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1999년 발매한 닌텐도64용 액션 게임.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원작으로 하고 닌텐도 64로 나왔던 게임들의 대부분이 그렇듯 제목 뒤에 64를 붙였다. 영제는 Neon Genesis Evangelion 64.
게임의 전체적인 내용은 TV판 신세기 에반게리온과 극장판인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을 답습한다. 말하자면 애니로 한번 보고, 게임으로 한번 더 보는 게임. 다만 EOE를 다룬 스테이지는 1회차에서 볼 수 없다. 이유는 아래에.
게임의 구성은 12개+@의 미션으로 나뉘고 크게 직접 에바를 조종하는 격투신과 버튼으로 조작하는 미니게임으로 구분한다. 미션 1의 사키엘을 시작으로 일부 사도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도가 등장하며 심지어 찬밥(…)인 제트 얼론이 나오는 스테이지도 있다.
그래픽으로 따져보면 그 당시의 게임들과 비교해봐도 전혀 꿀리지 않을만큼 3D 연출이 매우 뛰어나고 게다가 부드럽다. 그러나 닌텐도 64의 기계적 결함인 낮은 램과 카트리지 용량 문제 때문에 리소스 앵간히 잡아먹는 2D를 집어넣기 매우 곤란한 환경에서 개발되었고 그에 따라 2D 파트와 캐릭터의 목소리의 수록량이 극히 적다. 하지만 게임 자체가 2D 캐릭터가 아닌 기체와 사도에 중점을 둔 게임이었기에 2D 장면이 적어서 아쉽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없지도 많지도 않은 적당한 느낌을 주어 그냥 3D만 있는 것보다 몰입이 더 잘 된다.
1.1 철두철미한 원작재현
무엇보다 이 게임의 대단한 점은 바로 2012년까지 나온 기타 에반게리온 게임들과도 비교가 안되는 '충실한 원작재현'이다. 게임의 스테이지 하나하나는 단순하지만 충분히 즐길 만한 요소가 들어있고, 오히려 자기 손으로 애니메이션을 재현한다는 그 느낌을 아주 잘 살려냈다. 특히 각 스테이지마다 원작재현 포인트가 존재하여 이를 무시하면서 클리어하거나 원작과 같은 방식으로 클리어할 수도 있는 약간의 자유도가 절묘하다.
그러나 이 원작재현들은 원작을 미리 숙지하지 않으면 놓칠 요소들이라는 게 아쉽다. 게임의 난이도가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라 게임 센스를 갖춘 플레이어가 하면 신지가 찌질이에서 갑자기 에이스 파일럿으로 돌변하고, 사도들을 순식간에 발라버려 원작재현을 볼 기회가 없어진다. 게다가 원작을 모르는 사람들은 어느 포인트에서 어떻게 해야 재현을 볼 수 있는지조차 짐작을 할 수 없어서 게임을 100% 즐기지 못한다. 그래서 '게임으로 한 번 더 본다'고 한다.
이외에도 폭주 에바와 더미 플러그 에바를 조종해볼 수 있는 몇 안되는 게임 중의 하나이기도 하며, 뼛속까지 원작재현을 목표로 했는지 이상한 데에서도 원작재현을 해놓았다. 옵션에서 게임데이터 초기화 기능을 사용하면 세이브를 날릴 수 있는데, 이 메뉴의 이름이 서드 임팩트다(…).
1.2 진 엔딩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무조건 난이도는 EASY로 고정된 상태이다. 이 상태에서 극장판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미션 12(자위대 섬멸)을 클리어하면 가짜 엔딩이 나오고 난이도 NORMAL이 개방된다. 노멀 모드로 다시 클리어하면 12.5 스테이지(Air)로 넘어가고 그 연장선으로 2호기로 양산형 에반게리온들과 개싸움(…). 그리고 다른 스탭롤로 위 상황이 반복되면서 HARD 개방. 다시 하드로 미션 12.5를 넘어가면 미션 13인 '진심을 그대에게'가 등장하여 날개 편 초호기로 양산형들과 공중전. 이걸 깨야 고대하던 진 엔딩이 나온다. EOE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대단한 것은 아니라서 크게 기대하고 본다면 다소 허탈할 수 있긴 하다. 궁금하다면 한번 보자. 스탭롤이 지나간 후에 진 엔딩 영상이 나오니 참고.[1]
2 기타
플레이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팁을 한 가지 주자면, 본래에는 유니존 킥의 마무리가 어정쩡하게 끝났던 이스라펠 전에서 마지막 커맨드로 ↑↑↑[2] 를 입력해보자. 입력에 성공하면 마무리까지 제대로 끝나는 원작초월을 보여준다!
여담으로 이 에반게리온 64의 롬 팩은 신품의 경우 약간의 프리미엄이 붙어서 거래되고, 중고품의 경우도 구성물이 갖춰진 것은 정가의 반액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