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

1 개요

Rotor. 우리말로 회전자, 회전체 정도로 번역된다.

2 헬리콥터의 로터

흔히 헬리콥터의 머리 위에 돌아가는 것을 프로펠러라고 하지만 전문용어로는 로터, 혹은 회전익(Rotary Wing)이라 한다. 프로펠러는 앞으로 향하여 추진력을 만드는 것을 말하지만 이건 위쪽을 향하여 마치 날개처럼 양력을 만들기 때문. 사실 힘을 만드는 원리 자체는 프로펠러나 로터나 거기서 거기지만.

일반적으로 로터가 공기를 아래로 밀어내어 그 반작용으로 양력을 만든다...라고 설명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이것은 계산의 편의성 때문에 나온 것. 실제로는 양력 항목에 설명된바와 같이 로터 주변을 공기가 흘러 양력을 만드는데,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공기를 아랫방향으로 꺾어지게 흘러야 해서 아래로 강한 후류를 만드는 것이다. 물론 계산적으로는 로터가 아래로 꺾어지게 만든 공기의 반작용은 로터가 위로 떠오르려는 작용과 같긴 하다. 실험적으로는 로터 표면의 압력 변화 등 보다 로터가 회전시 아래로 꺾어지게 만든 공기흐름의 속도를 측정하는 것이 더 쉽다보니 이 작용-반작용에 기반한 수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운동량이론이라 하며 간단한 계산 정도라면 그럭저럭 잘 맞는 편. 다만 로터의 모양이나 각도 등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계산의 편의성을 위해 실제와는 다른 여러가지 가정에 의해 만들어진 이론이라 정확하진 않다. 반면 로터를 하나의 날개로 보고 수식을 풀어나가는 것을 깃요소 이론이라 부른다.

보통 로터는 헬리콥터의 회전하는 부분 전체를 말하며, 각각의 날개에 해당하는 부분은 우리 말로는 깃, 영어로는 블레이드(Blade)라고 부른다.

일반적인 헬리콥터의 깃은 회전축과 기계적 관절로 연결되어 있으며 상하, 앞뒤 및 비틀림 방향으로 움직인다. 조종사의 조종간에 의해 직점 움직이는 것은 비틀림 방향 뿐이며 상하방향과 앞뒤 움직임은 이 비틀림의 결과물로써 움직인다. 이를테면 로터의 깃이 위쪽이 더 들리게 비틀면 받음각이 증가하므로 양력 역시 증가하여 그쪽 로터깃만 위로 떠오르게 된다. 다만 세차운동효과에 의해 이 위로 들리는 반응이 로터가 90도 회전 후 나타나기 때문에 실제로는 깃이 헬리콥터 앞을 지나갈 때 위로 들리게 하려면 옆을 지나갈 때 깃을 꺾어줘야 한다.

헬리콥터가 전진비행을 하려면 로터가 회전하는 면 전체가 앞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지게 해야 하는데, 무겁고 고속으로 회전하는 로터를 동체축으로 부터 앞쪽으로 기울인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위에 설명한 깃의 비틀림 현상을 이용한다. 즉 좌우를 지나갈때 각각 한쪽 깃은 각도를 줄이고, 나머지 쪽은 각도를 늘리면 헬기 머리쪽을 지나가는 깃은 아래로 처지고 꼬리쪽을 지나가는 깃은 위로 들려 결과적으로 전체 로터가 앞으로 기울어지게 되는 셈. 이를 응용하면 로터 회전면을 옆으로 기울어지게 하여 헬기가 게걸음을 치게 만들거나 뒤로 기울어지게 하여 후진 비행을 하게 만들 수도 있다.

RC 헬기의 경우에는 몇 만원짜리 저가형의 경우에는 이런 복잡한 관절구조를 재현하기 어렵다보니 앞뒤좌우로 아예 로터가 움직이지 못하거나, 작은 로터를 하나 더 달아서 이것으로 헬기 자체를 통째로 기울여서 방향전환을 하기도 한다. 멀티콥터 형태는 이런 관절구조 없이 각각의 로터 출력을 조절하여 헬기 전체가 한쪽 방향으로 기울어지게 하여 전진비행이나 후진비행 등이 가능.

로터는 과거에는 금속재 뼈대에 하니컴, 혹은 발사나무 같은 재질을로 모양을 잡은 다음 바깥쪽을 얇은 금속판 등으로 덧대어 제작하였다. 현재는 좀 더 복잡한 형태로 만들기 쉬우면서도 가벼운 복합재 로터가 대세.

최근에는 로터의 관절을 없애는 대신 탄성이 있는 유연한 소재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러면 관절의 복잡한 기계구조물과 값이 비싼 댐퍼(자동차 서스펜션으로 치면 쇼바 역할을 하는 부분)등을 없앨 수 있기 때문에 운영,유지 측면에서 유리하다. 상하/전후 움직임에 대한 관절을 없앤 것을 힌지리스(Hingeless)라고 하며 비틀림 방향에 대한 관절마저 없앤 것을 베어링리스(Bearingless)라고 한다.

관련항목

3 축류형 압축기의 로터

프로펠러처럼 생긴 로터를 여러개를 연결한 것을 축류형 압축기라 부른다. 대표적인 것이 현재 널리 쓰이는 제트엔진의 압축기. 여기서 회전하는 부분을 로터라고 부른다. 보통 로터 바로 뒤에는 고정된 날개깃들도 있는데 이것은 스테이터(Stator)라고 부른다. 축류형 압축기는 로터와 스테이터가 여러번 번갈아가며 배치된 구조인 셈. 축류형 압축기는 로터가 돌아감으로써 공기를 뒤로 밀어내는 한편, 로터와 스테이터 사이의 깃 사이사이가 일종의 디퓨저(diffuser, 확산기) 역할을 하여 이를 지날 수록 공기가 단계적으로 압축되도록 되는 구조다.

4 시계의 로터

상위 항목 : 시계 관련 정보

추를 이용해 손목의 움직임을 태엽을 감는 움직임으로 전환하는 장치. 기계식 무브먼트 중 오토메틱 무브먼트의 핵심이다. 이 장치가 있기 때문에 방수 시계가 존재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터가 없다면 용두를 감아 태엽을 감아야 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용두를 통해 습기와 먼지가 무브먼트에 유입되기 때문이다.
양방향 로터와 단방향 로터가 있는데, 양방향 로터는 추의 움직임을 한쪽 회전으로 변환하는 장치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보다 두껍고 만들기 어려우며, 단방향 로터는 단방향의 힘만을 받고 나머지는 버리면 되기 때문에 얇고 만들기 쉽다. 단방향 로터나 양방향 로터의 효율성에 관해서는 많은 견해가 있으나, 파텍 필립의 견해를 인용하자면 어떠한 구동방식이든 사용자의 손목위에 올라가면 효율성은 의미가 없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단방향 로터보다 양방향 로터가 (아무리 비효율적으로 만들어도) 30%이상 효율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