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가

1 개요

3음보의 고려가요로서 현전하는 다른 고려가요들이 이별의 정한을 노래하거나, 이런 거(...)인 데 반해 임과 이별할 수 없다고 하고 있다.

총 6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불가능한 상황 설정을 통해 임과 이별할 수 없다는 의지를 역설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2연에서는 영양분 하나도 없는 모래 벼랑에 심은 구운 밤이 싹이 트면 님과 이별하겠다는 유전공학적으로 가능한 소리를 하고, 3연에서는 옥으로 만든 연꽃이 바위 위에 세 묶음이 피어야만 님과 이별하겠다는 소리를 하고, 4연에서는 무쇠로 만들고 철사로 주름 박은 관복이 다 헐면 님과 이별하겠다는 가능한데? 소리를 하고, 5연에서는 무쇠로 만든 소가 살아 움직여서 철로 된 풀을 싹 다 먹어치우면 님과 이별하겠다는 로봇공학적으로 가능한 소리를 한다. 이 작중 화자인 여성도 살짝 얀데레 끼가 보인다. 간단하게 말해서 넌 내 거다. 이걸 장황하게 가사로 쓴 거 아닌가? 살짝이 아닌 것 같은데?

서경별곡의 2연과 정석가의 6연이 완벽히 일치한다. 고려 가요는 구전되었기 때문에 그 당시의 유행어처럼 받아들여졌을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애초에 저작권도 없었을 시기이니... 혹은 둘 다 작자 미상이기 때문에 작가가 같을 가능성도 있다.

2 본문

2.1 원본[1]

딩아 돌하 당금(當今)에 계샹이다.
딩아 돌하 당금(當今)에 계샹이다.
션왕셩(先王聖代)예 노니와지이다.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
구은 밤 닷 되를 심고이다.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유덕(有德)신 님믈 여와지다.

옥(玉)으로 련(蓮)ㅅ고즐 사교다.
옥(玉)으로 련(蓮)ㅅ고즐 사교다.
바회 우희 졉듀(接柱)요다.
그 고지 삼동(三同)이 퓌거시아
그 고지 삼동(三同)이 퓌거시아
유덕(有德)신 님 여와지다.

므쇠로 텰릭을 아 나
므쇠로 텰릭을 아 나
텰(鐵絲)로 주롬 바고다.
그 오시 다 헐어시아
그 오시 다 헐어시아
유덕(有德)신 님 여와지다.

므쇠로 한쇼를 디여다가
므쇠로 한쇼를 디여다가
텰슈산(鐵樹山)애 노호다.
그  텰초(鐵草)를 머거아
그  텰초(鐵草)를 머거아
유덕(有德)신 님 여와지다.

구스리 바회예 디신
구스리 바회예 디신
긴힛 그츠리가.
즈믄  외오곰 녀신
즈믄  외오곰 녀신
신(信)잇 그츠리가.

2.2 수정본

딩아 돌하 당금(當今)에 계샹이다.
딩아 돌하 당금(當今)에 계샹이다.
션왕셩대(先王聖代)예 노니아와지이다.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
구은 밤 닷 되를 심고이다.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유덕(有德)하신 님믈 여의아와지이다.

옥(玉)으로 련(蓮)ㅅ고즐 사교이다.
옥(玉)으로 련(蓮)ㅅ고즐 사교이다.
바회 우희 졉듀(接柱)하요이다.
그 고지 삼동(三同)이 퓌거시아
그 고지 삼동(三同)이 퓌거시아
유덕(有德)하신 님믈 여의아와지이다.

므쇠로 텰릭을 말아 나는
므쇠로 텰릭을 말아 나는
텰사(鐵絲)로 주롬 바고이다.
그 오시 다 헐어시아
그 오시 다 헐어시아
유덕(有德)하신 님믈 여의아와지이다.

므쇠로 한쇼를 디여다가
므쇠로 한쇼를 디여다가
텰슈산(鐵樹山)애 노호이다.
그 쇼가 텰초(鐵草)를 머거아
그 쇼가 텰초(鐵草)를 머거아
유덕(有德)하신 님믈 여의아와지이다.

구스리 바회예 디신들
구스리 바회예 디신들
긴힛든 그츠리잇가.
즈믄 해를 외오곰 녀신들
즈믄 해를 외오곰 녀신들
신(信)잇든 그츠리잇가.
유덕(有德)하신 님믈 여의아와지이다.

2.3 해석본

징이여 돌이여 지금에 계십니다.
징이여 돌이여 지금에 계십니다.
태평성대에 노닐고 싶습니다.

사각사각 가는 모래 벼랑에
사각사각 가는 모래 벼랑에
구운 밤 다섯 되를 심습니다.
그 밤이 움이 돋아 싹이 터야만
그 밤이 움이 돋아 싹이 터야만
유덕하신 임과 이별하고 싶습니다.

옥으로 연꽃을 새깁니다.
옥으로 연꽃을 새깁니다.
바위 위에 접을 붙입니다.
그 꽃이 세 묶음이 피어야만
그 꽃이 세 묶음이 피어야만
유덕하신 임과 이별하고 싶습니다.

무쇠로 관복을 재단하여
무쇠로 관복을 재단하여
철사로 주름을 박습니다.
그 옷이 다 헐어야만
그 옷이 다 헐어야만
유덕하신 임과 이별하고 싶습니다.

무쇠로 큰 소[2]를 만들어서
무쇠로 큰 소를 만들어서
쇠나무가 있는 산에 놓습니다.
그 소가 철로 된 풀을 먹어야
그 소가 철로 된 풀을 먹어야
유덕하신 임과 이별하고 싶습니다.

구슬이 바위에 떨어진들
구슬이 바위에 떨어진들
끈이야 끊어지겠습니까.
천 년을 외로이 살아간들
천 년을 외로이 살아간들

믿음이야 끊어지겠습니까.
  1. 글자가 비어 보일 수 있습니다.
  2. 황소라는 견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