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imilian armour
막시밀리안 1세에 의해 주문, 제작된 풀 플레이트 아머. 16세기 초 독일 양식의 판금 갑옷의 한 갈래로, 15세기의 민둥민둥한 화이트 아머 시기와 르네상스 시기의 에칭과 장식 떡칠 판금 갑옷의 사이에 존재하는 과도기적인 형태의 하나다. 이 갑옷의 실질적인 대두는 막시밀리안 1세 사후이기 때문에 막시밀리안 1세 혼자 입으려고 만든 것은 아니다.
판금 갑옷의 정점으로 꼽히는 갑옷이며 갑옷의 특징으로는 판금 전체에 요철(플루팅)이 잡혀 있다는 점이다. 이 플루팅은 얇은 판금에 구조적인 강성을 주어 조금이라도 더 강한 방어력을 낼 수 있게 해주고, 주름 잡힌 부분을 따라 칼끝이 미끄러져들어가는 것을 막아 적의 공격을 흘리는데도 도움을 준다.
또한 미술적인 면에서도 대단히 아름답게 되어 있는데, 일부는 당시 유행하던 주름 잡힌 의류의 스타일을 재현했고, 특히 허리부분이 가느다란 것에서 당시 복식과 어느정도 닮아있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플루팅은 당시 의복의 주름을 재현하는 점까지 있어, 패셔너블한 갑옷의 시초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갑옷의 세부 구조나 디자인 자체는 독일식 고딕 아머와 이탈리아식 둥글둥글한 밀라노 갑옷의 절충형에 해당한다. 복부나 어깨 등을 잘 보면 밀라노식처럼 둥글둥글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독일식의 특징인 플루팅을 넣어두었기에 절충형, 내지는 고딕 아머가 밀라노 아머 영향을 받아서 발전한 타입이지만, 이탈리아식 갑옷 역시 독일식의 영향을 받아 변화하는 시기이므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결과라고 추측된다.
화살도 흘러낸다는 등의 소문이 나돌았기에 최강 갑옷 논쟁에 종종 언급되기도 하는데, 안타깝게도 이때는 총이 전장의 주력으로 자리잡아가는 시기라서 크게 의미가 없어졌다. 막시밀리안은 실전에서 사용된 풀 하네스(전신 판금)의 마지막 시기에 해당하고, 이후 갑옷 트렌드는 아예 장교급 귀족의 장식을 위해 에칭 떡칠한 예장용 갑옷과, 총탄 방어력에 주력하기 위해 주요 부위만 막아주는 쓰리쿼터 아머와 퀴라스, 뮤니션 아머의 시대로 넘어가게 된다. 막시밀리안 시대 이후에도 풀 하네스가 존재하기는 하나 전쟁터보다는 점차 주스트용으로 자리를 옮겨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