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맑은 날의 오후, 길을 걷고 있는데 붉은 세면대를 머리에 이고 있는 남자가 걸어 왔습니다. 세면대 안에는 물이 가득 들어 있었고, 남자는 그 물을 한 방울도 흘리지 않으려는 듯 매우 조심스럽게,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이런 광경을 보고 있던 나는 용기를 내어, 그 남자에게 물었습니다. "실례합니다만, 당신은 어째서, 붉은 세면대를 머리에 이고 걷고 있습니까?" 그러자 남자는 대답했습니다. "이것은 너의..." |
세면대다 훔쳐온거냐 관심을 받고 싶어서 하는거다
여기서 붉은 세면대는 전형적인 맥거핀이다. 피가 연상되는 붉은 색의 세면대에 들어있는 물, 그리고 맨 마지막의 남자의 대사가 섬뜩함과 상상력을 자아내게 하는 괴담이다.
여기서 '나'는 단순한 관망자로, 그 시선은 독자의 시선과 일치하고, 붉은 세면대라는 기괴한 장면을 바라보는 입장이지만, 마지막 결말에서 세면대의 정체가 '나'와 연관되면서 이러한 기괴가 갑작스레 더 가깝게 다가오게 되고, 동시에 나와 어떠한 연관이 있는 것일까 하는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