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
학사검전 초반에 운현에게 길을 가르쳐 준 것을 인연으로 운현에게 열과 성을 다하는 환관. 고관임이 분명한데 옷도 빨아다 주고 심부름도 해주고 여러가지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다들 출세에 눈이 벌게져 있는데 순수한 학자의 모습을 잃지 않은 운현을 보면서 향수같은 것을 느끼는 모양. 게다가 여성스러운 말투에 말 끝에 "~니예"를 붙이는 습관이 있어서 팬들이 붙인 별명이 박소저(…) 한술 더 떠서 본명은 박규다(...)
'규'라는 이름은 거세를 하면서 부모님이 주신 이름을 쓸 수는 없다고 바꾼 것이며 실제 본명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사실 朴씨는 우리나라 고유의 성씨로, 다른 한자 문화권에도 다른 한자의 박씨는 있지만 朴씨는 없다. 번시박씨(本溪朴氏)라고 중국의 박씨가 있긴 하지만, 명말청초의 전쟁에 파병되었다가 눌러앉아 형성된 집단이라 명나라 배경인 이 작품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냥 이민자 출신으로 가죠. 실제로 명나라 시대에 조선인 출신 환관도 꽤 많았으니 이게 설정구멍으로 볼 수는 없다. 원나라 말에도 박불화라고 박씨 성 가진 환관이 있었는데 명나라 때라고 없었을까... [1]
2 행적
운현이 사직서를 내고 나갈 적에 당신같은 좋은 사람을 만나서 다행이였다는 식의 말을 하고 떠나자, 등 뒤에 대고 "'좋은 사람'이라……." 라고 운현의 말을 되뇌이고는 냉혹한 눈을 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더니, 결국 2부에 들어서 황태자를 보필해 엄청난 신분상승을 하게 된다. 그리고 당시 무림맹에서 도망쳐 갈 곳이 없어진 운현을 황태자와 다리를 놔주는데 성공. 무림맹의 신승과 함께 운현의 후견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친한 사이라고 대책없이 꽂아준 것은 아니고, 무림맹이 무너진 항주혈사때 문왕이 무림맹이 관의 힘을 빌리지 못하게 항주지역은 물론이고 절강성 포정사, 안찰사, 도지휘사까지 관아를 매수하여 움직이지 못하게 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 박환관은 이게 황태자의 정적들이 벌였다는 것을 알아챘다. 동창은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을 역모로 판단하였고 그와 관계된 일파를 처단한 것이 황태자의 후계싸움 승리를 확실하게 한다. 그런데 이게 돌고 돌아 문왕이 정계에 대 놓았던 줄들이 전부 떨어지는 결과가 되어버린 것. 그리고 박환관은 항주혈사를 일으킨 영웅맹을 불순한 존재들로 보고 처단하려고 운현의 손을 빌리는 것이다.
3 여담
사실 운현은 그냥 아는 환관 정도로 알고 있어서 반하대를 했지만, 사실은 황태자의 오른팔로 정계 실세 병필태감에 동창 제독이다. 게다가 초법적 권한을 가진 도찰원까지 손에 쥐어서 그야말로 정계실세의 이름에 어울리게 되었다. 도찰원의 초법적 권한은 사실상 사문화 된 것이지만 실세 중의 실세인 박환관이 쥐고 있으면 얘기가 달라진다고 하는 모양이다.
보필하던 황태자가 후계자 싸움에서 확실히 승리한게 2부 초반[2]이므로 1부에서는 이정도 권세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다만 문연각에서 높으신 등급에 들어갈 수 있거나, 한림원에서 운현에 대해 조사를 하려하자 외압을 가해 조사를 중단시킨 사람이 박환관으로 추정되는 점으로 미뤄보면 어느 정도의 권력가였음은 확실하다. 운현이 쓴 편지를 배달 보낸 것도 박환관으로, 덕분에 무림 인사들은 그 편지의 출처를 알아내지 못했다.- ↑ 유명한 사람으로는 황해도 출신의 명나라 환관인 정동(鄭同)이 있는데, 역시 박환관처럼 태감에 올랐다. 조선에 몇차례 칙사로 올때마다 국가 차원에서 정동의 비위를 맞추려고 친척을 승진시켜주거나, 고향의 행정단위를 승격시켜주거나, 생가를 수리해주는 등 온갖짓을 했다는 기록도 남아있다.(다른 칙사야 선물 안겨주고 보내면 땡이지만, 정동은 가족이 조선에 살고 있으니까. 조선에서 좀 받아먹기도 했지만 뒤로는 조선을 알뜰살뜰 잘 챙겨주기도 했다.) 대체로 조선 출신 환관들은 조선 시절 그다지 좋은 신분이 아니어서 많은 설움을 받다 못해 명으로 가서 환관으로 남성성까지 잃었다는 일종의 막장성 다분한 인생역정을 보냈는데, 막상 사신으로 고향땅 조선에 오니 왕조차도 설설 기고 그 외 쩌리들은 말할 것도 없는지라 억눌린 설움이 폭발해서 패악질도 많이 부렸고 뇌물도 다른 사실들보다 훨씬 많이 받아먹기 일쑤였다. 이게 조선 입장에서는 더욱 골이 아팠던 게 다른 명 사신들처럼 대충 지역사정드립을 쳐가며 넘기려고 들다가는 사단이 나기 십상이고 조선 사정에 훤해서 이 지역을 지나며 야 여기 명산물은 그거 아냐? 저 지역을 지나며 여기는 잘 살잖아? 따위의 방식으로 아주 빨대를 쭉쭉 꽂고 빨아먹었다는 거. 그래도 늙으면 순해지는 경향이 있긴 있다고는 한다.
- ↑ 무림맹 습격사건 당시 혈왕과 연결된 쪽에서 너무 무리하게 병권을 움직여 도왔기에 박환관과 황태자측에서 반역으로 몰아 실각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