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고쿠 시대에 미야노코 시가 있던 자리에 이란성 쌍둥이인 형하고 같이 영지를 다스리던 때 형은 영주로서 표면적인 양지, 동생은 음지에서 형을 보좌하는 걸로 지냈다. 형제 사이는 무척 좋았고 별 문제 없었으나 형제가 태어날때 아기를 받던 산파가 갑자기 정신이 돌아서 내뱉은 소리가 모든 비극의 시작이었다.[1]
이 말을 우연히 충복 하나가 듣으면서 전했고 시게오미 식솔들과 충복 부하들은 그 말에 가주님이야말로 영주님이 아니냐는 의견을 보였지만 로쿠죠 시게오미 본인은 "나는 지금으로도 충분하다"라고 말하는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영주인 형의 신하들은 동생의 힘으로 뒤엎을지 모른다고 시게오미를 죽여야 한다고 계속 주장하고, 결국 군대가 파견되어 시게오미 눈 앞에서 아내와 어린아들, 딸과 충복들을 다 죽이고[2] 동생은 유배를 보내버렸다. 사실 신하들은 시게오미 자신을 죽이길 바랐으나 형의 반대로 시게오미 만은 죽이지 않고 유배보내게 된 것.
눈앞에서 모든 걸 잃은 로쿠죠 시게오미는 유배당한 머나먼 무인도에서 권족을 만들어내어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죽이게 하고 자신도 모든 힘을 쏟아붓고 죽어서 권족이 되고 만다.[3]
결국 미야노코 시가있던 영지는 권족과 신기사용자들의 싸움으로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린다. 형조차도 "나도 모든것을 잃어버렸다"라고 할 정도로 불모지가 되어버린 듯 하다. 문제는 로쿠죠 시게오미의 피맻힌 한이 거기서 끝나지 않고 시간과 시대를 넘어서 영주인 형의 사람들과는 전혀 관계없는 현대의 무고한 사람들까지 계속 죽이는 악귀같은 존재가 되어버린다.
이후 부활해서 미야노코 시를 지옥으로 만들고 새로운 신기사용자들과 싸우다 패배하고 소멸한다. 소멸하기 직전에는 "나는 평온하게 지내고 싶었다."라는 유언을 남겼으며 형에게 멸문지화를 당하기 전의 바람이었듯 하다.
위에 서술했듯이 처참한 과거를 가지고 있는, 어떻게 보면 측은한 최종보스 악역. 증오의 발단도 사리사욕이 아닌, 끝까지 같이 있어줄 자신의 마음을 인정받지 못하게 되자 결국 그 배신감이 강렬한 증오가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권족이 되면서 시게오미는 뭔가 변태적인 캐릭터가 되어버렸다. 살아생전에는 자상하고 가정적이며 착실한 사람이었지만 증오로 모든 게 뒤바뀐 듯. 카고 슈사쿠조차도 주인인 시게오미가 사로잡은 카이 켄지를 보곤 내 취향이라며 혀로 얼굴을 희롱하듯 대하는 걸 보고 꺼림칙하게 바라볼 정도였다.
그리고 권말 보너스 만화에선 뒤이어 끌려와 이 광경을 본 에조가 기겁을 하더니 에조한테도 똑같이 대하려는 시게오미한테 "아잉~ 저 여자예요~"라 뻥을 쳤고 이 말을 그대로 믿은 시게오미는 "뭣이! 당장 이 년을 죽여라!"라고 화를 내는 장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