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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06년 9월 6일, 울산광역시 남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나서 당시 초등학교 1학년 생이었던 박정호(당시 8세, 가명) 군이 사망한 사건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단순히 화재 상황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해 변을 당한 것으로 보였으나 박정호 군이 발견됐을 당시 입과 양손이 청테이프로 결박된 상태였다는 점으로 보아 이는 범인이 박정호 군을 먼저 살해한 후에 불을 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아직도 용의자 1명도 잡아내지 못해 2016년 현재까지 10년 째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다.
2 청테이프로 결박당한 채 죽은 소년
2006년 9월 6일 오후 3시 52분, 그 날 울산 남구경찰서 강력 4팀으로 1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건 사람은 소방대원이었는데 달동 A아파트 13층에서 일어난 화재를 진압하는 현장에서 살해당한 것으로 보이는 소년의 시신 1구를 발견했다는 내용이었다. 소방대원이 업고 나온 소년은 그 집에 거주하는 8살 박정호 군이었다. 그런데 정호의 입과 양손이 청테이프로 단단이 결박되어 있었다. 구출한 소방대원이 급히 청테이프를 떼어냈으나 이미 정호는 숨진 상태였다.
정호가 발견된 곳은 그 집의 큰 방이었는데 정호 옆에는 불에 그을린 야구방망이와 식칼이 놓여 있었다고 한다. 부검 결과 박정호 군의 사인은 질식사였고 오른쪽 뒷머리에 둔기로 한 차례 얻어맞은 흔적이 있었다. 아무래도 현장에서 발견된 야구방망이에 얻어맞은 것 같았다. 기도에는 그을음이 약간 남아 있었는데 이로 보아 범인은 박정호 군의 머리를 야구방망이로 내려치고 청테이프로 결박한 다음 불을 지르고 도망갔고 정호는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화재 연기를 들이마시고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발화 장소는 그 집의 큰 방과 작은 방이었고 범인은 진열대 위에 놓여 있던 열쇠로 문을 잠그고 도주한 것으로 추정됐다. 도대체 누가 이 8살밖에 안 된 어린 남자아이를 둔기로 때려 기절시키고 불까지 질러 죽인 것일까?
3 문을 잠그지 않은 아이
사건 당일 낮 12시 38분, 정호의 어머니는 정호에게 노동부 인력개발센터에 교육 받으러 가니까 문 잘 잠그고 있고 학습지 선생님이 올 때까지 숙제하고 있으라고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친구와 함께 집에 온 정호는 엄마에게 "알았다."고 했지만 정작 정호는 문을 잠그지 않았다. 아버지는 차량 탁송기사로 일하고 있었는데 새벽 5시에 경기도 화성시로 출근했고 어머니도 12시에 노동부에 교육 받으러 외출한 상태였다. 즉, 집에 어른은 없는 상태인지라 엄마는 정호에게 문단속 잘 하라고 신신당부 했건만 정호는 어머니의 말을 듣지 않았다.
정호와 함께 놀러왔던 친구는 40분 뒤에 자기 집으로 돌아갔는데 사건 직후 경찰에게 자신이 집을 나올 때 정호는 TV를 보고 있었고 문은 열려 있었다고 진술했다. 대각선 방향 옆 동에 살고 있던 이웃도 오후 1시 45분 쯤에 정호네 집을 봤을 때는 분명히 문이 열려 있었는데 50여 분 뒤에 다시 봤을 때는 닫혀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리고 2시 반 쯤에 정호네 집을 방문했던 학습지 교사는 문이 굳게 잠겨 있어 문을 두드렸지만 인기척이 없었고 포스트잇만 붙여놓고 다른 집으로 갔다고 한다. 이로 보아 범행이 일어난 시각은 9월 6일 오후 1시 45분에서 2시 반 사이 45분 동안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도대체 왜 정호는 문단속을 잘 하라는 엄마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문을 열어놓고 있었을까? 정호 엄마는 아들의 그 같은 행동을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혹 면식범의 소행이 아닌지 가정해 보았다. 낯선 이에게 격렬하게 저항했다면 손톱 밑이라든지 이런 곳에서 범인의 DNA가 검출되기 마련이고 또 다른 상처가 있어야 하지만 아무 것도 발견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정호를 죽인 사람은 면식범이었을 것이라고 가정했다. 이외에도 경찰은 학교폭력이나 원한, 가정폭력 등의 가능성도 상정했지만 정호는 비록 내성적인 성격이긴 해도 교우관계가 원만했고 정호의 부모도 타인에게 원한을 산 바는 없었다. 또 이 날 정호의 집에 들렀던 사람들은 모두 범행 시각에 알리바이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둔 가능성은 바로 강도였다. 사건이 일어난 아파트는 1993년에 준공된 아파트로 복도식 구조였으며 입구는 물론 단지 내부에도 CCTV가 전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보안 장치가 없는 유리문은 활짝 열려 있어 누구든 마음만 먹는다면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구조였다. 더군다나 사건 당일 정호는 집 대문을 열어놓고 있었기에 강도가 침입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었다. 강도가 문을 열고 침입해 식칼로 정호를 위협하는 바람에 정호가 저항을 하지 못했고 야구배트로 한 차례 가격을 당한 뒤 의식을 잃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침 현장에서 화장대 서랍을 뒤진 흔적이 발견되었고 귀금속 5점이 사라진 것도 확인되었다. 그러나 같이 있던 현금과 정호의 목에 걸려 있던 금목걸이는 전혀 손을 대지 않아 과연 범행 목적이 금품인지는 의구심이 들었다. 경찰은 인근 전과자나 중고등학생들까지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에 나섰지만 범인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
4 범인을 잡을 단서
범인을 잡을 단서는 현장에서 사라진 5점의 귀금속 뿐이다. 현장에는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야구배트와 식칼, 청테이프 등이 발견되었지만 거기선 범인의 흔적이 나오지 않았다. 족적도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뿌린 소방수에 의해 쓸려내려가 버렸고 목격자도 없었다. 단서는 오직 귀금속인 정호의 이름과 주민번호가 새겨진 목걸이용 메달, 전화번호가 새겨진 아기 팔찌 등 귀금속 뿐이다. 경찰은 장물품표를 발부해 이 귀금속들의 행방을 쫓았다. 울산 내 금은방은 물론이요 부산까지도 장물품표를 돌렸지만 10년 째 소식이 없는 상태다.
본래 이 사건은 2021년 9월 6일에 공소시효가 만료될 사건이었지만 이른바 태완이법으로 인해 살인죄의 공소시효가 폐지되어 이 사건도 재수사에 들어갔다. 현재 피해자의 부모는 울산에서 부산으로 이사한 상태이고 지금까지 자녀 없이 둘이서만 살고 있다고 한다. 여전히 외아들을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에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현재 사건 현장인 A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10년 전에 일어난 그 사건에 대해 거의 모르고 있는 상태이며 많은 사람들이 이사 갔고 경비도 바뀐 상태라고 한다. 혹 만일 이 사건에 대해 아는 위키러들이 있다면 울산지방경찰청 미제전담수사팀으로[1] 적극 제보하도록 하자.- ↑ 전화번호 052)210-77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