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매우 작은 관직을 이르는 말
중국어로 '지마'는 깨를 뜻한다. 관직이 정1품 ~ 종9품까지 있으나 가장 말단인 9품[1], 그 중에서도 깨알같이 작은 관직이라고 해서 구품지마관이라고 한다. 혹은 칠품지마관이라고도 한다.
정확하게는 후보지현(候補知縣)을 이르는 말로, 후보[2]는 과거 등으로 등용은 되었으나 확실한 관직을 받지 못한 사람을 이르는 말로 현대 우리나라에서는 같은 한자로 뜻이 변하여 선거 후보 같은 식으로 쓰인다. 지현은 현의 관리인 현령을 말한다.
즉 정확하게는 현령을 보좌하는 직위 혹은 현령이 따로 부임하거나 지명되지 않았을 때 현령을 위임하는 현령대리 정도가 되며 워낙 말단이고 황제의 명이 아니어도 상위 지방관리가 임의로 지명가능했기 때문에 매관매직이 성행했다. 한국 역사로 말하자면 사또나 이방(이방아전) 정도?[3]
물론 이거 하나 설명하자고 만든 항목은 아니다.
2 주성치 주연의 홍콩 영화
원제 九品芝麻官之白面包青天 [4]
중국의 판관을 소재로 다룬 코미디 영화로, 포청천의 개그 오마쥬 작이다.[5]
2.1 시놉시스
어느 달밤이 뜬 날, 어린 포룡성은 달님에게 소원을 빈다. '청렴한 관리가 되어 탐관과 악인을 잡고 싶어요...' 그러자 그는 어머니[6]에게 얻어 맞는다. '그럼 니네 아버지를 잡겠다는거냐?' |
시간이 지나 성인이 된 포룡성, 무식하여 관리가 될 재량이 못되는 그[7]는 향토 관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돈으로 관직을 사 '구품지마관'이 된다.[8][9] 그런 그에게 탐관오리였던 아버지는 뒤늦게나마 뉘우쳐 아들에겐 청렴한 관리가 될것을 당부한다.
그러나 천성자체는 좋은 사람이었지만, 배운 것도 별반없고 그리 똑똑하지도 못했던지라 관리로써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애초에 탐관오리였던 아버지를 보고 자랐기에 은근히 뇌물과 돈을 밝히는 등 청렴한 관리와는 먼 삶을 살고 있었다.
게다가 관동에서 가장 유능하고 악독한 부패 변호사 방당경이 가해자에게 돈을 받고 처를 겁탈 당할뻔 한 피해자를 오히려 가해자로 만들어버림에도 그의 사기적인 말빨로 인해 별다른 저항도 못한채 어리숙하게 속아넘어가게 되고 이런 판결에 분노한 마을 사람들은 멍청한 포룡성에게 이 사건의 책임을 묻고는 관아 앞에 함정을 파거나 그가 눈에 띄면 온갖 물건을 집어던져 쫓아내버리는 등 마을내에서도 그의 입지는 더더욱 좁아지게 된다. 가족과 자기 곁에 늘 붙어있는 나이가 훨씬 많은 조카(오맹달)만이 유일한 벗일 정도.
그러다 포룡성같은 탐관오리 덕분에 장사가 잘된다며 다른 마을 사람들과 달리 포룡성을 반겨주던 척씨 가문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그곳의 신부인 "진소련"(장민)에게 첫눈에 반해 버리게 된다. 그 와중에 결혼식 하객들 사이에 숨어있던 강도를 추격해온 무술의 고수 '표두'(서금강)가 강도를 다 때려잡은 후 진소련 일가도 사건에 연루되었다며[10] 포룡성까지 트집 잡으며 궁지에 몰아넣자 포룡성은 그를 돕는 척 하며 관아로 데리고 온 후 그를 제압해[11] 감옥에 가둔다. 순전히 표두의 태도가 맘에 안들어 한 일이었지만, 이 사건을 통해 마을 사람들은 포룡성이 척씨 일가를 도와주었다며 표룡성을 다시 보게 되고 무시 당하고 원망만 듣던 예전과 달리 정말 제대로 된 관리 대접을 받으며 전화위복에 성공한다.
그런 포룡성의 활약(?) 덕분에 진소련의 결혼식은 잘 진행되었고 진소련에 대한 마음은 여전했지만 결혼을 깰 순 없는 노릇이었기에 그녀를 가슴 속에 묻은채 시간을 보내게 된다.
몇달이 지난 후, 그녀가 있던 가문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높은 관리인 수사제독 상곤의 아들 상위가 진소연을 겁탈한 후 그녀의 남편과 가족 그리고 하인들까지 모조리 때려죽인 것. 청렴한 관리로써의 마음에 눈뜬 포룡성은 처음엔 그의 어마어마한 권력에 한껏 겁을 먹었지만 진소련의 애절한 눈빛에 곧 마음을 고쳐먹고 상위를 옥에 가둔뒤 다음날 처형하겠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수사제독 상곤의 사주를 받은 방당경과 상곤의 계략에 의해 상위는 오히려 피해자의 신분으로 무죄방면, 진소련이 가족들을 독살했다는 누명을 쓰고 옳은 판결을 한 포룡성마저 뇌물수수로 인해 관직을 잃게 된다.[12]
이후 어떻게든 진실을 밝히기 위해 조카와 독살이 아니라는 증거를 찾다가 포룡성이 올걸 예측하고 미리 잠복해있던 부패관리에게 붙잡혀 시신 훼손죄로 옥에 갇히고 돼지와 그짓을 했다(...)는 황당한 누명을 쓰고 처형까지 당해야하는 신세가 된다. 다행히 포룡성을 팔아넘겨(...) 빠져나갔던 조카의 대활약으로 옥에서 탈출하게 되고 포룡성은 진소련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정의의 실현을 위해, 그리고 포씨 가문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척씨 일가 살인에 관련된 탐관오리들과 악인들에게 복수를 다짐하는데…….
2.2 내용
주성치 영화들 중에 주성치식의 개그가 두드러지는 작품. 권선징악의 구조, 행복한 결말, 진지한 듯 진지하지 않은 전개까지 전형적인 주성치 개그가 한껏 아우러진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이다. 또한 코믹과 약간의 두뇌싸움의 조화도 훌륭하다. 풋풋한 시절의 종려시를 볼 수 있는 것도 나름 장점.
단점은 너무 주성치 식이라는 것지만, 애초에 주성치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겐 지극히 주성치 스러운 영화야 말로 백미이자 진국이기 때문에 딱히 단점이라고 할 수는 없다. 또한 후반의 말빨vs말빨로 이루어지는 싸움이 꽤나 흥미롭고 통쾌하기 때문에 주성치의 팬 뿐만 아니라 통쾌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꼭 봐줄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배경이 청나라 시절때라, 후반부 재판에서 집안의 가보인 상방보검으로 위협을 하다가, 그게 명나라 황제가 내려준 검이라는 게 알려지고 역관광 당할뻔하기도 한다.[13] 명나라 황제가 준 검으로 청나라 관리를 베려했으니, 반역죄나 마찬가지. 반청복명 다행히 환관이 칼을 삼키면 없던 일로 해주겠다고 했다가[14] 수배당해 쫓기던 시절에 잠깐 배운 재주로 정말로 칼을 집어 삼킨 포룡성 덕분에 없던일이 되어서 잘 마무리 된다. 다만 어설프게 배웠는지 칼날이 엉덩이로 삐져나온다. 그것도 아주 길~~게 이는 포청천 시리즈에서 태조 조광윤이 선조에게 하사한 면사품으로 죄를 짓고도 빠져나가려는 권력자들을 패러디한 부분.
영화의 백미는 말빨을 수련하는 주성치의 모습과 말빨 싸움. 신성한 법정에서 팔부장관의 권한 아래 악당들에게 대놓고 실컷 쌍욕까지 해대는 모습이 장난이 아니다.[15] " 더불어 황제의 빽을 믿고 공명정대하지 못한 채 자기 양아들이라고 도가 지나치게 편들어주는 환관에게도 예외없이 쏟아지는 고자 드립과 쌍욕도 꽤 볼거리. "할아버지가 아니라 할머니지!", "뭣도 없는 고자주제에!"
참고로 포룡성이 팔부장관이라는 일급 관직을 얻게 된 이유는 황제와의 인연 덕분인데 황제의 첫만남이 기루였는지라[16] 황제가 위험할때 도와준 것에 대한 보은으로 자신의 속옷을 증표로 주고[17] 이후 포룡성의 사연을 듣고 황제도 정의를 실현하고자 포룡성에게 관직을 하사하게 된 것 이다.
권선징악도 잘 이루어지고 다들 행복해지지만 결말이 좀 아스트랄한게 포룡성이 악을 처단하고 은퇴한 뒤 차린 가게가 장사가 아주 잘되는데 모두 그 비결을 묻자 황상이 선물로 준 속옷의 향기를 맡자 이상하게 기운이 솟고 운이 따른다고 모두 한번씩 맡아보라 한다. 그래서 등장인물들이 모두 황제 속옷의 향기를 느끼고(...) 있는데 황제를 모시던 친왕이 와서 황제의 부음을 전하게 된다. 그런데 황제의 사인은 매독사.[18] 그걸 들은 포룡성이나 다른 인물들이 기겁하며 속옷을 집어던지며 넘어지는 결말.[19]- ↑ 중국의 경우 청나라 건륭제 이후 9품제도가 확립되었다고 본다. 그보다 훨씬 이전에도 존재는 했으나 확실하고 간단명료하게 정립된 것이 건륭제 때. 때문에 인터넷 등에서 검색 가능한 중국의 9품제도, 특히 표로 정리된 것은 거의 100% 청나라 건륭제 이후의 9품제도이다.
- ↑ 候補 : 돕기를 기다림, 보충하기를 기다림.
- ↑ 지현과 이방 둘 다 이부의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도 동일하다. 사또 보다는 이방 쪽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으나 아래 영화에서도 나오듯 이방보다는 좀 더 권력이 컸고 사또보다는 권위가 낮았다(중앙에서 직접 파견한 관리가 아니었기 때문.)
- ↑ 구품지마관의 백면 포청천 이라는 뜻. 포청천이 원래 검은 얼굴로 유명했는데 반대로 흰 얼굴이다.
- ↑ 당시 판관 포청천 드라마가 홍콩에서 유행하자 주성치의 영화 대부분을 제작한 영화사 Win's Movie Production의 사장이자 제작자인 항의승(向華勝)이 94년 설날 개봉을 목적으로 급조하여 제작된 영화이다.
- ↑ 이 어머니도 상당히 골때리는 분인데 포룡성이 성인이 된 시점에는 치매에 걸려서 자기 자식과 조카, 남편도 구분못하고 칼과 생선도 구분못하는 등 간간히 등장해서 매우 웃기지만 포룡성에겐 매우 좋지 않은 활약을 펼친다.
- ↑ 어릴때는 열심히 공부하여 청관이 될려는 마음이 있었으나 아버지가 탐관이라 포기하게 된것.
- ↑ 위 1번 항목처럼,현령이 부재한 사이에 돈으로 후보지현의 자리를 산 것.
- ↑ 관직을 산 이유는 비록 과거는 안쳤으나 청관이 되려는 마음자체는 있었기에 잠깐이나마 관직에 오르고자 한 것
- ↑ 실은 돈 뜯어내고자 하는 수작
- ↑ 이 방법이 상당히 웃기는 데 도망치면서 일부러 마을 사람들이 자신을 빠뜨릴려고 설치한 함정으로 유인해 표두를 거기에 빠뜨린 뒤 "포룡성이 빠졌다!" 고 외치자 마을 사람들이 일제히 몰려와 함정에 온갖 야채를 던져버려 천하의 고수인 표두도 속수무책으로 당해버린다.
- ↑ 상위 사형판결 이후 방당경이 찾아와 은덩어리 산으로 회유했다. 물론 포룡성은 거절하지만 그렇다면 할머니의 면회라도 허락해달라며 조르자 아직 완전히 청렴한 관리가 되지 못했던 포룡성은 할머니 면회정도는 괜찮겠지라고 자기 합리화를 한 뒤 뇌물을 받게 된다.
- ↑ 이것도 치매 걸린 어머니의 대활약 덕분이다.
- ↑ 평범한 사람은 칼을 삼킬 수 있을리 없으니 실제로는 절대 용서치 않겠다는 의미였다.
- ↑ 포룡성이 하는 욕의 뜻은 대충 "난 네 엄마랑 잤다" 라는 건데 이는 우리나라의 욕인 씨x같은 종류의 욕이다. 쉽게 말해 "에이 씨x"이라고 한거.
- ↑ 황궁안에 황후며 첩들이 모두 신하의 여식들인데 공을 세운 신하들이 대부분 무인인지라 모두 박녀여서 몰래 밤나들이 한 것.
- ↑ 정확히는 기루에 온걸 다른 신하
이놈도 기루에 여자보러 들른거에게 들킬까봐 탁자안속에 들어가던 중 흘린걸 포룡성이 주웠다. 황제 전용 속옷이었기에 포룡성도 그가 황제인 걸 알아채고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 해주고 황제에게 직접 어장을 한것. - ↑ 매독은 전염율이 매우높고 삶아도 그 균이 제대로 죽지않아 매독환자나 사망자가 입은 옷들은 불태우는게 당시 사회의 관습이었다.
- ↑ 매독은 전염율도 높지만 치사율도 높아 당시로서는 한번 걸리면 죽는 불치병으로 여겨지는 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