그는 인력비행기 분야에 별로 경험이 없었지만, 어쨌든 비행기 하나를 뚝딱거리며 만들어냈고 브라이언 앨런을 조종사로 삼아 1977년 8월 23일에 캘리포니아주 샤프터 공항에 나타났다. 많은 이들은 무경험자가 주제넘게 인력비행기 개발에 나선다며 별 기대를 안 했지만.

떴다 떴다 비행기!

그의 비행기는 멋지게 지정코스를 통과해서 크레머 상을 받았다. 이 비행기가 바로 고서머 콘도르. 세계 최초로 하늘을 날아간 인력비행기이다. 그로 인해 이 비행기는 스미소니언 재단이 운영하는 항공우주박물관으로 실려갔고, 라이트 형제가 만들어낸 세계 최초의 비행기인 라이트 플라이어 바로 옆에 모셔졌다.

4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많은 이들이 이 점을 궁금해했다. 도대체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이 실패한 인력비행기를 순식간에 만들어낸 것이냐고 말이다. 이때 그의 대답은.

"다이어트"!

그는 글라이더 전문가였기에[1] 어떻게 하면 최소한의 힘을 들여 하늘을 날 수 있는지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그는 비행기의 무게를 줄임으로서 그것을 띄우는데 드는 힘을 인간의 다리로 낼 수 있는 수준까지 떨어뜨렸던 것이다. 고서머 콘도르의 무게가 32kg에 불과한 것을 생각하면, 그가 얼마나 다이어트에 여념이 없었는지를 알 수 있다.[2]

그리고 한 가지 요인이 더 있으니, 그것은 양력이다. 고서머 콘도르의 날개 길이는 30m에 육박하며, 이로 인해 앞으로 달릴 때 그만큼 많은 양력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람의 다리 힘으로 돌아가는 프로펠러에, 거대한 날개에서 나오는 양력이 합쳐져서 나온 결과인 셈이다.

어쨌든 이 위업으로 인간은 드디어 인력비행기를 손에 넣게 되었다.

5 고서머 앨버트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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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 10.36 m
전폭 : 29.77 m
높이 : 4.88 m
기본 중량 : 32 kg
만재 중량 : 기본 중량 + 파일럿의 체중
엔진 : 파일럿의 다리

1979년 6월 12일, 브라이언 앨런은 매크리디가 새로 만든 '고서머 앨버트로스'를 타고 도버 해협을 횡단했다. 조종실은 찜통이었고 프로펠러를 돌리지 않으면 자꾸 아래로 내려가는 인력비행기의 특성 때문에 애를 먹기는 했지만[3], 그는 결국 해협을 건넜으며 이 위업으로 크래머 상을 다시 한 번 따냈다.

6 관련항목

  1. 그는 1948년, 1949년, 1953년에 미국 활공경기의 우승자였으며, 1956년에는 미국인 최초의 세계 챔피언이 되었던 인물이었다. 날아가는 데에는 일가견이 있는 공돌이였던 셈.
  2. 가볍고 튼튼한 재료를 많이 쓴 것은 물론이다.
  3. 가끔 해면에서 15cm 높이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15cm만 더 떨어지면 바다 속으로 첨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