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둘...... 그러니 칠십 년이군! 칠십 년, 칠십 년, 일세기 가까운 순정!"
1 개요
채만식이 1938년 발표한 단편소설이다. 그의 대표작인 태평천하와 치숙도 같은 년도에 발표되었다. 용동댁의 경우와 같이 채만식이 여성에 관심이 많았었다는걸 나타낸다.
2 줄거리
나는 산에 올라 절에서 잠을 청하며 노승에게 하던 이야기를 마저 해 달라고 조른다. 그 이야기란 이러하다. 결혼한지 3년이 된 21살 된 색시와 12살짜리 남편이 있었는데, 남편네는 농사를 짓지만 남편의 부모는 아들에게 글공부라도 시킨다. 글공부가 끝나면 남편은 색시의 고담을 들으며 잠을 잔다.
어느날 결혼 한지 꽤 되었으니 아내가 근친을 가게 되는데 아내가 가고 나니 남편은 부모님이 챙겨주는게 아내보다 못하고, 아내가 너무 보고싶어 직접 외가로 간다.
갑작스러운 방문에 놀란 장인 장모의 일단 들어오라는 권유도 뿌리치고 남편은 다짜고짜 아내보고 집에 가자고 하다가 집에 가기 전까지는 밥도 먹지 않는다. 결국 아내는 근친하고 돌아가면서 뭐라도 가져가야한다는 마음으로 꿩 한마리와 술병 하나를 들고 친가로 돌아간다.
하지만 오는 길에 심한 눈보라가 치기 시작한다. 아내는 남편을 업고 치마를 벗어 둘러 싼후 눈을 헤치며 걷다가 벼줄기를 잡고 남편을 꼭 감싸안은 뒤 쓰러진다. 나중에 마을 사람들이 남편의 울음소리를 듣고, 무슨 귀신인지 보러 갔다가 이들을 발견하게 되나, 아내는 결국 죽고 만다.
남편은 그 뒤로 부모의 재혼요청도 거부하다가 부모가 다 돌아가신 25살 때 집을 떠났는데 누구 말로는 승려가 되었다고 한다. 라고 노승이 말하며 이야기는 끝난다.
"누구의 말에는 산중에 들어가서 중이 되었다고 한답디다." 이말로 노장의 이야기는 끝이 났다. 나는 비로소 이 노장의 - 아주 속세의 인정사와 인연이 없는 성불러도, 기실 지극히 슬픈 인정비화의 주인공인 - 내력을 안 것 같아서 혼자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 노장, 올에 연치가 어떻게 되셨나요?" "내 나이요? 허! 여든둘이랍니다." "여든둘..... 그러니 칠십 년이군! 칠십 년, 칠십 년, 일 세기 가까운 순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