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이

1 설화

대한민국(남한) 경기도 용인에서 전해내려오는 설화.


옛날 옛적 어떤 사람이 아이를 잉태하여 낳았다.[1] 그런데 그 아이는 눈,귀,팔이 하나밖에 없는 병신이였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보다 힘이 갑절은 세었다. 농사일을 돕거나 사냥을 하는데 남의 곱절은 해내는 식이었다. 형(들)은 상병신에 힘만 센 반쪽이를 영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는데 어느날 사냥중에 굴린 돌이 마을로 떨어져 논밭을 온통 망쳐놓게 되었다. 형은 이때다 싶어 반쪽이를 숲의 나무에 묶어 방치하지만 반쪽이는 나무 뿌리가 뽑힌 상태로 와서 도로 뿌리를 땅에 처박아 심는다. 굉음을 듣고 놀라 나왔다가 이 꼴을 보고 어처구니가 없어진 어머니에게 "여름에 정자나무로 쓰면 좋을 것 같아서요"라며 너스레를 떤다.[2]

그러던 어느날 반쪽이는 형(들)이 장가가 즐겁게 사는 걸 보고 자신도 장가가고 싶어 어머니께 장가보내달라고 조른다. 물론 어머니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당부했지만 반쪽이는 김동지댁에 스토커 계속 들러붙어있으면서 기회를 노린다.[3] 밤을 새서 며칠밤을 새가면서 지키던 어느날 드디어 사람들은 피로에 지쳐 곯아떨어지게 되다. 반쪽이는 김동지 댁에 침입해 집안의 불을 몽땅 끈 다음 대문을 지키는 머슴의 상투를 문지방에 매놓고, 사랑에 들어가서 색시아빠 수염에다 유황을 잔뜩 바르고(...) 색시 오라버니의 양쪽 손에는 방망이를 한 켤레 동여매 놓았다. 안마당으로 들어가서 마당 귀퉁이에 쓰러져 자는 녀석을 번쩍 들어 담 위에다 허리를 걸쳐놨다. 또 두 녀석은 상투를 쌍으로 묶어놨다. 안채 지게 옆에 쓰러진 놈들에게는 건넌방에 걸린 쇠죽솥을 떼어다 엎어 씌워 놓았다.

이후 자고 있는 며느리를 달랑 들어다 윗목 시렁에 허리를 걸쳐 얹어 놓고 한 손에는 작은 북, 또 한 손에는 채를 껴잡아 매두었다. 안방에 들어가서는 의장 밑에서 놋대야를 꺼냈다. 몇 대째 내려오는지 무지하게 큰 다듬잇돌에 색시 엄마의 허리를 걸쳐 묶었다. 양쪽 손에는 방망이 하나씩을 들려서 묶어 놓고 그 앞에는 대야를 엎어 놓았다.

이후 색시를 이불로 둘둘 말아 큰 소리로“반쪽이 신랑이 색시 데리고 가신다.” 라고 말한다. 잠이 깬 집사람들은 당황해 우왕좌왕, 그렇지만 트랩 마스터 반쪽이가 써놓은 야비한 술수로 개판 오분전 상태가 되고 만다. 이때 묘사가 코믹하면서도 살벌한데 먼저 김동지가 불을 켜려고 아궁이의 숯불을 불자 유황에 불이 붙어 턱수염을 홀라당 태워먹었다. 불을 두들겨 끄고 아들에게 "반쪽이 봤냐?"고 하자 아들이 아니라며 손을 내저었는데 손에 매달아둔 방망이가 부자를 강타하여 "반쪽이 이놈이 사람 두들겨팬다"고 소리소리. 이에 놀란 어머니가 잠에서 깨서 "반쪽이 이놈아. 내 허리 놓아라"며 발버둥을 치자 깨지는 대야 두들기는 소리. 며느리가 잠에서 깨 손을 내젓자 요란한 북 두들기는 소리. 하인들은 각자 "반쪽이 이놈아. 내 머리 빠진다." "반쪽이 이놈이 사람 눌러 죽이네." "반쪽아. 나좀 내려다오"라며 버라이어티(?)한 쇼를 벌인다. 읽는 입장에서야 배꼽이 빠지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무서워 죽을 지경이었을 것이다.

이후 반쪽이는 색시를 가마에 태워 김동지의 집으로 돌려보내고, 자신은 뒤꼍으로 돌아가더니, 얼굴 껍질을 한 겹 벗겨 내었다. 미모 봉인구 해제 갑자기 미남자가 되어 벗은 허물을 들고 나오니 이를 본 식구들이 놀라자 이제는 반쪽이가 아니었으므로 김동지 집에 통혼을 하여 반쪽이는 그 집 색시에게 장가들고, 재산은 반을 갈라 받았다. 반쪽이는 “나는 원래 천상 선관이었는데 잠깐 죄를 지어 흉한 허물을 썼다가 이제 기한이 차서 원 모습을 나타낸 것입니다.”라고 말하가 모두 안심했고, 반쪽이는 급제하여 잘먹고 잘 살았다 카더라.

판본에 따라서는 색시가 자신의 청혼을 받아들이자 기분이 좋아 재주를 넘었더니 멀쩡한 사람이 되어 있다고도 한다. 김동지 댁에서 난리를 수습하고 딸을 찾아왔더니 반쪽이는 성한 사람이 되어 있고 딸은 돌아갈 마음이 없어 그냥 혼인시켰다. 이후 전개는 동일.[4]

이 이야기를 재구성한 웹툰도 있다. 제법 감동적.

2 만화가 최정현의 별명 및 오너캐

  1. 일부 판본에서는 부부가 아이가 없어 가지고 치성을 드리는데, 치성을 드리린 다음에 열매 세 알이 떨어져 있었고, 그 열매 2개 반을 먹고 나머지 반은 나중에 먹으려고 광에 넣어 두었는데, 그 나머지를 쥐가 물어가 버렸다. 그 이유로 한 아이가 반쪽으로 태어났다는 이야기가 있다.
  2. 다른 판본에서는 형들과 같이 과거시험을 보러갈 때 형들이 식인 호랑이들에게 습격 당할 위기에 놓이자 힘이 무지 쎈 반쪽이가 호랑이들을 패죽이고 구해준 다음 어차피 이런 외모로는 과거 시험을 보기도 어렵지만 형들이 위험해서 따라왔다고 이야기하자 두 형이 목숨 구해준 아우에게 미안하다고 맞아 죽을까봐울면서 사죄하기도 한다.
  3. 다른 판본에선 김첨지(라고 나온다)가 위에 나온 호랑이 가죽을 김동지가 노려서 반쪽이에게 내기를 하여 네가 이기면 내 사위로 맞이하고 지면 호랑이 가죽을 달라고 한다. 그래서 받아들이는데 그 내기라는 게 집에서 딸아이를 데려가라고 한 것. 하지만 처음 날은 어머니가 갑자기 아퍼서 병간호 하느냐 못왔고 둘째날은 논을 밤중에 둘러볼 일이 있어 못왔다고 한다. 그렇게 이틀 동안 밤을 새니 다들 사흘째에는 뻗어 잠이 드는데 이때 찾아온다.
  4. 판본에 따라서는 반쪽이가 온전한 사람으로 변하지 않고 딸과 결혼하는 장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