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011년 디시인사이드 카툰-연재 갤러리에서 작가 카티프가 총 20화로 연재했던 만화. 이후 각종 포털 사이트로 퍼져나가 널리 알려졌으며 책으로도 출판되었다.
제목 그대로 선천적인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녹색 소년과 마을 뒷산에 살고 있는 붉은 거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표지에서 보이듯이 특유의 간결하고 단순한 그림체임에도 충분한 감동이 전해진다.(이곳에서 볼 수 있다)
여담으로 만화의 분위기를 봐서는 믿기지 않겠지만 작가는 일베저장소 유저이다. 자신의 블로그에 일베를 한다는 글을 올렸으나 현재는 삭제됬다.
2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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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숲골짜기의 어느 마을에서 선천적인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 어머니는 아이에게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도망쳐 버렸으며,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시고 현재는 할아버지와 단 둘이 조그마한 텃밭이 딸린 집에서 살고 있다. 평생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동네 아이들에게 놀림과 심한 괴롭힘을 받는 것은 일상이었으나, 어느날은 이것이 특히나 심해서 아이들에게 목발을 빼앗기고 이를 귀신이 나온다는 숲에 버렸다는 통보를 받게 된다. 소년은 귀신이 두려웠지만 목발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하기에 용기를 내어 숲에 찾아간다. 숲에 들어간 소년은 간신히 목발을 찾아내지만 숲 속에서 나타난 거인과 마주치고, 너무나 놀란 나머지 목발도 잊고 냅다 도망쳐버린다. 다음 날 아침이 밝자 소년은 다시 한번 용기내어서 숲 속으로 들어간다. 겨우 겨우 목발은 다시 찾았으나, 누군가가 목발에 꽃 한 송이를 매달아 놓은 것을 발견하게 된다. 소년이 어쩐 일인지 의아해하던 찰나 숲속에서 또다시 거인이 나타났고 소년은 공포에 빠지지만, 이내 거인이 자신을 해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늘 외로웠던 둘은 서로 친구가 되기에 이른다.
친구가 된 이후로 소년은 매일같이 숲에 찾아가 거인에게 알파벳과 글 쓰는 법, 빵과 케이크에 대한 이야기 등 여러가지를 알려 주었으며, 거인은 소년에게 숲에서 나는 과일들을 대접해 주었다. 마을의 큰 둑에서 물수제비도 하고 수영도 하며 둘의 우정은 점점 깊어진다. 그러던 어느날은 거인이 자신만 아는 장소라며 소년을 어디론가 데려갔는데, 그곳은 곰 가족이 사는 아름다운 꽃이 만발한 들판이었다. 신기하게도 그 꽃 한송이 한송이마다 뿌리에 예쁜 빨간색 돌이 열려 있었다. 빨간 돌을 한아름 받은 소년은 신이 나서 집으로 돌아간 후에 할아버지께도 빨간 돌을 드린다.
그 어느날도 거인은 소년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한참 후에 나타난 소년은 상처투성이에 목발마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날로 심해지던 아이들의 괴롭힘이 최근에는 거의 극에 달한 것이다. 소년은 울면서 거인에게 아이들을 혼내달라고 부탁하지만 겁이 많고 순진한 거인은 어쩔 줄 몰라 한다. 서러움이 폭발했던 소년은 홧김에 "괴롭히는 친구들보다 도와주지 않는 네가 더 미워!"라고 소리치며 집으로 돌아가버린다. 친구를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었던 자신이 밉고 소년에게도 미안했던 거인은 그만 펑펑 울어버리고 그날 이후로도 산에 올라가 소년의 집을 바라보며 그리워한다. 한편 소년은 소년대로 친구에게 홧김에 소리쳤던 사실에 죄책감도 들고 미안하기도 해서 할아버지에게 자초지종을 털어놓고 할아버지 말씀에 따라 다시 거인을 찾아가기로 한다. 소년을 다시 만나 너무나 기뻤던 거인은 소년이 돌아오면 주려고 손수 만들어 놓은 목발[1]을 건넨다. 목발을 받으며 소년과 거인은 다시 한번 우정을 맹세한다.
그러나 소년의 생활은 정작 이후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소년에게 하나뿐인 가족이었던 할아버지가 끝내 돌아가시고 소년은 홀로 할아버지의 장례를 치루어야 될 처지가 되고 만다.[2] 할아버지를 모시고 산까지 올라오기는 했지만, 다리가 불편해서 땅을 팔 수가 없었기에 거인에게 부탁해서 겨우 할아버지를 묻어 드릴 수 있었다. 소년은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서'라고 말하며 생전에 사용하시던 지팡이와 꽃을 묘소 앞에 놓는다. 그런데 소년이 다시 마을로 돌아갔을 때는 상황이 어딘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소년의 할아버지가 장터에서 팔던 빨간 돌을 아이들이 구슬치기용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동네 어른들은 돌이 무엇인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소년은 그 돌을 그저 '빨갛고 예쁜 돌멩이'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으나, 실상은 붉은색 보석인 루비. 사람들은 '보석만 있으면 이 지긋지긋한 촌동네에서 벗어나 부자가 될 수 있다'며[3] 소년에게 루비가 있는 곳을 추궁했으나 소년은 곰 가족과 거인을 생각하며 대답하지 못하고 공포에 질려 집으로 도망쳐버렸다. 잠긴 문을 열 수 없었던 사람들은 이윽고 소년이 스스로 기어나오게 만들기 위해 집에 불을 지른다.[4] 그러나 한참 지나도 소년이 나오지 않자 무엇인가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어어... 이거 큰일 나는 거 아닌가?'하지만 이미 불길은 집 전체를 집어삼키고 있었으며 결국 소년은 거인을 애타게 부르짖다가 사망한다.
이튿날 거인은 소년과 나눠 먹기 위해 딸기를 따서 소년을 기다렸지만 밤이 늦도록 나타나지 않자 아무래도 혼자 있고 싶은 모양이라 생각하고 집에 돌아간다. 그러나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소식이 없었고 결국 거인은 기다리다 지쳐 잠이 든다. 그러다가 웅성거리는 소리에 잠이 깨었고 무슨일인가 싶어 살짝 내다보니 마을의 사람 둘이서 무언가를 묻고 있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새까맣게 그을린 소년이었다.[5] 거인은 울부짖으며 소년을 안고 마을로 달려가 사람들에게 분노하지만 총에 큰 상처를 입고 나서 무언가 결심한 듯 다시 방향을 바꿔 달려간다. 달려간 거인이 도착한 곳은 바로 둑. 곧이어 온 힘을 다해 둑을 무너뜨리자 하천의 물이 뒤따라온 사람들도, 총도, 동물 잡는 덫도, 돈도, 그리고 마을도 모두 쓸어가버린다. 모든 것이 떠내려가는 모습을 잠시 지켜보던 거인은 소년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수많은 꽃들이 피어 있던 들판으로 가서 소년을 묻어 준다.[6] 이후 크게 깊은 한숨을 내쉰 뒤 거인은 다시 일어나지 못한다.
3 에필로그: 영원
거인: 꽃은 영혼을 위한 것이라고 했지? 그렇다면... 너를 위해 더 많은 꽃들이 폈으면 좋겠어... 멀리... 더 멀리... 지평선 저 너머까지 활짝 피었으면 좋겠어... 너에게 닿을 수 있도록... 소년: 내가 목발을 찾으러 이 숲에 처음 온 날 기억나니? 너는 내 목발에 예쁜 꽃 한송이를 꽂아 두었었지... 나는 그 꽃을 영원히 잊지 못할거야. 내게 누군가가 처음으로 호의를 보여준 꽃 한송이... 내 영혼은 그때 벌써 위로받았는걸... 그런 네가 내곁에 있어줘서... 나는 이제... 더 이상 외롭지 않아. -FIN |
4 작품 해석
4.1 A
기본적으로는 소년과 거인의 우정과 인간의 탐욕이라는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작품이란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나 꽃이 온 동네를 뒤덮어 버렸던 결말에 대해서는 해설이 갈리는 편이다. A 해석같은 경우는 탐욕이라는 악한 요소가 둘을 결국 갈라놓는 듯 했으나 둑의 물이 돈도, 총도, 사람들도 모두 쓸어가고 마지막에는 작중에서 우정과 아름다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꽃이 남음으로써 결과적으로는 '권선징악' 비슷한 결말을 냈다고 볼 수 있다.
4.2 B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선과 악[7]의 대립 끝에 홍수가 모든 것을 쓸어버리고 텅 빈 마을을 모든 갈등의 원인이자 만악의 근원이었던 붉은 돌이 가득 메워버렸으며, 선이 승리했던 악이 승리했던 간에 결국 최종적인 승리자는 "돈이었다더라"는 흠좀무한 해석도 가능하다.- ↑ 목발에는 "My Friend"라고 쓰여있었다.
- ↑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묻어드리기 위해 수레에 싣고 모실 때 동네 어른이라는 것들은 "돈도 못 낼 텐데 뭣하러 도와줘"라며 쳐다보고만 있었다.
- ↑ 수많은 사람들이 끔찍한 미소를 지으며 "부자!! 부자!! 부자!!! 부자가 된다고!!!"하고 환호하는 모습은 작중에서 가장 소름끼치는 장면으로 평가된다.
- ↑ 웃긴 것은 제발로 기어나오게 한다면서 문짝에 불을 지른다(...). 이뭐병...
- ↑ 이 작자들이 사람을 죽여놓고도 정신을 못 차렸는지 옆 마을에 들킬까봐 소년을 묻으며 연신 귀찮아 죽겠다는 식의 말만 늘어놓고 있었다.
- ↑ 이때 거인이 무덤 앞에 적은 것은 "Sorry my friend..."
- ↑ 작품에서 표현하려고 했던 소재는 아니다만 일단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