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코 세이겐

伊良子清玄
시구루이의 양대 주인공. 애니메이션에서의 성우는 사사키 노조무.

코간류의 수제자. 낭인으로 코간류 도장에 도장깨기를 하러 와서 후지키 겐노스케를 꺾었지만, 우시마타 곤자에몬에게 패하고 그날 밤 코간류에 입문한다. 이후 천재적인 소질을 바탕으로 불과 2년만에 코간류 검술에 통달하여 후지키와 함께 코간류의 쌍룡이라 불린다.

요우라는 창녀의 자식으로, 그의 어머니는 빈곤하여 임신한 상태로도 손님을 받아야 했다고 한다. 보통 아이보다 반년이나 늦게 태어나 날때부터 기어다녔으며 오개월 째에 벌써 일어서고 어릴 적부터 남다른 신체 능력을 보였으며, 열두살때 이미 술취한 무사를 때려죽이는 살인을 저질렀다. 그리고 검을 배워 출세하기로 결심한다.

거친 유년기를 보낸 탓에 출생신분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으며, 마찬가지로 천출에서 무사가 된 후지키와 달리 출세욕과 야심이 크다. 포목상인의 아들로 검술에만 매진하여 의절을 당했다고 신분을 자칭하고 있으며, 출세를 위해 신분을 감추려고 자기 어머니 역시 죽였다. 코간류에 들어가기 이전에는 자신에게 골자술을 알려준 의원을 죽이고 이름을 빼앗았으며 코간류에서 실력으로 입지를 얻은 후에는 미에와 결혼해서 코간류를 차지하겠다는 야심을 품게 된다

후지키와 달리 호색적인 면이 있으며 요염하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의 미남자인지라 출중한 외모와 코간류 수제자라는 명성으로 많은 마을 처녀들과 염문을 뿌렸고, 심지어 스승인 코간의 첩 이쿠와 통정하기에 이른다. 결국 코간에게 간통한 것이 들통나서 비기전술이라 속이고 제자들로 하여금 이라코 세이겐을 린치하게 한 후, 나중에는 코간이 직접 나서서 나가레호시로 양 눈을 베어버린다. 맹인이 된 상태로 코간의 첩 이쿠와 함께 추방당한다. 게다가 부상후 곤자에몬이 은신처라고 속인 사찰에서 과거 연인들의 배우자등에게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크고 아름답구나 반어법이다(일대일 대결도 아니고, 하물며 나름 이름난 무가로서 정식으로 파문이 아니라 치졸한 기습 린치를 가한거다) 하지만 그 후 비검 무명역류를 깨닫고, 쓰루하타 검교에게 거두어들여져 복수를 위해 노력하게 된다.

사실 그런 그도 진심으로 코간류와 동문들에게 애정을 가진 적이 있었다. 살아남기 위해, 신분을 상승시키기 위해서 사람까지 죽이며 살아왔지만, 후지키 겐노스케를 비롯한 동문들과 함께 떠난 바닷가 훈련에서 이제까지의 암울한 삶을 버리고 진정 새로운 삶을 살 결심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 순간 후지키에게 자신의 심정을 털어놓으며 함께 뛰어난 무사가 되자고 말했다가 '후지키 겐노스케는 나면서부터 무사였다'라는 대답을 들어버리고, 이라코는 이에 큰 충격을 받아 후지키를 증오하게 된 것.[1] 여기서 후지키가 혹여 다른 말을 했더라면 두 사람은 진정한 의미로 코간류의 쌍룡이자 친우가 되었을 것이다. 이는 조금 안타까운 부분.

그러나 이런 그도 죽는 순간 마지막에 떠올린것은 자신의 손으로 죽인 어머니었다. 게다가 그의 시체는 도쿠가와 타다나가의 명에 따라 후지키 겐노스케의 손에 참수당했다.

검객으로서의 재능은 작품을 통틀어 최강급. 등장하자마자 코간류의 후지키 겐노스케를 꺾었으며. 코간류에서 검술을 배운지 2년여 만에 후계자로 낙점받고 눈을 잃은 이후 장애를 가진 상태에서 코간류의 스승과 수제자를 전부 꺾는다. 코간이 오랜 제자인 후지키 대신 어느날 갑자기 툭 튀어나온 세이겐을 후계자로 낙점한 것은 이러한 남다른 재능을 파악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게다가 인물도 뛰어나고 말솜씨도 좋아 괴성격을 가진 어르신들 (검교, 도쿠가와 타다나가)의 비위도 잘 맞춘다. 만일 사고치지 않고 그대로 코간류에 남았다면 아마 본인의 큰 야심을 달성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르는 다재다능한 인물인데 하필 이쿠를 건드림으로써 본인의 장래를 망친다.정욕은 만악의 근원

이런 면에서 여러가지로 베르세르크그리피스와 공통점이 있다. 천재적인 재능, 말재주와 친화력, 여자처럼 아름다운 외모, 천민 출신으로 큰 야심을 품고 계획적으로 한단계씩 밟아올라가지만 마침내 원하는 것을 손에 넣으려는 순간 자신의 실수 한번으로 모든 것을 잃는 비극적 캐릭터. 그밖에 (구체적인 부분은 차이가 있지만)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당했다고 생각해 팔자가 어그러지기 시작한 점, 자신을 출세시켜줄 인물의 가장 아끼는 여자를 건드린 것이 몰락의 계기가 됐다는 점, 그 대가로 폐인에 가깝게 몸이 망가졌지만 재기하여 복수한다는 것, 또 후지키를 주인공으로 보는 입장에서는 한때 믿음직한 동료이고 라이벌이었다가 자신의 모든 것을 파괴한 철천지 원수가 된다는 점[2]까지 비슷하다.

찌질했던 원판의 최후와 다르게 만화판에선 매우 깔끔한 최후를 맞이한다. 겐노스케에게 심장과 척추를 베여 뭐라 할 틈도 없이 사망했고, 마지막권의 행보를 보면 겐노스케가 버려진 자식이었다는걸 알게 되어 뭔가 깨닫는 듯한 모습과 자기 어머니와 같은 부랑자 출신의 아이를 배불리 먹이며 어머니를 회상하는 모습 그리고 동시에 그들을 비웃던 무사들을 죽이는 등 권력만 지향하던 원작과 다르게 본래 약자였던 자기의 처지를 잊지않는 뭔가 자기 반성적인 모습을 많이 보인다. 심지어 적인 겐노스케가 투병을 하자 천하의 명약이라는 비비의 머리를 가져다가 바치기도. 이 와중에 미에와는 대화를 통해 약간 화해하는 듯한 모습까지 나오는데 마지막권만 보면 겐노스케가 아니라 이라코가 주인공으로 보일 정도로 비중도 크고 인격적으로도 성장했다는 느낌을 줄 정도이다. 게다가 상술했듯 최후도 상당히 깔끔한 편.

가난한 농민의 아이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거나, 함께 놀아주는 부분이나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무차별살인을 거의 않는다는 점에서 가장 인간미있는 캐릭터였으나 코간도장에서 퇴출이후 이런 면이 퇴색되었다. 천한 신분을 극복하고 출세를 위해 앞뒤가리지 않고 노력했으나 순간의 욕심을 억누르지 못해 결국 좌절하고만 비극적인 캐릭터다.

  1. 상술되어 있듯 이라코는 창녀의 자식으로 이름조차 본인의 것이 아니다. 후지키가 이라코의 과거를 알지 못했기에 아무 생각 없이 한 대답이 사단을 내고 만 것이다. 후지키 역시 본래 평민으로 후지키 가의 양자였지만 이라코도 이 사실을 몰랐다.
  2. 이렇게 보면 무뚝뚝하고 말수적은 성격이며 왼팔을 잃는 후지키는 가츠를 연상시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