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묘법

조르주 쇠라의 그림 중 일부를 확대한 것. 점이 눈에 보인다.

1 개요

점을 찍어서 그림을 그리는 화법. 프랑스의 화가 조르주 쇠라가 개발한 독특한 화법이다. 이를 이용한 그림을 점묘화라고 한다. 더불어 픽셀이라는 개념의 시초이기도 하다. 그리고 쇠라와 친구이던 화가 화가 폴 시냑(Paul Signac,1863~1935)도 같이 점묘법 개발에 이바지했다고 한다.

2 본문

점묘화의 장점은 적은 색으로 효율적인 명암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손으로 일일이 그려야 되기 때문에 그리는 데 많은 시간과 힘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이름에서 보이듯 하나하나 점을 찍어서 하나의 그림을 완성해내는 그야말로 인내심의 한계를 테스트하는 개 노가다 작업이다. 쇠라의 작품이 적은 이유가 31살로 갑자기 병사한 것도 있지만 이렇게 개 노가다를 하는 화법을 이용해서 그림하나 만드는데 긴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참고로 쇠라랑 다르게 2배 이상을 오래 산 친구 폴 시냑은 점묘법 그림을 꽤 많이 남겼고 살아생전 인정받았다.

또한 일일히 점을 찍어 그림을 완성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도트 노가다의 조상님이나 다름없다.

사람의 손으로 그리는게 아닌 인쇄물이나 모니터 화면은 사실상 점묘법의 원리를 따르고 있다. 적은 색 혹은 무채색으로만으로도 세밀한 명암과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 흑백으로 된 신문지 등의 사진을 돋보기로 확대하여 보면 점의 밀도를 통해 형태를 그려내고 있다. 모니터역시 화면도 빨간색, 녹색, 파란색(RGB)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당연히 프린터CMYK를 통한 점묘 원리를 이용한다. 이 점묘를 얼마나 세밀하게 할 수 있느냐가 이른바 해상도로 프린터나 모니터 성능의 기준이 된다.

반대로 카메라의 필름이나 센서 역시 점묘법의 원리를 따른다. 빛이 들어왔을 때 그 명암이나 색이 필름이나 센서에 기록 될 때 점묘의 원리를 따른다.

3 생물학자의 소양

대학교의 생물 관련 학과에 가면 레포트에 그려서 내는 생물 그림을 점묘화로 찍어서 그리도록 하는데, 그래야 기관의 명칭과 생김새가 머리에 오래 남는다고 한다. 확실히 몇 시간 동안 점만 찍으며 그리고 있으면 안 외워지는 것이 이상한 일일지도.

사실 점묘법은 한가지 색으로(펜이나 연필)로 명암을 효율적으로 나타내서 입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대상의 생김새를 표현 할 수 있기 때문에 과거의 전통 생물학 시절에 자주 사용한 방법이다. 잘 그린다면 오히려 사진보다 잘 표현 할 수 있을 정도[1]이며 생김새를 부각시겨 묘사하기 때문에 생김새가 기억에도 잘 남는편. 19세기나 20세기 초까지의 근대생물학 시절엔 생물학에서 박물학[2]의 비중이 컸을 땐 드로잉은 생물학자들의 기본 소양이었다. 어쩐지 CELL에서 보듯 생물학자 중에 그림 좋아하는 사람이 많더라. 그러다가 점묘법이 나오면서 시간은 오래걸리지만 드로잉보다 쉽게 배울 수 있는 점묘법이 추가 된 것. 사실 요즘처럼 디카가 대중화 되고 지놈으로 인해 생물학의 패러다임이 경천동지하는 시절엔 큰 의미는 없지만... 전통을 따른다는 의미도 있다[3].

파일:Attachment/72 hour chick embryo c.jpg
닭의 배아상태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사진, 점묘화, 그냥 성의 없이 선으로 그린 그림판 그림(...)

위의 그림을 비교 해봐도 알 수 있듯이 점묘화쪽이 그려서 공부하는 입장이나 보는 입장이나 훨씬 보기에도 편하고 사실적이다. 어떤 면에선 사진보다 대상을 더 부각시겨 그릴 수 있기도 하다. 물론 연필로 도트 노가다를 하는 입장에선 매우 빡치지만[4].
  1. 사진을 찍을 땐 카메라의 성능 외에도 조명이나 다른 요소가 생각보다 중요하다. 같은 카메라라도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과 야외에서 찍은 사진의 차이가 상당히 클 정도
  2. 어느 동네에 갔더니 요런 동식물들이 있더라. 현미경으로 보니 이런 미생물이 있더라 하던 시절
  3. 요즘엔 그냥 폰카나 카메라로 찍어서 컴퓨터로 출력하여 레포트를 쓰게 하지만 한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생물학과에서 하는 실험들의 상당수 레포트는 점묘화로 그려서 제출했다. 해부학 시간에 근골격계나 내장기관을 점묘화로 그릴 땐 대략 정신이 아득해진다.
  4. 왼쪽의 그림은 숙련자도 몇시간은 눈 빠지게 노가다를 해야 그릴 수 있지만 오른쪽 그림은 그냥 마우스로 그려도 5분안에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