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은 역사소설이면서도 말[言語]에 대해 기술한 소설인데, 소설 서두 여섯 문장의 주어가 모두 '말'이라는 단어로 시작하는 것이 대단히 인상적이다(한 번 '말'이 아니라 '혀'로써 언급되지만, 문학적으로 충분히 말로써 이해할 수 있다). 칼의 노래 첫 문장만큼이나 인상깊은 서두. 역사적 사실과 얼마나 맞는지 틀리는지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말이 어떻게 실현되고 좌절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한 감상 포인트다.
청나라 군대의 침입이라는 일종의 재해에서 각자의 뜻과 말만을 되풀이하며 섞이지 못하는 관료들과 왕, 이들의 허무한 담론이 백성들이 원하는 생의 의지 앞에서는 미사여구에 불과하다는 걸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결국 나라의 굴복이나 사대부의 충정과 배신과는 상관없이 민중들은 본인들의 삶을 꿋꿋이 살아나간다는 의식이 작품 내내 보여진다.
다만 실제 역사와는 다른 점이 많다. 실제로 청군은 공방전 초기에 점령을 위해 지속적인 공격을 했고, 조선군은 이를 훌륭히 방어하면서 성 밖에서도 여러 전과를 올렸다. 결국 청군은 남한산성 점령에 실패했지만 포위망을 풀지 않았고, 조선군은 강화도의 함락과 군량, 사기가 떨어지면서 항복한 것일 뿐. 하지만 소설에서 청군은 전투 내내 조선군을 굶겨 죽이기 위해 주로 포위와 소규모 공격만 하는 소극적 작전을 벌이고, 조선군은 이에 대해서도 제대로 대응을 못 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정명수의 일가족이 비극적으로 몰살당한 것으로 묘사했는데, 실제 역사에서는 정명수의 어머니 및 일가 친척들은 정명수가 출세하여 돌아올 때까지 조선에 살아있었고 그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이는 작가 김훈이 소설의 주제를 고증보다 우선시했기 때문이다.[1] 즉 실제 역사가 이랬다고 생각하면서 읽어서도 안 되고, 역사서가 아닌 소설이므로 이는 어느 정도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다만 역사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김훈의 작품에 비판받아야 할 수준의 치명적 오류라고 할 것까지는 없다.
소현세자가 자신이 죽더라도 자신의 아들들이나 봉림대군이 나의 뒤를 이을 수 있으니 자신을 출성시켜 오랑캐 진영으로 보내달라고 청한 일화 등은 빠져 있지만, 김상헌, 정온, 윤집, 오달제 등 척화파 신하들이 서로 죽음을 자청한 일화, 장수들이 행궁을 포위하고 척화파 신하들을 내보낼 것을 강요하며 왕과 신하들을 위협한 일화는 잘 묘사되어 있다. 후자의 경우, 성을 나가지 말자는 대간의 목소리와 출성을 풀고 나가자는 장수들의 목소리가 교차되어 대위법적으로 묘사되어 있어 사뭇 비장하다. 박진감 넘치는 활극이나 전쟁소설이라기보다는, 뭔가 묵직하면서도 선이 굵은 느낌의 소설.
2007년 대산 문학상을 수상했다.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도 수록되었다.
2009학년도와 2017학년도 연세대학교 논술 시험에서 지문으로 출제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