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슈키나

폭풍의 탑의 등장 인물...이라고는 하지만 이미 작중에서는 고인이다.

신화와 관련된 마지막 전설의 주인공중 하나로, '폭풍의 마녀', '뇌룡제의 딸', '파괴신의 사생아'등의 이명을 가지고 있었다.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재앙 그 자체였는데, 파괴의 이유나 목적도 없이, 그저 파괴만을 위한 파괴를 일삼았기 때문.[1][2]

사실 그녀는 지상의 존재가 아니며, 지고의 힘을 탐냈던 에블리스가 엘프의 피아라콘의 마력을 빌어 만들어낸 육신, 그리고 메르카바스에 의한 강령으로 이루어진 생명체다. 따라서 창세신에게 속하지도, 파괴신에게 속하지도 않으며, 인간도 신족도 아닌 불분명한 존재였다. 게다가 그녀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을 아라콘마저 칼리의 손에 죽어버린 후, 그녀는 아무런 목적도 없이 헤멜 수밖에 없었다.

이후 패왕 헤케미르의 휘하에 들어가, 검은 기사와 함께 대륙을 질타하였는데, 이때 그녀의 악명은 하늘을 찔렀다.[3]

그러나 메르카바스의 배신으로 마리안의 손에 들려있던 수왕의 반지를 보며[4] 결국 두번의 싸움에 패배, 아라콘의 부활을 위한 제물이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라파엘이 창조한 육신도 아니며, 아나드리엘이 축복한 영혼도 아니기에 죽을 수조차 없이, 부활의 날을 기다리며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서 수백년간 머물러야 했다.

죽기 직전까지 그녀를 진심으로 대한 존재는 셋 뿐. 하나는 제자[5]로, 에블리스를 위해 일하다 비참하게 죽었다. 하나는 이프린드로, 헤어지기 직전에서야 그의 진심을 깨달았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수왕 윌리어드로, 그녀는 윌리어드를 너무나 사랑했지만 제자가 참혹하게 죽자 복수를 위해 자신의 살을 베는 심정으로 윌리어드를 죽여, 그 힘을 농축해 수왕의 반지를 만들었다. 그러나 결국 메르카바스의 계략에 의해 반지의 힘을 역으로 받고 말았지만....

메르카바스의 망집 속에서 새로이 부활한 그녀는 결국 메르카바스와 일체화하여, 마지막 순간 에블리스의 손에 의해 직접 처단을 받는다. 메르카바스와 에슈키나를 죽이며, 에블리스는 남아있던 모든 신성을 소모해버렸다.
  1. 이프린드가 회상하길, 대개의 마법사는 결투중 상대가 무엇을 보낼지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에 들뜨는 반면, 최강의 마법사였던 에슈키나는 공허함 그 자체였다고 한다.
  2. 에슈키나의 말을 빌리자면, "(구원과 부활의) 아나드리엘이 바빠서 미칠만큼, (생명과 축복의)라파엘이 저주를 할 만큼, (인간과 행운의)릴리어스가 무지막지한 행운을 사정없이 뿌려야 할 만큼 많은 생명을 죽였다고....
  3. 카를로의 고국을 공격할때 쓴 마법의 이름은 에리나스의 창. 에리나스는 검은숲의 은자에도 나온, 지옥의 열번째 군주중 하나이며 그 이명은 번개의 왕이다. 이런 존재의 이름을 담은 마법을 날릴 정도면 그녀의 힘이 얼마나 강했을지 생각해볼 수 있다.
  4. 이때 아무런 동요도 없던 그녀는 처음으로 절규한다. 그걸 어디서 손에 넣었느냐고. 그러자 마리안은 "내 모든것! 내 영혼과 육신의 한조각까지 바쳐 얻어냈다!"라고 악을 썼다. 당연히 메르카바스의 계략에 넘어갔음을 의미하는 부분이다.
  5. 영생의 비법까지 알려주었다고 하며, 은발이 아름다웠다고 한다. 그리고 단 한번 그 이름이 등장하는데, 전편에서 칼리와 메르메스를 그렇게나 엿먹이던 그라시에가 바로 그녀의 제자다. 영생의 비법이란 다름아닌 용의 검을 자신의 심장으로 삼는 것. 이미 불노의 마법을 완성했던 그라시에는 저것으로 불로불사를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