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마 요시오

모방범의 등장인물

후루카와 마리코의 할아버지로 딸 마치코, 손녀 마리코와 함께 살면서 두부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평범한 일상을 지내다가 마리코의 핸드백이 발견되면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작품 전반적으로 절망적인 상황에 직면하면서도 차분하고 이성적인 어른의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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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이 정말 마리코를 납치한 것인가를 알아내기 위해 범인의 말도 안되는 요구에 따라 밤거리를 헤매이거나 범인과의 대화를 냉정히 분석하여 손녀딸의 생사를 암담히 받아들이는 등, 작품 전반적으로 차분하고 이성적인 분위기를 보이지만 예외가 있다면 사위인 후루카와 시게루[1] 그에게는 크게 분노하며 다시 만나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형사 도리이가 무심코 내뱉은 정보 때문에 딸 마치코가 착란을 일으켜 집밖으로 뛰쳐나가다가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뒤에 마에하타 시게코를 통해 만났던 쓰카다 신이치를 자신의 집에서 지내게 했다.

종반에 아미가와 고이치가 마에하타 시게코의 도발에 걸리고 문을 잠그고 쓰카다 신이치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전화를 뺏는다.

"난 네놈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아. 허나 하고 싶은 말은 있어. 그러니 지금부터 잘 들어둬."

아미가와는 침묵하고 있었다.
"네놈은 지금까지 이것저것 떠들어왔지. 지금도 그렇고 잘난 척 하고 어깨에 힘을 잔뜩 주고 떠들어댔어. 하지만 넌 말이야, 네가 어떤놈 인지 전혀 모르고 있어."
"그런가요? 그럼 내가 어떤 놈인지 가르쳐주시지요, 아리마 씨."
아리마 요시오는 대답했다.
"사람 같지도 않은 놈이지. 살인자야."
화를 내는 것 같이 보이지 않았다. 오랬동안 고통 속에 몸부림치게 만들었던 수수께끼가 드디어 풀렸다. 오히려 속이 시원한 것 같아 보이기까지 했다.
"인간은 말이야, 그냥 재미로, 사람들의 눈길을 받으면서 화려하게 살면 되는 그런 게 아냐. 네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하고 싶은 짓을 저지르고, 그래서 되는 게 아니라고. 그건 틀렸어. 넌 많은 사람들을 속였지만 결국 그 거짓말은 들통이 나고 말았지. 거짓말은 반드시 들통이 나. 진실이란 건 말이지. 네놈이 아무리 멀리까지 버리고 오더라도 반드시 너한테 다시 돌아오게 되어 있어."
(중략)
"아까부터 대중이 어쩌고저쩌고 했지? 어리석은 대중이니, 대중에게 어필하느니. 네가 말하는 그 대중이라는 건 대체 뭐지? 너는 대중이니 젊은이니 하는 말을 그렇게 쉽게쉽게 쓰면서 모든 걸 한꺼번에 묶어서 말하고 있지만, 그런 건 모두 환상이야. 네 머릿속에 있는 환상. 그 대중이라는 환상도 누군가 말했던걸 그대로 빌려온 거겠지. 그게 네 특기니까. 넌 흉내나 내는 원숭이나 다름없어."
(중략)
"네가 비참하게 죽인건 네가 말하는 대중이니 뭐니 하는 무리속에 끼웠다 뺐다 하는 부품이 아냐. 어느 누구나, 한 사람의 어엿한 인간이었어. 죽은 이들 때문에 상처입고 슬퍼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야. 모두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간이야. 그리고 네놈도 마찬가지야. 아무리 발버둥친다 한들, 아무리 그럴듯해 보이는 궤변을 늘어놓는다 한들, 네놈 역시 한사람의 인간에 지나지 않아. 비뚤어지고, 망가지고, 어른이 될 때 까지 소중한 것이라고는 무엇 하나 손에 쥐지 못한 불쌍한 인간에 지나지 않는단 말이야. 그리고 너는 모든 사람들 하나하나의 눈에 그런 너의 모습을 보였어. 그런 네놈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던 것은, 네 머릿속에서 맘대로 꾸며낸 말 잘 듣는 착한 대중이 아니었지."
(중략)
"네놈은 아까 그 누구도 네 이름을 잊지 못할거라고 했지? 하지만 그건 틀렸어. 모두 잊어버릴거야. 네놈 따위를 누가 기억하지? 구차하고, 비겁하고, 숨어서 거짓말이나 지껄이는 살인자 따위를. 하지만 너는 잊을 수 없겠지. 모두가 네놈을 잊어버려도, 넌 너 자신의 존재를 잊을 수 없어. 그래서, 사람들이 어떻게 널 잊어버릴 수 있는지, 네놈 따위는 처음부터 이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어떻게 잊어버릴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어서 머리를 싸쥐게 될 거야. 아무리 해도 이해할 수 없겠지. 그게 네놈이 받게 될 제일 큰 벌이야."
(중략)
"세상을 얕보지 마. 만만하게 보면 안돼. 네놈에게는 이런 사실을 가르쳐줄 어른이 주위에 없었겠지. 어렸을때 그걸 확실히 머릿속에 심어줄 어른이 없었던 거야. 그래서 이렇게 돼버리고 말았어. 이, 사람 같지도 않은 살인자!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뿐이야."

다른 유족들에 비해서 내내 침착한 태도를 보여왔던 그였지만 모든 것이 해결된 순간에, 그는 처음으로 무너진 모습을 보였다.[2]
  1. 마리코의 친부로 바람을 피워 결국 집을 나가 다른 여자와 살고 있다. 마리코는 이로인해 아버지를 크게 경멸하는 수준이었다.
  2. 술을 먹으며 손녀는 사건이 해결되어도 돌아오지 않는다고 통곡을 한다. 이전의 태도와는 다른, 또는 그가 내심 진심으로 원했던 결과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