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어링

차량의 진행 방향을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핸들)로 주행 방향을 조작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로 조향장치라고도 부른다. 스티어링 휠을 돌려 얻는 힘을 기어를 통하여 증폭하여 바퀴의 방향을 움직여 차량의 방향을 조작할 수 있게 한다. 여기에는 사람의 힘 이외에도 유압이나 전기 모터의 힘, 그리고 전자적인 제어를 더하기도 한다.

기본적인 구조는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기어가 적절한 비율로 돌리는 힘을 변환하여 각 바퀴를 움직이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말 처럼 쉬운 구조는 아니다. 지금의 차량은 기본 무게가 보통 1톤을 넘으며[1], 화물차라면 이 보다 더 많은 무게가 나간다. 더군다나 조향을 하는 앞바퀴는 엔진 등 여러 부품이 있어 더욱 많은 무게가 걸리게 되는데, 이러한 무게의 저항을 극복하고 조향을 하려면 사람이 핸들을 돌리는 힘이 보통 필요한 것이 아니다. 미칠듯이 핸들을 돌려 조금 방향 전환을 하거나, 헐크 저리가라 할 힘으로 핸들을 돌리는 수 밖에 없다.근데 말이 그렇지 90년대까지만 해도 다들 수동핸들이었다

이래서는 운전이 중노동이 되며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게 되는 만큼 이러한 조향에 사람이 쓰는 힘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었는데, 그것이 파워 스티어링(HPS)이다. 유압을 활용하여 적은 힘으로도 실제로는 더 많은 힘을 가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며, 한 손으로도 어느 정도의 핸들 조작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운전자의 육체적인 부담이 가벼워졌다. 유압 방식의 파워 스티어링은 조작성이 뛰어난 장점이 있고 유지 관리만 제대로 한다면 신뢰성 역시 충분한 장점은 있지만, 유압이라는 구조가 공간을 적지 않게 차지하고 정비성을 나쁘게 하는 약점이 있다. 원가면에서도 부담스러운 방식이다.

그래서 요즘은 MDPS처럼 유압 대신 전기 모터를 쓰는 파워 스티어링이 신차를 중심으로 쓰이고 있다. 유압 장치를 쓰지 않아 구조가 간단하고 무게도 가볍다. 그만큼 정비성도 좋고 원가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단점도 없지는 않아 유압 방식의 파워 스티어링처럼 묵직한 핸들링 느낌이 없어 조향감이 떨어진다.저항자체는 생산단계에서 조절할수는 있다. 현대의 신형 R MDPS를 그러한점으로 인해 기존의 C형보다는 훨씬 뛰어난 평가를 받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압식과 차이나는점은 조향축과의 직접적인 피드백의 전달이 다르기 때문이다. 오너드리븐, 핸들링의 제왕인 BMW조차 전동식 스티어링으로 넘어간 다음부터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물론 핸들링이라는것이 스티어링 시스템에만 국한되는것은 아니고 무게비나 섀시의 설계[2]를 크게 따라가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결감자체는 괴리감이 생길수밖에 없다.

국내 자동차 매거진들이 BMW나 푸조만 나왔다 하면 미친듯이 핸들링을 칭찬하는대 BMW 포럼 등지나 혹은 직접타보면 알수있다. M5가 왜 다시금 유압식으로 바뀌었는지 잘 알수있는부분.
속도에 따라서 핸들링 느낌을 조정해주는 기능을 넣기도 하지만 그렇게 해도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보다 못하다는 불만이 압도적이다. 그러한 약점 보완을 위해 부분적으로 유압을 더한 HEPS같은 방식의 파워 스티어링도 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면 운전자가 돌리는 스티어링 휠의 힘을 증폭하는 것이 아닌 이것을 전기 신호로 바꿔 바로 파워 스티어링의 모터로 전달하는 Steer-by-Wire 응?같은 방식이 나온다. Steer-by-Wire는 조향 그 자체에 어떠한 물리적인 힘의 입력도 필요로 하지 않는 만큼 무인자동차 연구에 중요한 기술이다.

전기적인 파워 스티어링 보급이 늘고 있는 이유는 주차 보조 시스템 또는 자동 운전을 구현하려면 유압 전용으로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원가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차량 제조에 드는 원가도 저렴하며, 정비 비용과 난이도도 적게 들어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는 이 기술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이러한 전자화는 급발진 사고처럼 전자적인 오류가 생겼을 때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기 쉬운 점이 지적을 받고 있다. 정상적으로 주행을 하고 있는 도중 핸들이 잠겨 조향을 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3] MDPS의 경우에 웜기어는 역방향으로 돌리기 힘들어 못돌릴것만 같지만 사실은 돌릴수있다. MDPS문서 참조.전기적인 파워 스티어링의 제어도 ECU의 영역인 만큼 위험은 늘 존재한다. 오히려 더 악질일 수도 있다.[4]

  • 파워 스티어링
  • MDPS
  1. 경차조차 공차 중량이 900kg에 가깝다.
  2. 사실 모노코크 바디가 매우 중요하다. 섀시에 따라 부가적인 세팅에서 완성도의 차이가 커지게 되는것이라고 볼수있으며, 조향시스템의 성능은 이 섀시의 틀을 벗어나기 힘들다.
  3.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도 작동 불능에 빠질 가능성은 있지만, 유압에 필요한 오일 유출 또는 차량의 시동이 꺼지는 동력 전달 불능 상황만 아니면 잘 가는 차가 핸들이 돌아가지 않는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유압 계통이 완전히 망가진 경우에도 마치 무파워 조향장치 처럼 힘만 주면 일단 돌아간다.
  4. 급발진은 수동변속기라면 기어를 중립으로 바꾼 뒤 단번에 제동을 시도하여 그나마 위기를 피할 방법은 있다. 하지만 파워 스티어링이 문제가 생길 경우 운전자가 해볼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Steer-by-Wire는 아예 운전자는 조향 과정에 가할 수 있는 힘이 없다. 그래서 Steer-by-Wire는 연구용 차량에는 쓰이더라도 아직 실용 차량에 쓰지 못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인피니티 Q50 하이브리드의 경우 Steer-by-Wire 방식을 탑재하였다. 이는 평소 Steer-by-Wire 방식으로 작동되다 조향장치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시스템이 강제로 랙앤피니언 방식으로 전환되어 비상시에도 조향을 가능하게 해준다. 다만 워낙에 요즘차들이 전장화 되면서 안정성도 막장이 되어가는 판에 이게 제대로 작동될지는 못믿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