謝赫. 중국의 프로바둑기사.
이세돌의 천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바둑스타일(바둑계에서는 '기풍'이란 용어를 쓴다.) 상, 이세돌은 이 사람만 만나면 상당히 헤맸다.
그 한 예로, 2010년 제12회농심배에서 이세돌이 호기가 돋아 바득바득 우겨 선봉으로 나왔는데(농심배는 3국 각 5인이 승발전 방식으로 붙는 기전인데, 주인공(강자)은 대체로 마지막에 배치된다. 한국의 최강자인 이세돌이 선봉으로 나왔다는 건, 간단히 말해 '다 필요 없고, 내가 첫빠따로 나가서 다 쓸어버리겠소' 이런 뜻이다. 호언장담대로 이세돌은 2연승으로 쾌조의 출발을 했는데..), 이에 중국팀이 '우씨 왕짜증' 그러면서 즉각 '천적' 씨에허를 대항마로 내세웠고, ...성공했다. 뭐야 이거 버럭 하는 이세돌...
다만 2011춘란배 결승 -둘 사이 벌어진 승부로는 가장 큰 승부였다- 에서 이세돌이 승리함으로서, 천적 이미지가 거의 사라졌다. 상대전적에서도 2013.03.16 현재 6:6(비공식 두 판 이세돌 승리 포함). 어쨌거나 굉장히 침착하고 인내심 강하면서 냉정한 기풍으로 이세돌을 여러 번 잡아냈다.
이세돌의 천적이라고 해서 무슨 최종병기쯤 되는 것은 아니고, 기풍의 상성상 이세돌에게 매우 강할 뿐. 물론 일류기사이긴 하나 초일류까지는 아니고, 의외로 타이틀도 많이 따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세돌이 씨에허에게 약한 이유를 분석하자면, 이세돌은 어떻게든 상대를 흔들고 거기에 상대가 맞장구쳐 주면 강력한 전투력을 자랑하며 국면의 주도권을 잡아 나가는데, 대부분의 상대는 이세돌이 계속 긁으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싸움에 응해 형세를 망치는 경우가잦다. 반면 씨에허는 인내심이 강하고 냉정하여 이세돌의 도발에 걸려드는 경우가 적고, 상대의 실수와 무리수를 정확히 응징하는 힘이 강하다. 결국 씨에허를 상대로 하면 자멸하거나 긴 바둑으로 끌고 갈 수밖에 없는데, 이세돌이 아무래도 긴 바둑에서는 뭔가 약하다는 평도 있고 씨에허를 긁다 지쳐 자멸하는 경우도 많은 편이다.
원래 자국내에서는 어떠했는지 몰라도 국제적으로는 무명의 기사였는데 그가 한순간에 이름을 삼국에 널리 떨치게 되는 계기가 하나 있었다.제 8회 LG배 세계기왕전에서 이창호를 본선 1회전에서 만나 탈락시킨 것이다. 천하의 이창호를, 그것도 본선 1회전에서 탈락시켜버린지라 이 단 한 판의 바둑으로 한중일 삼국에서 순식간에 유명기사가 되어버렸다. 이때 쇼크가 상당했는지라 삼국의 바둑전문기자들이 앞다투어 인터뷰했으며 씨에허 자신도 믿기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 그 뒤, 얼마 되지 않아 열린 후지쯔배에서 이창호가 압도적인 실력을 발휘하여 일본측 기사를 다 물리친 일이 있었는데 그때 이창호의 실력에 감탄한 일본측 바둑팬들은 "어째서 이창호를 이긴 것만으로 씨에허가 유명해졌는지 이해할 수 있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