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1 需給

수요와 공급을 아울러 이르는 말.

1.1 주식에서의 수급

주식시장에서는 개인, 기관,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매동향을 수급이라고 한다. 이때의 분석방법은 주로 개인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기관이나 외국인은 가끔 잘못된 시장대응을 보이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대부분의 시간동안 바보처럼 움직이기 때문이다.

대형우량주, 잡주개인의 움직임을 분석해볼 수 있다. 우선 대형 우량주는 개인이 많이 보유하고 있을 때가 바닥이다. 반대로 개인의 보유수량이 적을 때가 고점이다. 즉 주가를 기관이 끌어올린다는 이야기다[1]. 잡주는 대형우량주와는 정반대다. 개인이 많이 보유하고 있을 때가 고점이다. 당연히 개인의 보유량이 적을 때가 바닥이다. 즉 개인이 매수해서 주가를 끌어올린다는 의미이다.

수급은 가끔 바뀔 때가 있다. 개인의 보유량과 주가의 관계가 역전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는 해당 종목에 큰손이 빠졌거나 새로 들어왔을 경우에 발생한다. 이런 때는 분석방법을 반대로 적용해야 한다.

또한 3대 투자주체가 서로 물량을 수월하게 주고 받으면 수급이 좋다고 표현하는데, 기관 투자자가 거의 참여하지 않는 코스닥수급이 나쁘다고 평가받고 있다.

2 首級

전쟁에서 베어 얻은 적군의 머리자궁.

그냥 '머리 수(首)' 자만 단독으로 쓰지 않는 이유는 전국시대 (秦)의 재상인 법가 사상가 상앙이 추진한 변법의 내용에서 찾을 수 있다. 상앙이 개혁에 착수하면서 전쟁에 국민들을 동원하기 용이하게 할 목적으로 정한 제도인 '군공수작제(軍功授爵制)'에 따르면 적의 머리를 베는 병사들에게 머리 한 개당 작위를 한 등급씩 올려주도록 했기에 이후 전투에서 벤 적의 머리의 개수는 받는 작위의 등급과 같은 뜻이 되었으며 결국 두 글자가 동시에 붙으면서 단어로 굳어졌다고 한다.

고대 전쟁에서 획득한 수급은 그 공훈을 측정하는 수단이었다. 특히 고위 장수의 목에는 상당한 금액의 현상금이 걸려있었다.[2] 중요 장수뿐 아니라 적 병사들의 머리 역시 중요 아이템 취급이어서 많이 모을수록 높은 공훈으로 인정받았다. 전쟁에서 적을 많이 죽였으니 그만큼 머리를 많이 모았다는 쌈빡한 논리.

하지만 충무공 이순신"수급 한 두 개 주워먹기보다는 그 시간에 적 한 놈이라도 더 쳐죽여라."라고 제장에게 권고했고, 승전 후 조정에 올리는 장계에도 수하 장수가 격침시킨 배의 숫자를 강조해 그 공을 내세웠다. 하지만 조정에서는 잘라 모은 머리의 개수를 더 중히 여겨 수급을 많이 모은 장수를 더 치하했다.

이 수급량 제일주의 때문에 남이 다 죽여놓은 적병의 머리를 거두어 "이거 다 제가 죽인 거임!"이라고 주장하는 사례도 있었고 아군이 얻은 수급을 빼앗는 일도 있었다. 심지어 아군의 머리(적군에게 전사했거나, 아군을 습격했거나)를 적병의 머리 모양으로 꾸며 조정에 바치는 일도 있었다. 조정에서 "바쳐진 머리 숫자로 치면 왜군이 다 없어져야 하는데 왜 아직도 우글거리는 거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했던 모양. 막장가도를 달리는 경우는 민간인을 덮쳐 그 머리를 취하는 것. 물론 꼭 적국의 민간인을 죽여야 할 필요는 없었으니, 왜란 당시 명군이 조선 민간인을 학살하고 수급을 왜군처럼 꾸며 보고를 한 일이 너무 많았던 나머지 머리에 찍혀있는 망건 자국을 일일이 검사했다는 기록까지 있을 정도.

몇 민족은 수급을 특수처리해 작게 만들어 전유물로 보관하는 전통이 있었으며 이렇게 작게 만든 머리를 '압축 머리(Shrunken head)'라고 한다. 이 중 가장 유명한 민족은 에콰도르의 지바로 족.

만드는 방법은 상당히 번거로운데, 일반적으로 머리는 두개골 때문에 일정 용량 이하로 줄어들지 않으니 목과 뒤통수 쪽을 갈라 두개골을 적출하고, 피하지방을 긁어내고, 눈에는 살구씨나 복숭아씨 같은 큰 씨앗을 넣고 입술과 눈을 봉합한다. 그리고 두개골 대신 형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작은 나무공을 넣고 탄닌 성분이 들어있는 허브를 넣은 물에 넣고 삶는다. 다 삶은 머리는 뜨거운 자갈이나 모래 위에 두고 오랫동안 말리는데, 이때 수시로 확인하면서 얼굴이 비틀어지지 않는지 보고 교정해줘야 한다. 다 말린 머리에 잿가루를 벅벅 바르면 완성. 완성된 머리의 크기는 손바닥이나 주먹 하나 정도로 줄어든다. 구글에 검색하면 볼 수 있지만 혐짤 주의.

이렇게 만든 압축 머리의 영혼이 그 주인을 섬긴다고 여겨졌다. 특히 마지막 잿가루를 바르는 공정은 영혼이 도망가지 못 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고 한다. 적을 죽인 걸로 모자라 죽어서도 자기를 섬기게 만든 것(…). 그 외에 여러 종교적 의식에도 사용되었다.

이 지바로 족의 압축 머리는 20세기에 상당한 고가로 팔렸다. 지바로 족은 보통 머리 하나를 총 하나와 교환했지만 이후론 점점 돈으로 팔았다. 허나 돈맛을 본 지바로 족이 헤드헌팅(…)에 더 공격적으로 나서고 동물로 만든 가짜를 양산하는 일이 벌어졌고, 1999년 국립 아메리카 인디언 박물관이 압축 머리의 상업적 유통을 막은 후 대부분 국가에선 거래가 정지되었다.
  1. 의외로 외국인은 주가를 끌어올리는데에 인색하다
  2. 대표적인 예로 해하 전투 당시 항우의 머리에는 천금과 함께 만호후의 자리가 걸려있었다. 항우가 자살하자 그 머리를 가지려고 다투던 한군은 수십 명의 사상자를 냈고, 항우의 시신은 오체가 다 잘려나가는 참변을 당한다. 머리와 팔다리 하나씩을 가져온 장수 다섯 명에게 유방은 만호후의 자리를 다섯 등분해서 2천호씩 나눠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