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피동 표현

1 개요

보여지다 → 보이다

모여지다 → 모이다

피동 접미사인 '-이-, -히-, -리-, -기-' 와 '-되다' + 피동 보조 동사인 '-(아/어)지다' 즉, 단형 피동에 장형 피동이 서로 합쳐져 피동 표현이 중첩된 경우를 말한다. 흔히 이중 피동으로 아는 경우가 있는데 '이중'이라는 의미는 어근에 접미사가 두 번 사용되는 경우를 말하며 예를 들어 사동사인 '세우다'의 경우 (서- + -ㅣ- + -우- + -다)와 같이 사동 접미사가 두 번 사용되는 경우를 이중 사동이라고 하지만, 국어에서는 이중 피동으로 사용되는 피동사는 없다.

번역체 문장/영어 항목에 나와 있는 피동형(수동태)을 번역할 때 자주 생기는 번역체 중 하나다.

이것을 올바른 표현으로 간주할 것이냐 아니냐를 두고 아직까지 학자들의 의견이 갈린다.

2 중첩 피동 표현의 예

흔히 볼 수 있는 예시로 잊혀지다(잊- + -히- + -어지다), 믿겨지다(믿- + -기- + -어지다), 모여지다(모(으)- + -이- + -어지다) 등이 있다. 그리고 영어 해석을 하면서 흔히 쓰는 되어지다(되- + -어지다), ~이었다(~이였다), ~했었다, ~하였다 역시 중첩피동에 속한다. 이것들을 일반적인 피동 표현으로 고치면 '잊히다' 또는 '잊어지다'처럼 바꾸어 쓸 수 있다. 이걸 알고 나서 '잊혀진 사람', '잊혀질 권리', '잊혀진 계절' 같은 것들을 보면 새로운 기분배신감이 들 것이다. '되어지다'의 경우에는 그냥 '되다', '하였다'나 '했었다'는 '했다'로 고치면 된다.

3 중첩 피동 표현의 판단

위의 형태처럼 보인다고 해서 모두 중첩 피동 표현이 되는 것은 아니다.

3.1 사동 표현과 혼동

피동 표현을 나타낼 때 쓰는 접미사인 '-이-, -히-, -리-, -기-'와 사동 표현을 나타낼 때 쓰는 접미사인 '-이-, -히-, -리-, -기-, -우-, -구-, -추-'와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즉, 피동 표현을 나타내는 접미사와 사동 표현을 나타내는 접미사가 겹치는 '-이-, -히-, -리-, -기-' 부분을 조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알리다'의 경우 기본형인 '알다' 사이에 '-리-'가 들어갔지만 이것은 피동 접미사가 아닌 사동 접미사이다. 그러므로 '알려지다'는 이중 피동 표현이 아닌 일반적인 피동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3.2 강조 표현 또는 원형

강조 또는 강세의 뜻을 나타낼 때 쓰는 접미사인 '-치-'를 사용하여 합치다, 놓치다, 받치다 처럼 사용하는 경우에 '-(어)지다'가 붙어 '합쳐지다' 처럼 되는 경우이다. 원형이 그런 경우는 '뭉치다' 등이 '-(어)지다'와 붙어 '뭉쳐지다'처럼 될 때이며 사실 이쪽은 개념만 제대로 알고 있으면 구별할 수 있지만 얼핏 보면 헷갈릴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