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라 2000 밀레니엄

고지라 시리즈 23번째 작품. 1999년 12월 11일 개봉.


1 배경

토호는 1995년 고지라 VS 디스트로이어를 끝으로 모든 고지라 시리즈를 종결한다고 발표했었지만, 헐리우드판 고질라와 평성 가메라 시리즈의 영향으로 다시 새로운 고지라 시리즈를 기획한다.

2 줄거리

시노다 유지와 그의 딸, 그리고 과학분야 전문기자인 이치노세 유키는 고지라 예측 네트워크라는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으며,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고지라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피해를 줄이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은 이들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고, 고지라는 그의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파괴를 멈추지 않는다.

한편, 가고시마 해협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돌덩이가 발견된다. 넓이가 200미터나 되는 이 돌은 지금으로부터 약 6천년 전에 외계에서 지구로 떨어진 것으로 판명된다. 더 정밀한 조사를 위해 돌을 옮기려고 하자 갑자기 돌이 떠올라 어디론가 사라진다.

그 때, 고지라는 핵발전소를 파괴하기 위해 다시 일본에 상륙한다. 고지라와 자위대가 싸우고 있는 그곳에 갑자기 사라졌던 돌이 나타난다. 돌은 갑자기 고지라에게 광선을 내뿜어 공격한다. 이에 고지라도 방사열선을 내뿜자 돌의 표면이 벗겨지고, 외계 UFO의 본모습을 드러낸다. 서로 피해를 입은 고지라와 UFO는 각기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UFO는 도쿄 상공에 나타나 자리를 잡고 모든 통신, 전기시설을 마비시킨다. 자위대가 UFO를 격퇴하려 하지만 흠집조차 나지 않는다. 이들은 UFO의 목적이 지구에 자신들의 밀레니엄, 천년왕국을 세우는 것임을 알게 된다. 그 때 고지라가 복수를 위해 도쿄에 나타난다. 고지라는 UFO를 향해 방사열선을 뿜으며 공격한다. UFO는 건물들을 무너뜨려 고지라를 깔아뭉개고, 그 틈을 타 고지라의 세포를 빨아 들여 자신의 육체를 생성한다. 그러나 고지라의 세포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고 몸이 뭉개져 올가라는 이름의 괴수로 변하고 만다.

올가는 고지라의 세포를 더 흡수해 아예 고지라로 변하려고 하고, 고지라를 집어삼키려 들지만 고지라가 전신에 방사능 펄스를 일으킨다. 결국 올가는 폭발해버린다. 올가를 죽인 고지라는 방사열선을 뿜어대며 도쿄를 파괴하기 시작한다. 인간들은 고지라를 무력하게 처다보기만 한다.

3 등장괴수

4 평가

고지라가 부활한다는 말에 200만 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지만, 작품의 질은 처참하기 짝이 없었다. 그 카시와바라 히로시가 다시 이 작품의 각본을 맡았는데, 플롯은 엉성하기 그지 없고, 헐리우드 영화에서 본 듯한 장면이 반복된다. 아베 히로시, 니시다 나오미 등 훌륭한 배우들이 등장하지만,[1] 이 대단한 각본 덕분에 배우들이 무얼 하는 것이며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대체 알 수가 없다. 그래도 카타기리는 멋지다 무엇보다 우주에서 왔으며 고지라의 세포를 노리는 적 괴수, 올가는 처참하기 그지 없는 못 생긴 디자인인데다가 1994년의 악몽을 되살리게 한다.

영상미도 헐리우드 고질라나 평성 가메라 시리즈에 비하면 엉성하기 짝이 없었고, 당연히 눈이 높아진 관객들이 만족할 리가 없었다.
하다못해 쇼와 시리즈처럼 병맛 코드(...)라도 있으면 컬트적 인기라도 끌었겠지만 개그요소도 없는 진지한 분위기를 표방하면서도 스토리가 총체적 난국이라...

주역인 고지라의 디자인도 헐리우드 고질라의 영향을 받아 좀 더 공룡틱한 형상이 되었지만, 관객들에게는 그다지 좋은 평을 듣지 못했다. 그래도 아예 평이 나쁜 것은 아닌지 이 디자인은 이후 시리즈의 감독을 맡은 테즈카 마사아키 감독의 고지라 시리즈에서 자주 활용된다.

어쨌거나 이 작품을 통해 고지라는 다시 부활했고, 토호는 다음 작품인 고지라 X 메가기라스 G 소멸작전의 제작에 들어간다.

고지라 2000 밀레니엄은 2000년, 고질라 2000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도 개봉하였으나, 흥행은 실패했고, 관객들이 이 영화가 개봉했는지조차 모른 채 사라졌다.

5 국내 개봉

고지라 2000 밀레니엄은 '고질라 2000'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수입되어 개봉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작품은 고지라 대 메가로와 맞먹는 밀레니엄 시리즈 최대의 졸작이었고[2] 이를 본 한국 관객들(몆 명 있기나 할까)에게 일본이 미국의 고질라를 따라만들었다는 오해를 심어주는 공적을 올렸다. 덤으로 이 영화 덕택에 우리나라에선 고지라가 '고질라'란 이름으로 굳어져 버렸다.

여기에 당시 일본산 작품에 자주 나타나던 오역도 상당했던 편인데, 특히 작중의 암울한 분위기를 잘 나타내는 시노다의 마지막 대사는 거의 번역이 아니라 창작 수준이다. 아마도 당시 흔했던 "일본산 영화/애니인데 정작 자막은 영문판을 중역하면서 생겨버린 오역"[3]인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좀 심했다 싶은 수준.

차라리 삼식기룡 2부작이나 VS메가기라스,GMK를 개봉했으면 차라리 나았을거란 평가도 나오는 중이다.
  1. 게다가 주연인 시노다 유지역인 무라타 타케히로, 위기관리정보국 CCI의 부장격인 미야사카 시로역의 사노 시로는 고지라 시리즈에 자주 얼굴을 보인 단골 배우들이자 고지라 시리즈에 대한 애착(특히 사노 시로는 고지라 관련 다큐멘터리 등에도 자주 등장하며, 고지라 관련 서적도 출판한 적이 있을 정도로 고지라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다)도 있는 배우들이라, 오랜만에 등장한 고지라 영화에 이정도 배우들이라면.. 이라는 기대도 하게 했다. 하지만 결과는 뭐...
  2. 본작의 각본을 쓴 사람은 '카시와바라 히로시'라는 인물로, 이 인간은 본작 외에도 VS 시리즈인 고지라 vs 스페이스 고지라와 밀레니엄 시리즈인 '고지라 X 메가기라스 G 소멸 작전'의 각본을 집필하여 고지라 시리즈에 먹칠을 한 그야말로 고지라 시리즈의 악의 축이다. 게다가 고지라 밀레니엄에는 유명 배우들을 다수 섭외해서 화제가 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다름아닌 아베 히로시.
  3. 이 분야에서 나름 유명한 것이 도라!도라!도라!의 일본 해군 장관들의 함상 회의장면. 일본어 아는 사람들이 보면 그냥 할 말을 잃어버릴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