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신

1 나막신의 제주도 사투리.

2 남자 신

예전에 한국에서는 접두에 성별을 알리는 '남'이나 '여'를 붙이는 경우는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요즘 보이는 여기자나 여의사, 이 항목의 남신은 서구 문물의 성별개념 덕분에 새롭게 생긴 것.

성별을 붙이는 개념이 유입되었다고 해도 예전에는 남자에게 '남-'이란 접두사를 붙이는 경우는 잘 없어서(여자가 다니는 고등학교를 '여자 고등학교'라고는 불러도 남자가 다니는 고등학교를 '남자 고등학교'라고 부르진 않는다. 여자 기자를 '여기자'라고는 불러도 남자 기자를 '남기자'라고 부르진 않는다) 신의 성별을 얘기할 때도 똑같은 조어 원리로 여자 신은 '여신'이라고 불러도 남자 은 '남신'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신화종교학 등에서 을 일컬을 때는 2014년 현재까지도 역시 이렇게 부르고 있다. 하지만 이 말이 한국에서 대중적으로 쓰이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아름다운 여자 연예인을 여신이라고 부르게 된 이후다. 연예계 등에서는 2010년부터 '여신'의 반댓말로 '남신'이란 말이 생겼는데, 이는 연예계에서 쓰이는 '여신'이란 말은 '여성적인 매력을 통해서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사람'이라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물론 연예인들 중에서도 성별이 있는만큼 남성적인 매력을 통해서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연예인 역시 당연히 존재하는데, 기존의 '여신'이란 말의 반대어인 '신'이란 말에선 이런 남자 연예인들이 뿜어내는 '남성적 매력'이란 의미를 충분히 강조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남신'이란 단어가 일단 생기고 나서는 의미의 확장을 통해 기존에 신을 일컫던 분야에서도 여신의 반댓말을 '신'이 아니라 '남신'으로 쓰는 경우가 점점 보이고 있다. 그리고 갈수록 높아지는 남녀평등 의식을 반영하는 것인지 '남신'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남-' 접두사가 쓰이는 곳이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다. 이 중에 직업이나 신분을 나타내는 단어에 '남-' 접두사가 쓰이는 것은 양성평등 의식이 날로 개선되고 있는 시대상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여성이 직업 활동을 하는 것이 흔하지 않았던 시대에는 사회 활동을 하는 직업은 대부분 남자가 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남자가 하는 경우에는 굳이 접두사를 붙이지 않았고 여자가 그런 직업에 있는 경우는 특이한 경우라서 의미를 한정하는 '여-' 접두사를 붙인 것인데, 양성 평등 의식이 발전하면서 여성이 그런 직업을 갖는 것이 흔하게 된 지금은 굳이 여성에만 '여-' 접두사를 붙일 당위성이 사라져 가고 있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