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디 보이 주니어(Randy Boy Jr.). 더 화이팅의 등장인물.
이전 미야타 이치로의 아버지를 은퇴하게 만든 라쿤 보이의 아들이자, 부상으로 미야타가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사이 동양권 잠정 챔피언이 된 인물.
과거 미야타의 아버지와의 시합에서 혈전 끝에 승리한 라쿤 보이는 복서로서의 생명이 반쯤 끊어졌지만, 그 다음의 세계전을 치루기를 고집했고 결국 1라운드 만에 패배[1]하여 말도 할 수 없는 상태로 귀국한 뒤 세상을 떠났다. 사카구치의 표현에 따르면 미야타의 아버지와 그는 패배를 나눠가졌다 라고 말할 만한 처지인 셈이다.
남겨진 아들인 랜디 보이 주니어는, 아버지가 스스로 몸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세계전에 도전한 까닭이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복싱계에 뛰어들어 고독한 단련을 계속해 왔다. 결국 아시아 권에서 이름난 여러 복서들을 쓰러뜨리며 미야타 이치로가 지닌 동양 챔피언 타이틀에 도전하게 되었다.
선대의 인연을 생각할 때 랜디 보이 주니어와 미야타 이치로는 그야말로 운명의 상대라고 부를 만하고, 본인 역시 미야타와의 첫 대면에서 운명을 거론하며 차후의 대결을 암시하지만.... 사실 본인은 미야타를 운명의 상대로 여겼다기보다 스타일마저 유사한 부친간의 대결의 재현을 운명으로 간주한 것에 가깝다. 복서의 입장에서는 그저 최단 시간 내에 도전을 성사시킬 수 있는 동양 챔피언 정도로 미야타를 취급했던 듯.
미야타와의 동양 챔피언 타이틀전에서는, 초반 미야타의 예리한 집중력과 스피드에 밀려 좀처럼 기선을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미야타의 스태미너가 차츰 떨어져가고 미야타의 복싱에 대한 적응도가 상승하면서, 점차 보디블로를 중심으로 밀어붙이다가 마침내는 미야타를 압도하기까지에 이른다. 경기를 통해 압도적으로 불리하면서도 굴하지 않는 미야타에 대해 복서로서의 경외심을 품게 되었고, 이를 무시하는 Mr. 사카구치와는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결별을 선언해 버린다. 이후 비장의 카운터로 전세가 반쯤 역전되자 불타는 오기로 미야타에게 돌진해 가지만 최후에 미야타가 보여주는 기적의 펀치에 밀려 결국 KO 패배를 당하고야 만다. 경기가 끝난 후 씁쓸한 표정으로 '아버지의 무덤에 어린아이끼리의 1대 1 정면 승부에서 저 버렸다고 보고하러 가야겠다.' 고 독백하기도.
복서로서의 완성도만 따지면 미야타 이치로보다도 한 수 위인데다, 전체적인 전력은 엇비슷했음에도 불구하고 깔끔하게 승패가 갈리고 말았다. 굳이 그 원인을 찾는다면서브 주인공 보정 아버지의 등을 보고 오직 홀로 독학하며 싸워온 랜디와 달리, 미야타는 자신의 실패를 지적해 줄 아버지가 함께있었다는 것 정도. 최후의 최후에는 그냥 아들들끼리의 오기 싸움이 되었긴 하지만...
- ↑ 이 패배소식은 나를 이긴 남자조차 세계에는 통하지 않는다는건가라고 미야타의 아버지를 더욱 좌절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