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세면대

나폴리탄 계열의 괴담 중 하나.

어떤 맑은 날의 오후, 길을 걷고 있는데 붉은 세면대를 머리에 이고 있는 남자가 걸어 왔습니다.
세면대 안에는 물이 가득 들어 있었고, 남자는 그 물을 한 방울도 흘리지 않으려는 듯 매우 조심스럽게,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이런 광경을 보고 있던 나는 용기를 내어, 그 남자에게 물었습니다.
"실례합니다만, 당신은 어째서, 붉은 세면대를 머리에 이고 걷고 있습니까?"
그러자 남자는 대답했습니다.

"이것은 너의..."

세면대다 훔쳐온거냐 관심을 받고 싶어서 하는거다
여기서 붉은 세면대는 전형적인 맥거핀이다. 피가 연상되는 붉은 색의 세면대에 들어있는 물, 그리고 맨 마지막의 남자의 대사가 섬뜩함과 상상력을 자아내게 하는 괴담이다.

여기서 '나'는 단순한 관망자로, 그 시선은 독자의 시선과 일치하고, 붉은 세면대라는 기괴한 장면을 바라보는 입장이지만, 마지막 결말에서 세면대의 정체가 '나'와 연관되면서 이러한 기괴가 갑작스레 더 가깝게 다가오게 되고, 동시에 나와 어떠한 연관이 있는 것일까 하는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