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湛
(249 ~ 295)
서진의 인물. 자는 처충(處沖). 왕창의 아들이자 왕제의 삼촌.
259년에 아버지 왕창이 죽자 3년간 시묘살이를 끝내고 묘소 옆에 움막을 짓고 기거했는데, 당시 유명 인사들과는 친분이 없거나 자신의 재능을 뽐내는 일이 없어서 친척들 사이에서는 바보로 통했다. 사마염의 사위이자 왕담의 조카인 왕제는 매번 묘소를 참배할 때마다 왕담에게 문안 인사를 올린 적이 없었고, 왕담도 왕제를 본체만체 했다.
그런데 왕제가 왕담의 침상에 놓인 주역을 발견하고 깜짝 놀랬으며, 왕제가 왕담과 이야기를 나눈 뒤에는 깊은 학식과 언변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고 한다. 본래 왕제는 삼촌 왕담을 무시해 예의를 갖추지 않았지만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존경심을 품게 되었다고 하며, 과거에 왕제가 사마염을 알현할 때마다 왕담을 비웃으면서 그 바보 삼촌이 아직도 살아있냐고 묻자 그럴 때마다 왕제는 말문을 잇지 못했다.
왕제가 왕담의 재능을 안 뒤로는 사마염이 또다시 그런 농담을 걸자 왕제가 삼촌은 바보가 아니라 뛰어난 재능을 갖추고 있으며, 높은 산봉우리보다는 낮겠지만 위서보다 더 뛰어나다고 했다. 왕제로부터 이 말을 들은 왕담은 이 삼촌을 계씨와 맹씨 중간 정도라는 식으로 자신을 평가했다는 말을 했으며, 28세부터 벼슬길에 올랐다.
진왕문학, 태자세마, 상서랑, 태자중서자, 여남내사, 여남태수 등을 지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