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북한에서 쓰는 선불카드 내지는 직불카드이다. 신용카드의 기능도 있다고 하긴 하는데 정확하진 않다. 사실 있다 해도 제대로 돌아갈 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북한 자체부터가 신용이 없고 북한 주민들은 더더욱 말할 필요가 없다. 외국인이면 모를까...먹튀하면 안습 일단은 신용카드보단 체크카드쪽에 더 가깝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명칭인 ‘나래’는 북한식 표현으로 전자결제카드를 의미한다. 즉, 북한 조선중앙은행에 북한 화페 북한 원 계좌와 외화계좌를 개설하고, 여기에 일정량의 현금[2]을 예치한 뒤에 카드회사에서 개인 카드로 북한 돈을 입금해 주면 이를 가지고 현금카드로 사용하는 개념.
2 역사
사실 북한에서 신용카드 사용은 1990년대부터 시작됐지만 외국인을 대상으로, 그것도 대단히 제한된 곳에서만 이뤄져 왔다. 하지만 90년대나 2000년대 초반에는 북한의 기업들이 하루, 한달 단위로 바로 바로 매출 결산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후불로 청구되는 신용카드 사용은 상당히 복잡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으며 또한 당시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가 일상화되어 있는 조건에서 혹시나 사후 결재가 이뤄지지 않을 것을 우려하여 많이 쓰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북한도 세계적 추세로 되어 있는 전자결제를 마냥 미룰 수만은 없었고 2005년에 ‘실리’라는 이름의 IC현금카드를 처음으로 발행했다. 이 현금카드는 합영은행인 동북아시아은행이 발행한 것으로 은행에 돈을 미리 넣고, 일부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으며 제한적이었다. 당시 가맹점은 평양호텔, 창광외국인숙소식당, 네거리상점 등 13개였다. 사실상 북한 주민보다는 외국인과 고위층만을 대상으로 했다고 할 수 있다.
첫 현금카드 발행 후 5년이 지난 2010년 조선무역은행이 북한 내 일반 주민들물론 그나마 북한에서 먹고 살 만한 평양 주민들이 상당수지만도 사용 가능한 전자결제 카드인 [나래]를 발행하고, 다음해 고려은행이 [고려]카드를 발행하면서 북한에서는 본격적으로 현금카드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북한 조선무역은행에서 처음 발행된 이 나래 카드는 전자결제방식을 차용하였는데, 처음 발행된 ‘나래’ 카드는 외화계좌에 예치된 달러화 등 오로지 예치된 외화만으로 결제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듬해 북한 고려은행도 덩달아 ‘고려’카드를 발행하면서 외화 뿐만 아니라 북한 원으로도 결제가 가능한 카드가 도입되기 시작.
3 사용
나래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은 2010년 첫 도입 후 2년 만에 평양의 전 구역으로 확대돼 주요 호텔과 식당, 외화상점, 슈퍼마켓, 모든 손전화봉사소(휴대폰판매소) 등 120곳을 넘었다. ‘나래’카드는 대외결제은행 외화교환소에서 미화 3달러의 가입비(카드 발급비)를 내면 발급받을 수 있으며, 전국의 모든 외화 봉사단위들에서 상품과 용역에 대한 대금을 지불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카드를 발급 받을 때 사용자만이 알 수 있는 비밀번호 4자리를 입력하고, 비밀번호를 세 번 연속 틀리면 카드 결제가 자동으로 중지된다. 카드를 파손하거나 분실하면 신분 확인 후 재발급하는 등 국제사회의 카드 사용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평양에서 ‘나래’ 카드를 직접 사용해본 외국인들은 “물건값으로 100유로를 내면 거스름돈이 없어 오랫동안 기다렸지만, ‘나래’카드를 사용하면 훨씬 빨리 지불할 수 있어서 좋다”, “물품을 구입하기 위해 외국인으로서 일일이 환전해야 하는 불편함이 없어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고무된 북한 당국은 한발 더 나아가 외화뿐만 아니라 북한돈 전용 현금카드를 도입하였다. 사용 방식은 일단 국가은행에 돈을 저축하고, 그 금액만큼 상점 등에 가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일종의 ‘체크카드’다. 이제 북한도 자국 주민들에게 현금카드 사용을 권장하기 시작한 셈이다.
4 도입 배경
이렇게 북한이 현금카드 사용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신용카드 도입을 언급한 것은 전자결제시스템이 안정화되고 주민들이 카드 사용에 익숙해졌다고 판단한 결과로 보인다. 자칭 ‘세계적 추세’가 강조되는 김정은시대에 들어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신용카드 사용까지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5월 “전자결제 방법의 적용은 시대의 요구이며 그 우월성은 이미 우리나라에서 크게 발휘되고 있다”며 “모든 상업기업소(백화점, 상점 등 유통업체)들에서는 결제의 전자화, 정보화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을 보다 힘있게 벌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카드사용 확대를 통해 주민물론 평양 기득권 주민들이겠지만 들과 얼마 안 되는 외국인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민간에 유통되는 외화를 재정으로 흡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은 민간영역에 40억 달러 상당의 외화가 잠겨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카드 사용을 권장해 외화와 현금 사용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즉 어디에 썼는지 감시하겠다는 불순한 의도도 갖고 있다. 북한 당국이 고위 관리나 고위 장성급 군인들에게 카드를 지급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그 전에 일반 사병들에게 식량배급이 우선 아닌가? 일부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부터 인민군 장성들에게 일정액의 외화가 충전된 전자결제카드를 지급해 평양의 외화상점과 식당, 청진과 함흥 등 지방 휴게소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생활비 외에 군 산하의 무역회사를 통해 개별적으로 외화를 조달해 보관, 사용하는 것을 차단하고, 현금 사용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것이다.
북한은 올해 초부터 외화를 취급하는 모든 개인과 기업소, 기관에 ‘내화 구좌’와 함께 ‘외화 구좌’를 별도로 개설해 거래토록 하고 실제 시장에서 통용되는 환율을 적용하고 있는데, 기업들이 대금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다가 당국에 압수되거나 높은 시장환율로 불법적으로 환전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과거 북한에서는 거래대금을 24시간 안에 은행에 예치하도록 했는데, 내화와 외화 계좌가 없는 경우에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가 압수 당하는 경우가 있었다. 김정은시대에 들어와 이처럼 불필요한 사유로 규정을 위반하거나 개별적으로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현상을 없애려 내화와 외화 계좌를 모두 가질 수 있게 허용한 것이다.
5 전망
북한은 앞으로 현금.신용카드를 활용한 금융분야의 전자결제 외에 전자칩이 내장된 ‘전자 공민증(주민증)’ 도입 등 사회 전반에 전자카드 도입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북한은 2000년대 중반부터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기능을 활용해 인민대학습당, 김책공업종합대학 전자도서관 등의 출입증을 전자카드로 바꿨고, 심지어 남쪽과 기능이 유사한 교통카드도 일부 발급해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하긴 하는데... 물론 남쪽과 비슷하다는 말은 100%신뢰가 되진 않는다
강윤일 평양정보기술국(구 평양정보쎈터) 카드연구소장도 <노동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세계적으로 전자카드가 전자현금카드, 지하철운임카드, 버스운임카드, 전화카드, 의료카드, 출입카드, 전자여권 등에 이용되고 있다고 소개한 후 북한에서도 전자카드 이용 분야를 확대하기 위한 사업이 활발하다고 주장하며 전자카드가 경제를 현대화, 정보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자체 보도이니 업적 과장용 허세일 수도 있다
2011년 5월 평양정보쎈터가 전자결제카드, 출입카드, 급양봉사카드, 도서관리용카드 등의 여러 가지 전자카드를 개발했다고 공개한 바도 있다.
이렇게 볼 때 바야흐로 북한에서도 경제 일상에서 전자 카드 활용이 점차 일반화되어가거나 혹은 되어갈 것이라고 예상은 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