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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회 동인문학상 수상 | ||||||
이문구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 (2000) | → | 김훈 칼의 노래 (2001) | → | 성석제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2002) | ||
제28회 이상문학상 수상 | ||||||
김인숙 바다와 나비 (2003) | → | 김훈 화장 (2004) | → | 한강 몽고반점 (2005) |
1 개요
2 생애
1948년 5월 5일 서울특별시 태생이다. 경향신문 편집국장을 지낸 바 있는 언론인이자 소설가인 김광주[1]의 아들로, 서울 돈암초등학교와 휘문중학교, 휘문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해 2년 만에 영어영문과로 전과했다.
그러나 군 복무 뒤 가정사정이 어려워지자 중퇴했다. 집안이 어려워진 것은 김광주에게 원인이 있었다. 김광주가 막장부모였던 것은 아니고, 김광주는 말년에 무협소설을 집필했는데 당시 출판 계약이란게 출판사가 일정량의 원고료만 주고 책의 출판으로 인한 인세는 출판사가 독차지하는 구조라서 김광주의 소설이 잘 팔려도 돈을 제대로 벌지 못했다. 때문에 집안이 대단히 어려워진 것. 김훈이 군에서 제대하기 직전 김광주가 사망했는데, 어찌나 집안이 어려웠던지 묘지조차 제대로 구하지 못해서 김훈은 묘지 비용을 할부로 갚아내야 했단다.
1973년 한국일보에 입사, 사회부 기자로서 활동하다가 국민일보, 한겨레신문, 시사저널 등의 언론사를 여러 곳을 거치면서 기자로서 활동해 왔다. 사표를 쓴 것만 소설가가 되기 전까지 무려 열일곱 번이었다고. 정 싫으면 스스로 알아서 관두고 나왔다고 한다.
1986년 3년 동안 『한국일보』에 매주 연재한 여행 에세이를 묶어 낸 『문학기행』(박래부 공저)이 첫 책으로, 1994년 "빗살무늬토기의 추억"을 시작으로 소설로 옮겨갔다. 황석영의 담당 기자였다고도 한다. 황석영을 담당하면서 한 주된 업무는 원고 펑크 내고 튄 황석영 잡아오기(...)였다고 하며 장길산 연재 당시 황석영이 펑크를 내면 글빨 있는 기자에게 지난 줄거리 요약을 써서 땜빵했는데 이것도 주로 김훈이 맡았다고 한다. 이 때 한 고생 때문에 술만 취하면 그때 원한을 떠올리며 "그때 잡아서 죽여버리는 건데"라고 한다고.[2]
2001년 출간한 칼의 노래(동인 문학상 수상작)로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부터 유명세를 타기 시작[3], 이후 출간하는 작품들마다 대중의 관심을 받으며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꾸준히 새로운 작품들을 집필했다.
3 평가
늘어뜨린 문장이나 형이상학적인 표현을 거의 쓰지 않는다. 매우 일상적인 단어들과 단문 형식의 문장만 사용해서 문장 전체가 한번에 읽힌다. 중요한 것은 그 단순한 문장만으로 형용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점. 어휘를 쓰는 것 만큼이나 어휘를 아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묘사하지 않음으로써 더 정확하게 묘사하는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4]
등장인물의 성격을 절대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이는 김훈의 인간관과 관련되어 있는것으로 보인다. 착하다, 나쁘다, 따뜻하다, 냉철하다, 교활하다, 정직하다 같은 단편적이고 분명한 껍데기를 씌우는 순간 그 인물은 현실성을 상실한다고 생각하는 듯. 오로지 인물의 외양과 행동, 말투만을 묘사해서 독자로 하여금 인물의 성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한다. 다만 이 점에서 독자마다 호불호가 매우 갈린다. 특히 문장 표현의 심미성이나 등장인물에 대한 섬세한 심리 묘사에 감정포인트를 두는 독자들은 김훈의 작품을 매우 낯설어한다.
한국어를 다루는 능력에서 만큼은 그 누구와도 차원을 달리하는 수준이다. 이어령박사로부터 어휘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인간에 대한 입장은 굉장히간단히 말해 허무주의에 가까우나 이것이 어떤 종류의 허무주의인지 규정하려면 꽤 애매하고 복잡하다. 김훈은 피안의 자연과 인간을 대비하면서 인간은 속세의 굴레에 갇혀 결코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감각적으로 묘사한다.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허무한 속내를 드러내곤 하지만, 딱히 인간사회에서 벗어나고자 하거나 자연을 벗삼는 것을 대안으로 생각하지 못한다. 아예 그런 시도나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엄밀히 말하면 허무를 느낄 자리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다.[5]
이렇게 엄밀히 말하면 굴레라는 표현이나 벗어난다는 표현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허무주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주장하는 극단의 세속주의로 해석할 여지마저 생긴다.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를 굉장히 강조하는 것도 허무주의에 일조한다. 인간은 자연에서 벗어날 수 없고 자연이 피안이 될 수 없다는 의미이기 때문. 클리셰로 쓰이는 소재는 노년의 각종 질병과 신체 형벌, 죽음이며, 각종 생리적 현상인 똥 오줌 생리 등에 대한 강조도 마찬가지 역할을 한다.[6] 또한 다양한 감각적 장치들은 인간이 생물임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특히 여성은 자연을 더욱 가까이 품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결코 굴레를 벗어날 여지가 없는 것으로 나온다.(아래 마초 논란 참고.)
앞서 말한 수식이 많고 화려한 서술 방식이 독자에게 불친절한(한마디로 읽기 힘든) 편인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 불편한 서술이 작품의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어서 한번 재미있게 읽은 사람은 신작을 계속 사서 보게 되는 마력을 지닌 작가라는 평가가 있기도 하다. 문학평론가 남진우는 그를 일러 '문장가라는 예스러운 명칭이 어색하지 않은 우리 세대의 몇 안되는 글쟁이 중의 하나'라고 호평했다.
역사를 소재로 한 소설을 쓸 때는 역사적 사실보다는 소설의 주제를 위한 재해석이 많이 들어간다. 항상 들어가기 전에 '이 소설은 오직 소설로서 읽혀지기를 바란다'고 쓰여있곤 하다. 또한 사극 소설에서 대체로 높으신 분들의 명분 논리와 무능에 고통받으면서 질박하게 살아가는 민초와 소수파의 삶, 그래도 역사는 흘러간다가 단골 테마다. 위에서 허무주의와 세속주의가 함께 언급되었는데, 사건의 흐름을 보면 갈등의 요인이 된 사건은 결국 개인 혹은 국가의 파국을 불러오나(허무), 사건이 끝난 뒤 살아남은 자들의 삶(굴레)은 그래도 이어진다(세속)는 얼개를 취하고 있어 이런 해석이 가능하다.
4 논란
4.1 성차별주의자 논란
과거 한겨레21 인터뷰에서 여러모로 논란이 될 법한 이야기를 해서 논란이 일어난 적이 있다. 페미니즘을 못된 사조로 여긴다던가, 가부장적 질서가 여자한테 편한거라고 말한다던가, 남녀는 근본적으로 평등하지 않으며 남성이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였다. 2015년 서양에서 새롭게 탄생중인 어성혐오 정서와 상당히 유사하다. 원문은 # 여기.
이 글로 김훈은 시사저널 기자들의 반발을 사 편집장을 사임하게 되었으며 이 인터뷰는 김훈의 성향을 비판하는 근거로 사용되기도 한다. 물론 김훈의 성향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지지의 근거로 사용하기도 한다.
본인도 이 마초 논란에 대해 부정했는데, 여자는 자기한테 알 수 없는 경외스러운 존재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즉 자기가 남자가 되어놔서 여자를 모르니까 여자 입장에서 쓸 수가 없다는 얘기다. 그럴싸한데? 그래서 작중에서 여성 캐릭터들은 구석에 처져서 부가적인 역할만 하고 있다고. 하지만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한 단편 소설 '언니의 폐경'에서는 여성의 관점에서 쓰여진 이야기이다. 놀랍게도 여성의 몸 속에서 생리혈이 흘러나오는 감각을 묘사하는 부분이 나온다. '내 젊은 날의 숲' 또한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다.
최근의 글을 보면 위의 논란이 되는 주장들이 한결 가다듬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가부장이란 여자를 지키는 존재이며, 여자들을 막 대하는 남자는 가부장이 아닌 양아치일 뿐이라고 말하며, 남녀의 불평등에 대해서도 전쟁의 기술 등 문명의 전반적인 힘이 남성위주로 계승되었기 때문에 여자들은 어쩔 수 없이 불평등한 입장이라고 말하고 있다. 즉 이게 옳다 그르다의 논리로 말한 게 아니라 현실이 어쩔 수 없이 그렇다는 주장.
4.2 전두환 미화 논란
과거 말단 기자 시절에 전두환을 미화하는 내용의 기사를 작성한 적이 있다. 일명 '용비어천가' 사건.
본인은 이 사건에 대해 변명조가 아니라 매우 담담한 어조로 아무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 더러운 일인데 강요되어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이라 그냥 내가 했다.
“내가 안 썼으면 딴 놈들이 썼을 테고… 난 내가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때 나를 감독하던 보안사 놈한테 이런 얘기를 했지. 내가 이걸 쓸 테니까 끌려간 내 동료만 때리지 말아달라. 걔들이 맞고 있는 걸 생각하면 잠이 안 왔어. 진짜 치가 떨리고….”[7]
이라고 한 마디 했으나, 보수 성향 및 이 사건을 문제삼아서 한겨레신문 등에 몸담았을 때 진보 성향의 젊은 기자들 사이에선 상당히 말이 많았다고 한다. 자랑할 만한 일은 절대 아니지만 총칼을 앞세운 당시 독재정권 앞에서는 어쩔 수 없던 일로 정상참작할 여지가 있다.
이에 대해서 애초에 김훈 본인의 성향이 그러했을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고, 전두환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에겐 김훈 지지의 근거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김훈이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과거에 자신과 동료들의 안전을 위해서 정권이 강요하는 글을 썼던 점에 대하여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견해는 심증에 지나지 않는다.
4.3 청해진해운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입장
"이것은 단순한 사고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사회의 비리와 문제가 다 드러나고 있는 것이죠. 파렴치하고 무자비하게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을 정치권력이 방치해놓고…살아온 세월에 대한 회한 같은 게 있었어요. 세계화, 경쟁, 자유화, 국제화나 경쟁력 강화, 이런 자본주의적인 가치와 자본주의적인 목표, 그 이면에는 어떤 진실성을 갖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반성해야 하는 계기가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2014년 10월 3일 문인들과 함께 팽목항에 방문하여 유족들을 격려하고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평소 우파적 성향으로 유명했고, 허무주의,염세적성향으로 정치•사회에 대한 회의를 보여주던 김훈이었기에 이 행보는 더욱 주목받았다.[8] 작가의 작품세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리라 예상된다. 2015년 새해 특별기고로 세월호 사건과 한국사회를 논평하는 글을 썼는데 가히 명문이다.기사 세월호 1주기 특별기고를 통해 세월호 사건과 한국사회를 다시 한 번 다뤘다. 기사
단순히 성향, 여태까지의 행보 등으로 편가르기를 하기 보다는 큰 문제에 힘을 합쳐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다.
5 출간된 작품 목록
- 문학기행 (공저, 1986년)
- 풍경과 상처(에세이, 1994년)
- 빗살무늬토기의 추억(첫 소설, 1994년)
- 중학생을 위한 소설 30선 상, 하(1995년)
- 자전거 여행 (에세이, 2000년)
- 원형의 섬 진도 (에세이, 2001년)
- 칼의 노래 (동인문학상 수상작, 2001년)
-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에세이, 2002년)
- 밥벌이의 지겨움 (에세이, 2003년)
- 현의 노래 (2004년): 가야 멸망기의 우륵의 이야기를 담았다.
- 화장 (단편, 이상문학상 수상작, 2004년)
- 개 (부제 - 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 2005년)
- 언니의 폐경 (황순원문학상 수상작, 2005년)
- 강산무진 (단편집, 2006년)
- 내 영혼이 한 뼘 더 자라던 날 (2007년, 공저)
- 남한산성 (대산문학상 수상작, 2007년)++++
- 바다의 기별 (에세이, 2008년)
- 공무도하 (2009년)
- 내 젊은 날의 숲 (2010년)
- 흑산 (2011년): 정약전과 신유박해를 다룬 소설이다.
- 라면을 끓이며 (에세이, 2015년)
6 트리비아
워드프로세서를 별로 쓰지 않고 원고지에 손으로 소설을 쓰는 것을 고집한다고 한다.[9]
자신이 집필한 작품의 경우 탈고라는 행위를 세상 속에 자기 글을 던져넣는 행위로 생각하기 때문에 집필이 끝난 자신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다고(...)
그리고 중증의 자전거 오타쿠라고 한다. 자전거 여행 같은 수필에서도 느껴지지만, 자신의 자전거에 풍륜(風輪)같은 멋드러진 이름을 붙이는가 하면 만나본 사람의 회고에 의하면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는데도 자전거에 대해 일장연설을 할 정도였다고 한다.
- ↑ 독립유공자이기도 한데, 김광주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김구를 보좌하며 문서 번역 및 분석 일을 맡았다.
- ↑ 황석영이 무릎팍도사에 출연해서 밝힌 내용이다. 그래도 서로 친분이 있어서 할 수 있는 농담일 것이다.
- ↑ 대표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초기 MBC 느낌표의 책을 읽읍시다에 출연,
정치성향과 달리이 책을 추천한 것이 유명세를 타는데 도움이 되었다. 성웅으로서의 이순신이 아닌 개인으로서의 고뇌하는 이순신이면서도, 불멸처럼 깎아내려지지 않았다는게 장점이란 평가가 있다.그래봐야 불멸의 이순신의 공동원작이다 - ↑ 이를 가리켜 네티즌 Lee J.H.는 "수식을 배제한, 간결하게 주어 술어로만 된 문장을 구사함에도 불구하고 기이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며 칭송하였음. 김훈의 문장이 왜 좋은 문장인지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다음 링크를 참조할 것.**.
- ↑ 그런 점에서 조선 후기 천주교가 포교되던 상황을 배경으로 하는 흑산은 꽤 예외적인 경우이다. 물론 흑산에서 정약전이나 황사영이 느끼는 천주교는 완전히 김훈식으로 각색된 자연주의에 가깝다.
- ↑ 흑산에서 신체가 말의 형상을 닮은 말꾼 마노리는 자연을 닮은 존재로 묘사되고, 때문에 작품에서는 거의 인간으로 취급되지 않는다고 봐도 좋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인간을 가축 취급하는데 그게 오히려 인간보다 이롭고 자연스러운 존재라는 사상을 황사영이 가지고 있다.
- ↑ 위에 언급된 한겨레 21에서 김규항과 대담한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 김훈은 다분히 위악적이고 냉소적인 태도로 일관한다. 이 인터뷰 이후 사직서를 내고 칩거를 거듭하며 칼의 노래를 집필한다. # 관련글
- ↑ 참조.
- ↑ 실제 친분이 있는 소설가 황석영은 무릎팍도사에 출연해서 '그건 걔가 그냥 게으른거야'라고 농담조로 까기도 했다... 실제로는 기계가 어렵다는 듯. 핸드폰도 옛날 폴더폰이고, 인터넷은 하지도 않는다.
뭐야? 평범한 동네 어른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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