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per Scroll
1 개요
1952년 요르단 강 서안 지구의 쿰란(Qumran)에 있는 동굴에서 발견된 사해문서중의 하나. 특이하게 구리판에 새겨진 것으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2 구리판에 새겨진 것
1952년 3월 14일, 요르단 강 서안 지구의 키르벳 쿰란(약칭 쿰란)의 세번째 동굴을 고고학자들이 조사하던 중 한 두루마리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런데 일반적인 사해문서는 양피지나 가죽에 쓰여진 것이었으나 이 두루마리는 '구리판에 글자를 새겨놓은' 특이한 형태의 것이었다.
조사단의 학자들은 문자를 확실히 해석하기 위해 어떻게 두루마리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했다. 부식상태가 심한 이 두루마리를 무리하게 펴려고 했다가는 구리 두루마리 자체가 손상될 것이라 판단하에 고심끝에 두루마리를 몇개의 조각으로 잘라내는 극약처방을 쓰기로 결정한다. 이어 조사단원 중 하나였던 존 마르코 알레그로(John Marco Allegro; 1923 ~ 1988)의 추천을 받아들여 맨체스터 과학기술대학(UMIST)으로 보내 절단을 의뢰했다. 중요한 유물을 훼손했다는 비판도 있었으나 당시의 기술여건으로는 구리 두루마리를 훼손하지 않고 펴볼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옹호도 있다. 어쨌든 연구진의 극약처방으로 구리 두루마리의 내용은 해독할 수 있게 되었으나, 내용을 해독해보니 수수께끼가 더 커지게 되었다.
3 구리 두루마리는 보물지도인가?
일반적으로 사해문서가 구약성서의 필사본이거나, 에세네파(Essenes)의 교리서인 것과는 달리 구리 두루마리의 내용은 이런 일반적인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구리 두루마리는 64곳의 지명을 언급하고 있는데 형식은 어느 곳에서 얼마만큼의 거리를 간 곳에 얼마만한 보물이 묻혀있다라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었다 :
- 그리심산 지하구멍에 60탈란트의 은이 숨겨져 있다.
- 베트 샘 안에 금과 은 600탈란트가 묻혀 있다.
- 묘지 안 큰 도자기관속에 71탈란트 20미나가 묻혀 있다.
이 문서에 나온 보물의 양을 모두 합쳐보면 오늘날의 금액으로 최소 10억 달러 이상이 나갈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고, 구리 두루마리에 적힌대로 가능성이 높을 만한 곳을 수색했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그래서 이 구리 두루마리가 가공의 보물에 대해 적은것이라는 주장을 하는 학자들도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굳이 가공의 보물에 대해서 적을 건데 공들여서 구리판에 글자를 새겼다는 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또한 각지의 지명을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보물의 양도 구체적인 것으로 보면 뭔가 실체가 있지 않았을까라는 주장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4 구리 두루마리의 보물 정체는?
이 보물의 정체를 두고 몇가지 설이 나오고 있다.
첫째, 에세네파 혹은 쿰란 공동체의 자산이었을 것이라는 설이다. 에세네파는 본래 하스모니안 왕조의 왕과 대사제 겸직 정책에 반발했다가 예루살렘에서 추방당한 자들이었는데 이들이 하스모니안 왕조에게 쫓겨나기 전에 예루살렘과 예리코, 쿰란 인근으로 가면서 자신들의 재산을 숨겨두었고 이를 나중에 쓰기 위해 구리 두루마리에 재산을 숨겨둔 곳을 표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에세네파의 성향이 금욕적이라는 것 때문에 과연 에세네파가 오늘날 가치로 10억 달러 이상되는 엄청난 보물을 소유했을까라는 데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둘째, 예루살렘 대성전의 소유 보물이었을 것이란 설이다. 예루살렘 대성전이 전란을 대비해서 보물을 각처에 분산해 숨겨두었다가 대성전이 파괴되거나 어려움에 처했을 때 분산된 보물을 되찾기 위해서 구리 두루마리를 만들었을 거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설은 왜 예루살렘 대성전의 보물지도가 쿰란 동굴속에 있었는가에 대해선 해명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셋째, 유대왕국이 바빌론에게 멸망당하기 전에 숨겨둔 유대 다윗왕조의 보물이거나 파괴된 제1 대성전의 보물지도였을 것이란 설이다. 바빌론에게 보물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예루살렘에서 예리코를 거쳐 쿰란에 이르는 지역에 보물을 분산해 숨겨두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제1 대성전의 가장 중요한 보물인 성궤를 최종적으로 숨겨둔 곳을 알려주기 위해 이 두루마리를 만들었을 것이란 추정을 하기도 한다,
넷째, 유대전쟁때 반란을 위해 모은 자금을 숨겨둔 곳을 표시하기 위해 만들었을 것이라는 설이 있다.구리 두루마리의 연대에 대해 학자들마다 이견은 있으나 대체로 기원전보다는 기원후에 더 많은 의견이 일치하고 있어서 과연 에세네파의 자산이나 대성전의 보물지도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연대적으로 대부분 학자들은 기원후 70년대를 말하고 있는데 이시점은 바로 유대인들의 반란이 일어났던 시점으로 반란군들이 로마에게 대항하기 위해 각처에 자금을 숨겨두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설에 따르면 구리 두루마리의 내용대로 탐사했으나 보물의 흔적이 전혀 없는 것은, 유대전쟁후 로마가 은닉한 반란군의 자금을 알아채고 구리 두루마리의 사본을 입수해서 모조리 캐내갔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5 구리 두루마리 최후의 미스터리
구리 두루마리의 최후의 미스터리는 바로 마지막 장소에 대한 언급이다.
입구가 북쪽 무덤을 향해 열려있는 코클릿 북쪽 부드러운 바위에 지하로 통하는 구멍이 있다라는 구절로 구리 두루마리는 끝나는데 이 마지막 구절은 보물의 위치가 아니라 또 다른 단서를 지닌 구리 두루마리가 있는 곳을 말하고 있다. 문제는 코클릿이 대체 어디냐는 점인데 학자들은 이를 해독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마지막 구절에서 말하는 마지막 장소에는 또 다른 구리 두루마리가 있고 그 구리 두루마리에는 이전것보다 더 엄청난 보물이 숨겨진 곳을 말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정을 하고 있다. 어떤 이는 그것이 성궤의 위치를 적은 것이 아닐까라고 추정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