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리가나

送りがな

일본어에서 한자와 가나를 섞어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가나의 용법 중 하나.

독자가 읽기 편하게 하기 위해 한자 독음(주로 훈독)의 일부를 가나[1]로 적는 것을 말한다. 말로 풀어서 설명하려니까 복잡한데, 당장 아무 일본어 구절만 갖고 와도 오쿠리가나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動く(움직이다)' 같은 단어에서 く와 같은 가나가 바로 오쿠리가나이다. 원래 動의 훈에는 'うご'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うごく, うごき 까지가 다 포함되지만(うごく, うごき까지 써야 '움직이다', '움직임'이라는 뜻이 되므로) 훈의 끝 글자가 く라는 것을 밝혀줌으로서 독자에게 해당 글귀는 'うごく'로 읽는 것이라고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사실 이는 일본어에서 한자를 읽는 방법이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全의 경우 すべて로도 まったく로도 읽을 수 있는데 全라고만 적어놓으면 둘 중 어느 것인지 문맥으로만 파악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를 全て / 全く로 일부를 히라가나로 적으면 全て는 すべて, 全く는 まったく라고 알아볼 수 있는 것. 自의 독음인 おのずから나 みずから처럼 끝 글자만으로는 구분할 수 없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엔 오쿠리가나의 수를 조절해서 전자는 自ずから, 후자는 自ら라고 적는다.

일반적으로 동사나 형용사와 같이 활용이 되는 경우, 훈의 끝부분이 변화하게 되므로 그 부분은 오쿠리가나로 쓰게 된다. 아까 動き 같은 경우에도 動く라는 동사가 動き 등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변화하는 く, き 부분을 히라가나로 써주는 것. 하지만 甚だ(はなはだ)와 같이 활용되지 않는 부사의 경우에도(이 경우엔 だ가 오쿠리가나) 오쿠리가나를 쓰는 경우가 있다. 후술하겠지만 활용하지 않는 명사는 예외의 경우를 제외하면 오쿠리가나를 적지 않는 게 원칙이다.

다만 한자 독음 중 어느 부분까지를 한자로 쓰고 어느 부분을 오쿠리가나로 쓸 것인지는 애매하기 때문에 일본어 표기가 다양해지는 원인이 된다. 예를 들어 おとす의 경우 落とす라고 とす 부분을 오쿠리가나로 쓰지만, 落す라고 す만 오쿠리가나로 쓸 수도 있다. おとす라는 단어 자체는 す까지만 활용이 되지만 자동사 おちる 등의 예를 보면 と까지도 활용되는 부분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 그래서 1973년 내각고시로 오쿠리가나의 범위가 지정되어있다. #

  • 용언: 활용되는 부분을 오쿠리가나로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형용사/형용동사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규칙이 적용된다.
    • 형용사: 끝이 しい로 끝나면 し부터 오쿠리가나로 쓴다. ex) 楽しい(O) , 楽い(X)
    • 형용동사: 어간이 か, やか, らか로 끝나면 か, やか, らか부터 오쿠리가나로 쓴다. ex) 静かだ(O) 静だ(X)
  • 부사, 연체사[2], 접속사는 맨 끝 글자만 오쿠리가나로 쓴다. ex) 甚だ / 全く / 及び
  • 명사: 오쿠리가나를 쓰지 않는다.
  • 파생어는 원어의 오쿠리가나를 그대로 따라간다. ex) うごかす는 うごく에서 파생된 표현이므로, 한자 표기도 動かす / 動く로 うご까지만 한자로 적는다.

하지만 예외도 있는데, あかるい / すくない / しあわせ / また 등등이 그런 예이다. 앞의 두 단어는 형용사이고 しい로 끝나지 않으므로 い만 가나로 적어서 明い, 少い로 적어야 할 것 같지만 明るい, 少ない라고 적는다. しあわせ는 명사이므로 그냥 幸라고 써야 하지만 幸せ라고 せ를 오쿠리가나로 적어준다. 오쿠리가나가 없으면 さいわい로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また는 부사지만 又た라고 적지 않고 又라고 오쿠리가나를 적지 않는다. うしろ도 명사지만 後ろ라고 오쿠리가나를 쓴다.

또한 두 글자 이상의 동사가 합성된 경우 오쿠리가나를 생략할 수 있다. 그래서 取り消し(とりけし, 취소) 같은 경우 오쿠리가나를 생략하여 取消, 取消し 등의 표기도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取り消처럼 뒤쪽 오쿠리가나만 생략하는 경우는 없다. 대체적인 양상을 보면 取消処分처럼 숙어일 땐 오쿠리가나를 다 빼고, 동사일 땐 주로 取り消す를 많이 쓴다(구글 검색 결과). 명사일 땐 取消し나 取り消し가 비등비등하게 쓰이는 편. # 일본어 위키피디아 '취소' 항목은 取消し로 만들어져있다.
  1. 1945년 이전까지는 가타카나, 이후에는 히라가나
  2. 활용할 수 없는 관형어. 한국어의 '새' '저' '모든' 등의 관형사와 유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