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체 문장/영어

오, 샘. 너는 학교에 가야만 해.

1 상세

글은 다양하게 번역할 수 있으므로, 이 문서가 제시하는 교정 밖에도 다른 교정이 있을 수 있음을 유의하자.

영어를 공부할 때에 이 글을 정독하면 좋다.

한국어 문학작품에서 인물의 성격, 분위기 등을 드러내려 일부러 번역투를 사용할 때가 있으니, 무조건 방기 대상으로 취급하면 곤란하다. 단순 비문인 경우가 태반이지만, 이 분야는 문체론적 효용이 더 중시되기에 세밀하게 보고 판단할 것. 이중피동 표현도 철학서적에서 능동 표현과 대조하려 일부러 쓰는 경우가 꽤 있다.[1]

번역투라고 무조건 경시하지 말고, 따져 보고 판단하라는 말이다.

2 사례

진행형이나 완료형, 수동태를 그대로 번역하여 문장이 어색해진다. 진행형이나 완료형, 수동태를 적절하게 취사 사용하면 우리 어법보다 정확하고 간명하게 상황을 전달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물론 우리 어법으로 표현할 수 없으면 남의 표현법에서 배울 수밖에 없겠지만, 우리말에는 영어나 일어에 쓰는 어법을 빌려야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전혀 없다.

"so… that" 구문을 "너무… 해서 …하다"로 가르치는 교사가 많은데, 한국어의 "너무"는 "지나치게 ...하다"라는 뜻이다. 이는 "매우"나 "아주" 정도로 바꿔도 훨씬 개선된다. 다만 2015년 6월에 "너무"의 뜻이 변경되어 "일정한 정도를 넘어선 상태" 라는 뜻을 지니게 되었다.
예를 들어 "He was so smart that he could solve the problem"은 "그는 매우 똑똑해서 그 문제를 풀 수 있었다"로 번역할 수는 있지만, 국어 스타일과 해당 표현이 뭔가 조건을 충족시킬 정도라는 의미임을 고려한다면 "그는 그 문제를 풀 수 있을 정도로 똑똑했다", 혹은 "그는 어찌나 똑똑한지 그 문제도 풀 수 있을 정도였다"라고 번역할 수도 있다.[2]

또한 원문에만 치중하여 의미를 어렵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Cart was moved by him'을 보자. 직역하면 '수레가 그에 의해 움직였다'가 되는데, 이걸 그대로 내거나 살짝만 바꿔 '그가 수레를 움직였다'고 번역한다. 헌데 이걸 "그가 수레를 밀었다"고 하면 의역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즉 의미가 아니라 언어학적 측면에 사로잡혀 번역체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쉬운 해결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영어는 "수동형"을 자주 쓴다. 이를 "능동형"으로 바꿔 주면 어지간한 건 자연스러워진다. 또한 문장 특성상 주체와 객체가 바뀌는(from이라든지)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바꿔 주면 한결 낫다. (수정바람)

영어의 피동형 문장을 한국어로 번역할 때 능동형 문장으로 번역하는 게 자연스러운 이유가 있는데, 한국어의 경우, 유정물(사람, 동물)과 무정물(식물, 사물, 추상)을 암묵적으로 구별하여 아예 격까지 제한해 버리기 때문이다. 한국어에서는 예를 들어 '어머니', '책상', '옮김'을 두면 한국어 화자들은 자연스럽게 '어머니'를 주체(주어)로 두고 싶어한다. '책상'을 주어로 두어 '책상이 어머니에 의해 옮겨졌다.'와 같이 쓰면 매우 어색해지는 것이다. 이렇듯 한국어는 유정물과 무정물을 은연중에 구분해 사용하여 격의 제한까지 일어나기 때문에 이 점을 이해한다면 자연스러운 번역 과정에 도움이 된다. 참고로 이것이 흔히 말하는 '사물 주어 구문을 피하라'라는 원칙과 상통한다. 무작정 사물을 주어로 내세우지 말라는 게 아니라, 사람이 동작의 주체이고 사물이 객체일 경우에 사물을 주어로 내세우지 말라는 것이다.

2.1 ~의 그것

나무위키에서 가장 빈번하게 보이고 심지어 기자들도 맞는다고 오해하면서 쓰는 대표가 될 만한 번역체

분명한 주어, 목적어가 필요한 영어의 특성상 두 주어의 성질이나 특성을 비교할 때 한 쪽을 먼저 쓰면 다른 쪽은 of ~ 혹은 that/those of ~ 라고 명시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어는 생략이 가능하다. 안하면 더 이상하다. '~의 ~'이라는 관계를 명확히 할 필요는 없고, 목적어가 아니라 일종의 보어를 사용하여 표현을 할 수 있을 때도 있다. 그런데도 굳이 이것을 '~의 그것'이란 대명사를 붙여 영어 번역체 문장으로 만드는 때가 잦다.[3] 정 필요하면 대명사 '그것'을 쓰지말고 해당 명사를 그냥 또 쓰는게 낫다. 심지어 신문기사에서도 사용되는 등 '엄격하고 올바른 문법'으로 오인하는 때가 있다. 과거와는 달리 요즘 들어 상당히 이런 오류가 늘어난다. 아무래도 이러한 용법이 논리에 조금 더 부합한 서술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렇게 된 듯하다. 실제로 논리학 관련 서적에서 한국어의 그런 어법은 논리적으로 불명확하다고 보고(아래의 예시 문장을 기준으로 하자면, '외국'을 가리키는 것인지 '외국의 물가'를 가리키는 것인지에 대한 논리적 중의성 문제)[4], 이런 식으로 서술하는 것을 권장하는 편이다. 이러한 인식 혹은 논리학 교육의 영향[5] 때문인지 이 용법이 기자와 같은 식자층 사이에서도 퍼져나간 것으로 추측된다.

나무위키에서도 많이 나타나는 오류로서 캠페인이라도 벌여야 하지않나 싶을 정도. 안 그러면 이걸 바른말로 아는 사람들이 늘어날지도 모른다.

한국의 물가는 외국의 그것보다 높다. → 한국 물가는 외국보다 높다.(혹은 한국은 외국보다 물가가 높다)(보어)

하지만 이것을 논리학 서적에서 무작정 꼬집어 다루지만은 않는다. 실제로 여러 논리학 서적에서는 '일상 언어와 명제'라는 영역을 통해 이와 관련된 부분을 다루는데, 여기서는 일상의 언어는 그 쓰임 속에 논리성이 이미 있으므로 논리학의 학문적 잣대를 무작정 갖다대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서술하는 것도 많다.

"~의 그것"이 쓰이는 사례는 일반적으로 다소 말하기 민망한 내용일 경우(주로 성적인 내용, 예를 들자면 남자의 그것) 이거나, 특성을 비교하는 내용이 없이, 독자/청자가 해당 내용을 안다는 전제하에 등장할 경우에 '바로'라는 글자랑 같이 (예: ~의 바로 그것이다.) 쓴다. 누구 아시는분 추가 바람ㅠㅠ 분명한 것은 비교의 대상에 쓰이는 영어의 that of/those of은 한국어 어법상 분명히 비문이다.

2.2 대명사 남발

영어와 한국어는 문장구조와 규칙이 근본적으로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실력이 부족한 번역자들은 원문 형태에 지나치게 매달려 원문에 사용된 대명사를 몽땅 옮겨 오는 경우가 엄청나게 많다. 아니, 이러지 않는 번역자가 오히려 드물 지경.

영어는 문장을 구성할 때 문법적으로 주어가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언어다. 앞에서 한 번 거론된 명사를 주어로 쓸 때 반복하여 언급하는 수고를 덜기 위해, 혹은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둘 다 누구를 지칭하는지 알고 있어서 he, she, it, they 혹은 him, her, it, them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때 대체용으로 사용되는 단어다. 그러나 한국어는 주어가 반드시 필요한 언어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용도로 대명사를 쓰지 않고 그냥 생략한다.
그 흔한 대사 "I love you"도 "나는 널 사랑해" 라고 장황하게 번역하는 번역자가 많다. 그러나 한국어에서는 다 빼고 "사랑해" 하나면 충분하다. 굳이 주어와 목적어를 붙이는 건 시적 표현 아니면 강조하는 표현이다. "내가 사랑하는 건 다른 사람이 아니라 너야"라는 의미처럼.[6]
액션 영화에 자주 나오는 "They're coming!"도 "그들이 오고 있어!" 라고 주어를 그대로 가져오면 번역체 문장이 된다. 누가 오고 있는 건지는 중요하지 않거나 대개 화자와 청자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주로 전쟁터에서) 말할 필요가 없고, 오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문장도 한국어에서는 주어를 빼고 "오고 있어!" 혹은 "온다!"라고 번역하는 것이 옳다. (아래 ~하고 있다 참조)

예시 : 포탈 2의 캐릭터 휘틀리의 대사
원문 : "Oh for... They told me if I ever turned this flashlight on, I would DIE. They told me that about EVERYTHING. I don't know why they even bothered to give me this stuff if they didn't want me usin' it. It's pointless. Mad."
장황한 번역 : "어, 왜냐하면... 내가 이 불을 켜면 내가 죽고 말 거라고 그들이 말했거든. 그 모든 것에 대해 말했어. 그런데 이런 것들을 못 쓰게 할거면 애초에 왜 만들었지. 알 수가 없어. 미친 짓이야."[7]
생략한 번역 : 으, 세상에. 이 불을 켜면 죽는다고 그러지 뭐야. 모든 게 다 그렇대. 못 쓰게 할 거면 대체 이걸 다 왜 준 건지 모르겠네. 이유가 없잖아. 미친 짓이야.

물론 예외도 있다. 예를 들어 뭔가 해야 할 일을 말해 놓고 누가 할 것인지 물을 때 누군가 나서 "I'll do it"이라고 말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It은 앞서 얘기한 '그 일'을 말하는 것임을 모두 알고 있으니 목적어를 생략해도 된다. 하지만 그 일을 할 사람이 '나'라는 사실 역시 화자와 청자 모두 알고 있지만 1인칭 대명사가 생략되지는 않는다. 그 일을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에게' 맡겨 달라는 강조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바른 번역은 "제가 할게요"이지, "할게요"가 아니다. 오히려 이 경우 생략이 가능한 건 "하겠다" 부분으로, 상황에 따라 "저요"로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 즉, 이렇게 대명사가 단순히 명사의 체언을 대신해 쓰인 것이 아니라 강조 역시 내포하고 있을 경우에는 생략할 수 없다.

2.3 왈도체/직역

왈도체 자체가 한국어와 영어의 단어 순서나 의미 차이를 무시한 채 직역해서 나오는 번역체 문장이다. 다만 단순히 번역체일 뿐만 아니라 뜻도 비슷한 단어를 이용해 일부 변조한다. 줄 수는 없다 이 이상 자세히!

본의 아니게 직역하여 왈도체가 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원문 : Nobody is watching anybody watching nobody.
왈도체 : 아무나를 보는 아무나는 아무나도 안 보는 법이야. 뭐라는 거야 이 아무나야!
번역 : 다른 사람을 봐 주지 않는 사람을 봐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GTA 산 안드레아스 한글 패치에서 나온 왈도체인데, 당장 읽어 보면 이해가 안 되겠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위의 문장은 "감시하는 대상이 없는 사람은 감시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Nobody나 anybody는 한국어에 1:1로 대응하는 표현이 없는 단어이기 때문에 억지로 "아무나"로 번역했다가 왈도체가 된 것. 사실 이 번역에 관한 비화가 있는데, 이걸 전문 번역인이 아닌 일반 유저들을 데려와서 틈틈히 작업했단다. 그래서 이런 오역이 나올 수밖에.

왈도체가 되기 쉬운 말 중 하나가 바로 Whatever you say인데, 대개 "네가 뭐라든 간에"라고 직역하기 쉽다. 하지만 정확한 뜻은 네가 뭐라고 하든 상관없어 내지 아무래도 좋아이다. 긍정과 부정 둘 다 된다.

예시
Q : Come to see me when you not busy, OK? / If you f*** me, I'll f*** you.
A : Whatever (you say).

왈도체
Q : 네가 바쁘지 않을 때 와서 날 보러 와, 알았지? / 먹이면, 나도 널 엿먹이겠다.
A : 네가 뭐라고 하든지. / f*** you

번역
Q : 바쁘지 않으면 들러 봐, 알았지? / 배신하면 죽여버린다.
A : (네가 무슨 말을 하든) 꼭 그렇게 할게. / (네 맘대로) 지껄여 봐라.

2.4 수동태(피동형)/이중피동

영어에서는 인간이 감정을 느끼는 것을 피동형으로 취급한다. 누군가는 "감정형용사"라는 단어도 만들어 구분할 정도. boring/bored, interesting/interested 등의 차이를 질리도록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말에서는 능동형으로 바꾸어 쓰는 편이 문장이 간결해지고 의미전달이 명확하게 된다.

¶그는 지루하게 되다(He is bored) -> 그는 지루해한다.

이걸 모르는 상태로 학교 영어에서 감정표현에 be 동사를 쓴다고 교육받은 학생들은 혼돈의 카오스를 느끼게 된다. be happy와 그냥 happy with도 다른 데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피동형 번역에서 나타나는 또 다른 대표적인 문제점은 '되어지다/~어지다'의 남발이다. 이 역시 번역체에서 나온 표현인데, 이중피동이기 때문에 엄연히 한국 문법 상 잘못된 표현이다. 대부분의 영어 강사나 교사들이 실수하는 표현 중 하나. 정확히는 "되다"와 "~어지다"로 나누든가, 둘 가운데 하나만 쓰든가, 능동형으로 쓸 수 있다면 능동형으로 쓰는 것이 옳다.

그렇게 설명되어집니다. 이해하셨죠?그렇게 설명됩니다. (어지다 삭제) / 그렇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능동형)

그 외에도 영어 표현의 영향을 많이 받은 수동태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발견된다. 예를 들어 'be slain'의 번역체 "죽임당하다" 같은 표현.

홈즈모리어티에게 죽임당했다. → 홈즈모리어티에게 살해당했다.

'붕어가 고양이에게 먹임당했다', '튀김당한 닭'(…) 수준으로 부자연스러운 번역인데, 어째서인지 흔히 보이는 오역. 수동태를 그대로 번역하는 것은 금기 수준이기 때문에 "을이 갑을 죽였다"로 번역하는 것이 옳다. 물론 극적 효과를 위한 일종의 시적 허용이 될 수도 있으나, 일상적인 표현에서 이런 표현이 튀어나오면 상당히 어색한 편이다.
'죽임당하신 어린 양'이라는 찬송가도 있다. 또 '죽임당하신 귀한 어린 양'이라는 제목의 성가대용 4부 합창 버전도 있다. 사실 기독교에서 온 것 아닌가 의심되는 번역체. 일본어에도 똑같이 '죽임당하다'라고 직역할 수 있는 '殺された'가 있어 일어 번역에서도 종종 보인다.

2.5 , 그녀, 그것

현대에는 언론에서도 마구 써서 믿기 힘들지만, '그'와 '그녀'는 한국어에 없던 표현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일본을 통해서 서양 문물이 들어오던 시절에 영어의 일본어 번역인 "카레(彼, かれ)"와 "카노조(彼女, かのじょ)"를 중역한 것이다.

국어에서는 한 번 제시한 주어를 좀처럼 반복하지 않아 영어의 he, she와 같은 용도의 인칭대명사가 아예 존재하지 않았고, 그, 그녀라는 건 서구권 문화와 접촉하며 새로 들어온 개념이기 때문이다. 과거 한국에서는 필요한 경우 3인칭 재귀대명사를 쓰거나, 대명사에 해당하는 인물, 사물의 이름을 다시 썼다. 현대에는 그와 그녀가 많이 퍼져 he와 she의 번역체 문장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며 국어에 상당히 많이 녹아들어 있고, 사전에도 정식 등재되어 있다.

말단A : C부장이 D사장 심기 건드렸다고 혼났어. 골프채 가방을 넘어뜨렸나 봐.
말단B : 그는 그런 거 매우 싫어하시잖아(He really hates it). → 사장님께선 그런 거 무진장 싫어하시잖아.

말했듯이, 주어를 과감히 생략해도 된다. 위 예문에서도 "그런 거 무진장 싫어하시잖아."로 써도 뜻이 통한다. 정 3인칭 대명사를 넣자면 "그 분" 같은 것을 쓰는 것이 좋겠다.

(船)와 같은 일부 탈것(특히 자동차)이나, 드물게 자연물도 여성형 대명사 she로 쓰는 경우가 있다는 점에 주의.[8] 이것을 잘못 이해하여 '그녀'로 번역하는 오역이 종종 있다. 실제 모의고사에도 이를 이용한 문제가 나와 학생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입시위주 교육의 폐해

2.6 ~에 대하여

"about"의 번역. 한국어의 "~에 대한"과 비슷하지만 용법이 더 넓어 주제가 아닌 실제 대상을 가리키는 용도로도 쓸 수가 있다.

¶학생에 대하여 관심을 갖다. → 학생에게 관심을 주다.

물론 "~에 대하여" 본연의 의미로 사용된 때는 여기 해당되지 않는다.

¶리더십에 대한 지침서(Guide about Leadership)

2.7 ~에 위치하다

'be located at/on/in'의 번역.

¶우리 회사는 서울에 위치한다. → 우리 회사는 서울에 있다.

2.8 ~가 있었다

"There is (was) ~"로 시작되는 문장의 번역체를 말한다. 특히 목적어가 사물일 경우.

¶진지하고 솔직한 설명이 있었다. → 진지하고 솔직하게 설명했다.
슈퍼탱크에 관한 무엇이 있다(There's something about supertank) → 슈퍼탱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9]

다만 성경에 쓰인 "태초에 빛이 있었다"라는 표현은 역사적 관용구이니 바꿀 필요는 없다.

2.9 ~을 가지다

여기는 물건이 아닌, 모임이나 시간 등을 가진다는 뜻이다. (예시: 그분과 함께 시간을 가지다.)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 모든 국민은[10] 신체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우리는 물론 많은 놀이를 가지고 있지만 → 우리가 즐길 수 있는 놀이는 물론 여러 가지가 있지만
¶ 각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시간을 갖고 → 각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시간을 두고

가끔 팔다리를 '가진'이라든가, 의미를 '가진' 등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는데, 전부 have, take(무슨 행동을 할 때. '회의를 갖다' 등)의 직역이다. 차라리 팔다리가 '달린'이나 의미가 '있는' 혹은 '붙은'으로 바꾸는 게 낫다.

참고: 가지다, 갖다, 갖고, 갖는, 가지는

2.10 ~가 주어지다

'be given'의 번역. 이렇게 "수동태"를 직역하여 우리말답지 않게 "~되다", "~를 당하다"라는 번역이 많이 나오는데, 편법 하나를 소개하면, 그냥 능동태로 바꾸면 된다.

¶공격 찬스가 주어지다. → 공격 찬스가 생기다.
포로들에겐 생존권이 주어진다. → 포로들은 생존권을 받는다.

2.11 ~가 요구되다

'be required of'의 번역. 능동형이나 '가 필요하다'로 고쳐야 한다.

¶새로운 경제팀에는 유연한 정책 대응 자세가 요구된다. → 새로운 경제팀은 유연한 정책 대응 자세가 필요하다.

다만, '~가 반드시 필요하다.'처럼 어떤 문장은 고치면 겹말이 생길 수 있다.

일본어에도 쓰이는 것 같다.(~に要求される)

2.12 ~으로부터

'from'의 번역. '~에게/~께(이하 문장에 따른 활용)'로 번역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어머니로부터편지어머니에게서편지.[11]

2.13 ~을 고려에 넣다

take ~ into Goryeo''take ~ into account'의 번역. 피동 번역으로, 능동 번역으로 바꿔야 한다. 일상적으로는 거의 쓰이지 않지만 학술 서적 등에 상당히 많이 나오는 번역투이다.

¶국방은 단순히 본토만이 아니라 널리 떠난 영토와의 통상을 고려에 넣는 것이다. → 국방은 단순히 본토만이 아니라 널리 떠난 영토와의 통상을 고려하는 것이다.

2.14 ~하는 중이다(현재진행형 번역문제)

'be -ing'의 번역. '~고 있다' 또는 현재상으로 번역해야 한다.

¶지금 열차가 도착하는 중입니다. → 지금 열차가 도착하고 있습니다.[12]
너 뭐하니? / 공부하는 중이에요. → 너 뭐하니? / 공부하고 있어요.

워낙 일상적으로 사용되다 보니 안 쓰는 게 불편해지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무엇보다 앞에도 언급되었듯 이러한 표현을 통해 시점을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할 수도 있다. 일단은 "~하는 "을 자제하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공사 중이란 표지판에서 보듯이 '중' 자체를 없애자는 건 아니라는 점에 주의하자.

그런데 현실에서는 한술 더 떠 ~ing를 외래어로 그대로 쓰는 데다 의미 중복인 중()까지 함께 넣어 문장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가 로딩 중. loadinging? 니가 다니는 중학교가 로딩중은 아니겠지 심지어 이게 번역체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그나마 이를 피하기 위해 "읽는 중/불러오는 중"이라는 표현이 있긴 하다.

위의 경우에는 "~하는 중이다."를 "~하고 있다"라고 바꿔도 좋지만 다음의 경우에는 "~하고 있다."도 아니고 아예 "~하다."/"~한다."로 번역하는게 좋다.

¶The car's coming, Back off! 차오고 있다. 물러서! → 차온다. 물러서!
¶It's raining now. 지금 비 오고 있다. → 지금 비온다.
¶Where are you heading(going)? 어디가고 있어?→ 어디가?
¶ I'm smoking. 나 담배 핀다.(이 경우는 평상시 담배를 피운다는 뜻이다.)

나아가 일본어에도 쓰이는 번역체이다. 読み(읽어들이는 중), セット中(세팅 중) 등. 다만 위의 경우에는 ~ている(하고 있다)/~ていた(하고 있었다)라는 말을 쓴다.

2.15 ~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다

"find oneself~"의 번역. 문장 자체를 통째로 의역해야 한다.

¶잠시 후 적들 사이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 잠시 후 자신이 적들 사이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2.16 ~로부터 자유롭다

이 경우에는 번역체 문장 이외에 "free from"의 오역인 종류도 있다. free에는 자유라는 뜻과 더불어 없다라는 뜻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 duty free(면세) 등등.

1. '~가 없다'

¶이 곳은 범죄로부터 자유롭다. → 이 곳에는 범죄가 없다.

2. '자유'를 뜻할 경우

¶드디어 그들은 압제로부터 자유로워졌다. → 압제에서 해방되었다.
¶현지의 단속으로부터 자유롭다. → 현지의 단속을 받지 않는다.

2.17 ~에 있어서

보통 영어의 for ~in ~ing을, 혹은 일본어의 ~にあって를 이렇게 번역하는 경우가 많다. 그냥 ~에게, 혹은 ~할 때 정도가 적당하고, 적절한 단어를 골라 의역하는 것도 좋다.

¶구피의 종어를 선택함에 있어서 좋은 개체를 선별함의 기준은 체형이다. → 구피의 종어를 선택할 때 체형을 기준으로 좋은 개체를 선별할 수 있다.
¶그 정치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 뇌물수수로부터 자유로움을 증명하는 것이다. → 그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를 진행할 때 뇌물수수가 없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과실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13]스스로 과실의 원인을 만든 행위

2.18 영문법식 문장부호 사용

영어에서는 여러 단어를 합쳐 하나의 의미로 표현할 때 not-so-intelligent와 같이 단어 사이에 하이픈을 넣어 연결한다. 그렇지 않고 notsointelligent 같은 표현을 쓰면 어느 단어들이 연결된 것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헷갈릴 수도 있기 때문. (Godisnowhere가 God is now here인지 God is nowhere인지 같은 경우) 그런데 한국어에는 이러한 용법이 전혀 없기 때문에 영어식 표현을 그대로 사용해 '그다지-지적이지-않은'이라고 하이픈을 넣어 번역하면 상당히 어색해 보인다. 강조하고 싶다면 따옴표("") 같은 걸 쓰는 편이 낫다. 마찬가지로 anti-나 non-처럼 하이픈으로 단어 앞에 합쳐지는 접두어는 한국어로 번역할 때는 하이픈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Anti-cancer cell을 항-암 세포라고 번역하지 않는다는 이야기. 번역이 발암 그러니까 하이픈 쓰지 말라는 말 이-지

또한 영어는 단어를 떼어 구별해야 하는데, 굉장히 빨리 말하는 것을 표시할 때 하이픈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걸 한국어로 번역할 때 하이픈을 그대로 붙이면 오히려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발음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역효과(…)가 나니 조심해야 한다.[14]

의미를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한글로 외국어 표기를 할 때에도 이러한 실수는 두드러진다. 그 중 하나가 어포스트로피(')를 그대로 두는 오류. 작가가 창조한 언어 등 독특한 언어를 영어로 표기할 때 발음을 나누기 위해 '를 사용한 것을 한글로 표기할 때 그대로 가져오는 것을 으레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알파벳의 표음성이 부족하여 필요해서 그러는 것이고, 거의 모든 발음을 표기할 수 있는 한글로는 그럴 필요가 없다. 현실의 예를 들자면, 일본어 오오카미(늑대)는 로마자 표기를 ookami로 적기도 하지만 o'okami라고 격음부호로 어포스트로피를 붙이는 게 좋다. 왜냐 하면 ookami라고 적으면 알파벳의 표음성의 한계 때문에 "오오카미"가 아니라 "우카미"가 되기 때문에 그렇게 읽지 말라고 어포스트로피를 붙이는 것이다.[15] 이걸 다시 한글로 표기한다고 할 때 어포스트로피까지 그대로 붙여서 "오'오카미"라고 적는 것은 엄연히 말하면 틀린 것이고, 좋게 말해도 쓸데없는 일이다.[16] 한글은 발음을 헷갈릴 일이 없는 문자이기 때문에 위와 같은 문자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 번역 자료에서는 원문에 어포스트로피가 들어갔다고 어포스트로피까지도 엄연히 이름의 일부인 것으로 오해하여(…) 이것까지 그대로 살려야 하는 줄 알고 한글 표기에 그대로 옮기는 사례가 많다. "I'm fine"을 아'임 파인이라고 적지는 않지 않는가?

세미콜론을 바꾸지 않고 사용하기도 한다. 영어로 된 문서를 흔히 접하는 식자층에서 볼 수 있는 오류. 영어에서는 전후 관계를 나타내는 접속사를 생략하고 대신 붙이는 세미콜론을 굉장히 흔히 쓰는데, 한국어에서는 이를 아예 문장부호로 사용하지 않는다. 세미콜론이 들어간 문장을 번역할 때는 사라진 접속사를 되살려 써야지, 원문 그대로 옮기면 오류가 된다.

2.19 Yes와 no의 구분

이 부분은 번역체 문장은 아니지만 의미 오해가 많기 때문에 여기에 분류한다.

기본적인 영어 중 하나인데 틀리는 사람이 많다. 언어라는 게 복잡한 사고과정을 거치지 않고 본능적으로 툭툭 튀어나오는 것이다 보니 오히려 기본적이어서 잘 틀린다고도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익숙해지지 않으면 헷갈리기도 쉬워지니 여기서 확실히 이해해놓자. 부정문에 대답할 때 한국어에서는 '질문의 내용'을 기준으로 예/아니오를 구분하지만 영어는 '대답'이 긍정문이냐 부정문이냐를 기준으로 yes/no를 구분한다. 다시 말해 문맥과 무관하게 문장 자체가 긍정문이면 yes, not이 들어가 있으면 no. 예를 들어,

한국어
갑: "너 숙제 다 안 해왔구나(, 그렇지)?"
을: "아니, 다 했어."

영어
John: "You didn't finish your homework, did you?"
Jane: "Yes, I did."

영어 번역체 한국어
갑: "넌 네 숙제를 다 마치지 못했어, 그렇지?"
을: ", 난 했어."
못 했다는겨 다 했다는겨

위와 반대로 긍정-부정으로 이어지는 평범한 문장도 질문의 부정문을 생각하지 말고, 대답의 긍부정 여부만 따지고 나서 그대로 가면 된다. 즉 이 경우는 편하게 그냥 예/아니오다.

한국어
갑: 걔한테 악감정 품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렇지)?
을: , 있어.

영어
John: I think you have some bad blood toward him, haven't you?
Jane: Yes, I have.

영어 번역체 한국어
갑: 너 그 사람한테 악감정 같은 걸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안 그런가?
을: , 갖고 있어.
(다만 '갖고 있어'는 빼고 '어'라고만 말하면 '갖고 있다고 생각'에 동의하는 건지 '안 그런가?'라는 것에 동의하는 건지 혼동이 오게 된다. 확실히 밝혀주거나 '안 그런가?'를 위의 예시와 같이 '그렇지?'로 바꾸든지 생략하면 된다. 뒤의 의문문은 그냥 강조의 의미밖에 없다.)

그러나 이를 간과한 번역가들이 yes와 no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 하는 바람에 문장의 앞뒤가 맞지 않는 사태를 초래하곤 한다. 최악의 경우에는 아예 yes/no를 번역 과정에서 생략하거나 다른 것으로 바꿔야 하는데도 그대로 그래/아냐로 번역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

한국어
갑: "난 바보가 아냐."
을: "아냐, 넌 바보야."

영어
John: "I'm not a moron."
Jane: "Yes, you are. You're a moron."

영어 번역체 한국어
갑: "난 하나의 바보가 아냐."
을: "그래 맞아. 넌 바보야."
한국어
갑: "제발 그만 해!"
을: "아니, 계속, 계속, 계속 할 건데!!"

영어
John: "Please, not again!"
Jane: "Yes, again, again, and again!!"

영어 번역체 한국어
갑: "제발, 더는 안 돼!"
을: "그래, 다시, 다시, 다시 될 거다!"

보다시피 이쯤이면 번역체가 아니라 오역. 한국어의 특징부터 제대로 알고 번역하자. 게다가 yes/no를 안 쓰고 sure 등으로 나오는 경우에는 문맥으로 파악해야 한다. 즉 바로 위의 대화에서 "Sure, you are/aren't."이라고 대답했다면 "물론, 맞아/틀려."가 아니라 "두말하면 잔소리지(긍정)./퍽이나 그러시겠어(부정)." 등으로 바꿔야 한다. 대개 저런 대답 뒤에는 그렇게 말하는 이유를 죽 나열해 주는 경우가 많다.

최악의 경우는 대답이 yes/no로만 이루어져 있어서 그 뒤에 더 확실하게 긍정인지 부정인지를 밝히는 문장이 나오지 않는 경우에 이 실수를 하는 것이다. 대답이 예인지 아니오인지만 가지고 사실을 파악해야 하는데 이걸 오역해 버리면 읽는 사람은 상황을 완전히 반대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한국어 :
Q : 여기서 담배 피워도 될까요?
A : 그럼요. (피우세요.) / 아니요. (안 됩니다.)

영어 :
Q : Do you mind if I smoke here?
A : No. (Go ahead.) / Yes. (Please don't.)

번역체 :
Q : 제가 여기서 담배를 피우는 게 마음에 걸리십니까?
A : 아니요. (계속하시죠.) / 예. (피우지 마세요.)

이걸 거절이라고 번역하면 매우 곤란해진다(…). mind는 마음 외에도 동사로 '꺼리다'라는 뜻이 있고, 그걸 몰라도 뒤의 Go ahead를 보면 저기서 나온 No가 거절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좀더 자연스럽게 번역하면 Yes와 No의 의미가 거꾸로 된다. "넌 내가 싫어?" / "아니, 좋은데?"와 비슷하다. 이거 혼동하면 상당히 곤란하다.

그런데 2010년도 접들면서 미국 신세대 영어에서는 이 'yes'와 'no'의 구별이 점차 혼용되고 있다고 한다. 즉, 우리식 대답과 영어 교과서식 대답이 공존한다는 뜻. 그래서 요즘은 단순히 'yes'나 'no'만으로는 명확한 대답을 주기가 어렵고 가급적 뒤에 추가로 의미를 붙여 주는 게 좋다고 현지 생활을 오래 한 어떤 사람이 직접 영상으로 카더라.

일상에서는 예를 들어서 '~인 거 아냐?'는 부정문이지만 문맥과 무관하게 긍정이면 '응'이라 하고 부정이면 '아니'라고 한다.

2.20 You know

영어 표현 "you know"는 대화를 할 때 넣는 별 의미 없는 추임새다. 한국어로는 "그 왜" "그거 있잖아" 등에 대응한다. 하지만 의미 자체는 "너는 알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간혹 이를 그대로 번역하는 오류를 저지르는 역자들이 보인다.

너도 알잖아, 나 일을 그만둘까 생각중이야. 아니 처음 듣는데???있잖아, 나 일을 그만둘까 생각중이야.

2.21 Oh

영어에서 oh는 감탄사의 의미도 있지만 실제 사용범위는 더 넓다. 위의 "You know"처럼 별 의미 없이 삽입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oh가 들어간 영어문장을 번역할 때 oh를 무조건 "오"로 번역하면 문제가 생긴다. 대개 oh에 적합한 한국어는 "아"가 있다. 그 외에도 "어?"나 "어라", "어즈버", "아으" 등의 번역어도 있다. 때로는 생략하는 게 나을 때도 있다.

, 당신이군요 (Oh, it's you). → , 당신이군요.

, 안 돼 (Oh, no)! → 아아,[17] 안 돼!

, 신이시여! (Oh, my god!) → 아이구, 맙소사! 우린 이제 죽었어![18] Oh, my god!은 상당히 다양하게 해석이 가능하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해석할때 주의. 예를 들어 "아오 젠장!"의 의미로 쓰였는데 그걸 오 신이시여로 번역하면 상당히 골룸하다(…) 젤나가 맙소사는 더더욱 아니다.

, 그랬어 (Oh, is that so)? → 어/어라? 그랬어?

2.22 강조를 위한 표현

영어에서 표현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현으로는 "believe me", "if you ask me", "I say" 등이 있다. 이걸 그대로 직역하면 우리에게 익숙한 "만일 내게 물어보면" 같은 꼴이 나오게 된다. 번역하면서 생략하거나 적절하게 문장을 수정해야 한다.

만일 내게 물어보면 아주 좋은 아침이군! → 아주 좋은 아침 아닌가!
("물어본다면"이라 가정하지 말고 단순히 "내 생각은 그래"라고 단정형으로 나가라는 말)

혹은 이 경우, 한국어의 관용 표현인 "누가 봐도", "두 말 할 것 없이" 등을 쓰면 아주 좋은 대응이 된다. 관용 표현을 관용 표현으로 대체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위 문장을 예로 들면, "누가 봐도 좋은 아침이군!"과 같다.

¶오, 그렇지. 날 믿어, 그렇지 (Oh, it is. Believe me, it is.). → 물론 그렇지. 그렇고말고.
("날 믿어"라 직역하지 말고 "진짜야, 그렇다니까"라는 식으로 순화)

Please 또한 무조건 '제발'로 번역하는 게 아니다. "제발"은 제법 강한, 간절히 비는 단어임에 비해 please는 주로 부탁을 할 때 예의를 차리기 위해 넣는 정도로 쓰인다.


영어: "Please close the window."
한국어: "창문 좀 닫아 주십시오."
번역체: "제발 창문을 닫아 주세요."

비슷하지만 다른 용법으로, 똑같이 please가 들어가지만 "Oh, please"는 대개 부탁과는 전혀 무관하고 상황에 대한 짜증을 표현하는 한탄이라 이 역시 "오 제발"이라고 번역하면 오역에 가깝다. "아 젭라"라고 하면 의미가 통하니까 잘 써먹자 현실에서 자주 쓰이는 한국어 표현을 들자면 "아 좀/진짜…." "어휴, 정말이지…." 정도가 있을 것이다. 사족으로 Give me(gimme) a break이라는 표현도 간혹 "쉬게 좀 해 달라" 혹은 "휴식시간을 달라"(…)라고 오역되는데, 이것도 휴식이랑은 무관하고 "이제 이건 질렸다, 이걸 겪는 건 그만 하고 싶다"는 뜻이므로 앞 문장과 같이 '작작 좀 해라' 등 짜증이 섞인 표현이 올바르다.

2.23 가장 ~한 것들 중에 하나

'one of the (최상급)'의 번역.

¶그는 우리 반에서 가장 키가 큰 학생들 중의 한 사람이다. → 그는 우리 반에서 키가 큰 학생들 중의 한 사람이다.

'절대적 최상급'이라고 해서 "most XXX"나 "~est"를 쓰면서도 단순히 '아주 ~한'이란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영어나 라틴어 계열 언어와는 달리 본래 한국어에서 "가장 ~한"은 가장 그러한 개체 하나만 치기 때문에[19] 이 경우는 그냥 영어 문장을 직역한 것이 되어 문장이 좀 어색해진다. 다만 일반적으로 추천되는 문장(위 예문과 같은 경우)만으로는 화자가 처음 전달하려는 뜻을 오롯이 담을 수 없다는 약점도 분명히 있다.[20] 좀 더 의미를 자세히 전달하려면 '우리 반에서도 특히 키가 큰 학생들 중 하나' 와 같이 강조하는 부사를 하나 넣어 표현하면 된다. 아니면 '우리 반에서 키가 큰 걸로는 손에 꼽힌다'도 좋은 방법.

혹은 '-(으)기로는 최상위권에 속한다' 정도도 괜찮다. 이렇게 하면 '가장 어떠한' 의미와 '여러 가지'의 의미를 동시에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당초 '가장'과 '여럿'을 합하려면 '범위'를 설정하는 방법 외에는 이치상 의미 성립이 불가능하다.

2.24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동진이 이 표현을 좋아합니다.

'in spite of', 'nevertheless','although', 'even though' 등등 많은 단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사/형용사)~임에도 불구하고" "(명사)~에도 불구하고

번역투 중에서도 일상생활에서 많이 굳어진 표현. '불구하고'를 빼도 문장을 이해하는 데 지장이 없다. 또한 좀 더 나아가면 그럼에도 말고도 그런데도, 그렇지만, 그러했으나, 하지만, 그러나 등으로도 적절하게 대체가 된다.

¶나는 늦게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늦지 않았다. → 나는 늦게 일어났지만 늦지 않았다.

2.25 ~는 없다

'There is no such thing as too much ~' 는 일종의 관용구로써 '~는 해도 해도 부족함이 없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문장을 보이는 그대로 직역해 '~를 지나치게 한다는 건 없어'로 해석하면 어색한 번역체가 된다.

2.26 지나친 수식어구

¶망간을 흡수하여 아름다운 검은 빛을 띠게 된 이 화석은 생전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다. → 이 화석은 망간을 흡수한 덕분에 아름다운 검은 빛을 띠게 되었으며 생전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다.

영어에서는 명사 + 'who/what/which 등등… + ~~'의 형태로 설명을 대신하기도 한다. 위 문장 같은 경우는 The fossil, having a beautiful black color due to the manganese absorption, ~ 같은 꼴. 이를 수식어구라고 하는데, 한국어에는 이렇게 긴 수식어구를 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부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다. 그냥 위 문장과 같이 일반적인 서술형 문장으로 바꿔주자.

2.27 아무도 ~하지 않는다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어 주지 않아. → 말을 걸어 주는 사람이 없어.

"아무도 ~하지 않는다"는 표현 자체는 번역체가 아니지만 강조를 위해 사용하지 않는 이상 보통 구어체로는 쓰지 않는다. 설령 쓰더라도 "아무도 안 ~한다"고 쓰는 편. 그러나 영단어 nobody 혹은 no one을 번역할 때 구어체임에도 "아무도 ~하지 않는다"고 번역하면 문장이 상당히 장황하고 어색해진다. 원래 nobody는 한국어에 일대일로 대응하는 표현이 없기 때문에 직역이 불가능하고, 번역체를 피하기 위해서는 "~하는 사람이 없다"고 번역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뿐더러 원래 뜻과도 더 비슷하다.

마찬가지로 nothing, nowhere 등이 있다. 이 역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보다는 "~하는 것은 없다"로 번역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Nothing is impossible"은 "아무것도 불가능하지 않다"보다는 "불가능한 건 없다"고 번역하는 게 자연스럽다.

2.28 문장 사이의 표현을 그대로 번역

영어는 문장 사이에 또 다른 문장이 끼어드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주로 쉼표 두 개 사이에 추가된 문장을 삽입하는데 이 방식을 한국어에 그대로 사용하면 쉼표가 너무 많아지고 문장을 이해하는 데에 크게 방해가 된다.

¶이 사람은, 내가 생각하기엔, 배가 고프다. → 이 사람은 배가 고픈 것 같다.

2.29 ~에 의하여/~에 의거(하여)

'~에 의하다'는 '~에 근거를 두다'와 같은 뜻으로 "규칙에 의하여 김씨를 처벌한다."처럼 문어체에 쓰는 말투이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영단어 'by'를 '~의하여'로 직역하면서 "홍길동전은 허균에 의해 쓰여졌다" 같이 표현하기 시작했다.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결정한다. →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로 결정한다.
¶무단 횡단한 김씨가 순경에 의해 연행되었다. → 무단 횡단한 김씨를 순경이 연행했다.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치인민을 위해, 인민이 하는, 인민의 정치[21]

일본어로는 ~により/~によって라고 한다. 사실 이 より의 한자 표기가 依(い/의)인데, 일본어의 영향도 있었을지도 모른다.

2.30 ‘~의’ 남발

‘~ of ~’를 직역한 것. 일본어 번역체에도 꽤 등장하지만 연속된 ‘~의 ~의 ~의 ~(~ of the ~ of the ~ of the ~)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같은 문장은 영어를 번역할 때에도 꽤 나온다.
우리말에서는 의미단위에 따라 가장 나중에 결합한 것 사이에 하나 정도만 쓰면 족하다. 예를 들어 ‘지리산의 녹차의 향기’와 같은 문구는, 만일 지리산에서 녹차향을 맡은 것이면 ‘지리산의 녹차 향기’로, 지리산 산(産) 녹차가 낸 향기를 맡았으면 ‘지리산 녹차의 향기’로 쓰면 된다. 또, 아예 빼고 써도 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수) (단위)의 (무엇)’과 같은 표현은 그냥 ‘(무엇) (수) (단위)’로 써도 된다. 이는 특별히 숫자를 강조할 이유가 없는 이상 불필요하게 ‘~의’를 남용하는 표현에 불과하다.
이처럼 되도록 ‘~의’를 줄여 쓸 것을 권장하지만 예외로 논문 제목은 '~의'를 쓰지 않아 너무 길어지면 '~의'를 계속해서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컴팩트 디스크의 소리의 주파수의 최대값 → 컴팩트 디스크에 담을 수 있는 소리의 최대 주파수
¶ 열 명의 사람을 다섯 대의 차에 나누어 태웠다. → 사람 열 명을 차 다섯 대에 나누어 태웠다.
¶ 논문 제목 - ‘쥐의 벼룩의 고환의 정자의 염색체에 관한 연구’ vs ‘쥐에 서식하는 벼룩에서 추출한 고환에서 분리한 정자에서 관찰되는 염색체에 관한 연구’(?)[22][23]
  1. 능동 표현과 대조하려면 그냥 피동으로도 충분하다. 아예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중피동을 굳이 왜 쓰는 지 철학을 잘 아는 사람이 편집하기 바란다.
  2. 그래서 "너무 좋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은 것이...었지만, 하도 많이 쓰이는 탓인지 2015년 6월에 표준어가 개정되면서 너무=매우처럼 쓸 수 있게 되었다.
  3. 다만 한국어가 영어에 비해 통사적 구조가 논리적 치밀성이 떨어진다는 반론의 여지도 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일부 논리학 수업에서는 영어 문장을 병용하는 경우도 있다.
  4. 논리학 책에서 이러한 중의성이 자주 지적되는 편이다.
  5. 특히 대학 논리학 교양강좌, PSAT, LEET 대비 등
  6. 일상이라면 아마 "너만 사랑해"라고 칼질할 수 있겠지만, 시에서는 의미를 강화하기 위해 앞에 표현을 늘어놓는 경우가 많으므로 생략해서는 안 된다.
  7. 스팀 번역 홈페이지의 대사 목록에서 발췌. 현재 수정 후 승인 대기중.
  8.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서도 '블랙 펄'을 she로 지칭한다.
  9. 해당 포트리스 2의 OST 제목은 영화 'There's Something About Mary(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1998)의 패러디임이 명백해보이므로 "슈탱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로 번역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실제로 something은 구어로 '가치 있는 것'이란 의미가 있다.
  10. 앞서 언급했듯 "국민에게는 자유가 있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번역체다.
  11. 쌈박하게 '어머니께서 보내신 편지'로 능동태로 바꿔도 무방하다. 중요한 건 어머니의 편지가 왔다는 거니까.
  12. 지금 열차가 도착합니다.라고 써도 무방하다.
  13. 분명 법률 용어이지만 완벽한 번역체
  14. 해리 포터 5권에서 이런 오역이 등장한 적이 있다.
  15. 참고로 오오카미의 정확한 로마자 표기법은 장음표시를 사용한 Ōkami이지만 일반적으로 키보드로 그렇게 적기는 불편하기에 편의상 o'okami라고 적는다.
  16. 애초에 실제 발음을 한글로 어떻게 표기할 것인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알파벳 표기법만 보고 받아적는 것은 일종의 중역이기 때문에 좋지 않다. 어디 판타지나 SF의 창작 언어도 마찬가지다. 작품 외적으로는 알파벳으로 지은 이름이지만 작품 내적으로는 어쨌든 따로 있는 언어를 알파벳으로 표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로마자 철자만 보고 어포스트로피나 가로선까지 그대로 옮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17. 한탄의 의미니까 여기에 다른 것도 들어갈 수 있다.
  18. 바로 위의 예시와 비슷한 사례다. 또한 영어에서 God!는 감탄사로 쓰일 때는 의미없는 감탄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
  19. 예를 들자면 중국이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라고 하지 중국이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들 중의 하나라고는 하지 않는다.
  20. 평균을 넘는 정도로 그냥저냥 큼직한 학생들 중 하나라고 전달될 여지가 분명히 있다.
  21. 가장 널리 알려진 번역체 문장일 것이다. 이를 서투르게 번역해서 교과서에 실어 '~에 의하여'구문을 널리 알리는데 큰 몫을 했다.
  22. 이것은 모 대학 논문 발표회에서 한 교수가 익살을 부린 억지 제목이기는 하다.
  23. 그런데 벼룩의 정소는 고환이라고 하지 않는다. 고환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