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려가요 雙花店
고려시대 당시, 위구르식 만두를 뜻하는 쌍화를 파는 가게를 가리키는 단어.[1]
관련 고전시가가 전해내려 오는데, 내용은 온갖 남자들이 고려 여인에게 작업 거는 모습. 보면 알겠지만 상당히 야한 가사인데, 이런 내용이 있음에도 다른 고려가요처럼 조선시대에 불태우지 않고 살아남은 게 용하다(...)
고려가요 특유의 후렴구 및 여음구를 생략하고 표기한 1절은 다음과 같다.
雙花店쌍화점에 雙花쌍화 사라 가고신댄만두가게에 만두 사러 갔더니
回回회회아비 내 손모글 주여이다.
회회아비[2]가 내 손목을 쥐었더라.[3]
이 말싸미 이 점店밧긔 나명들명
이런 말이 이 가게 밖에 드나들면[4]
죠고맛감 삿기 광대 네 마리라 호리라.
조그만 새끼 광대야, 네가 말한 것이라 하리라.[5]
긔 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그 잔 데같이 덤거츠니 없다
그 둘이 잔 데같이 뒤엉켜진 데가 없다.[6]
전문 보기, 해석
<쌍화>에 대한 다른 해석의 블로그기사, 아라비아 상인의 세공품
전문을 보면 알겠지만, 이 노래는 고려 여인이 간 장소, 손목을 잡은 남자, 소문을 퍼뜨린 대상 셋만 바뀌면서 변주되는 노래이다. 이 여인은 1절에서 만두가게 외국인부터 시작해서 절의 스님, 술집 아저씨, 심지어 우물가에 갔다가 환상종인 용에게도 손목을 잡힌다. 무슨 짓을 한 거냐 솔직히 만두가게 외국인이랑 술집 아저씨는 그렇다 치고도 스님이랑 용은 대체 뭔데!! 설마 스님은 이 스님인 거냐? 용은 왕족의 은유라는 설이 있다.
참고로 마지막 두 행은 그전까지와는 화자가 다르다는 해석이 있다. 여인 1이 '쌍화점에 갔다가 회회아비에게 손목을 쥐였다'라고 하자 여인 2가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라고 했다는 것. 전문용어로 3p 또 마지막 행은 또 다른 여인 3이 '그처럼 뒤엉켜진 데가 없구나' 라고 질책하듯 말한다는 해석도 존재. 어차피 그 내용이 그 내용이다. 일설에는 여러 명의 가희들이 연극처럼 주거니받거니 부르는 노래였다는 말이 있다. 뮤지컬? 즉 예전에 전문적인 언니들이 없던 당시, 술을 마시면서 남녀 간의 불륜을 노래하며 흥을 돋구던 용도로 사용된 가사로 추측한다.
비교육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에 다른 고려가요 작품들과는 달리 교과서와 대수능 등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7] 그러나 참고서나 일반 문제집 등에서는 자주 다뤄지고 있으며,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서도 주요 지문으로 출제된 바 있다. 다시 말해서 19금 제한을 벗어나면 출제 가능
2 당시 사회 배경
고려 역사를 왠만큼 공부해 본 사람이라면 <쌍화점>을 보아도 당시 사회 배경을 알 수 있는데, 꼭 국문학 작품성보다도 사회상을 담고 있는 것에 더 가치가 있다. 쉽게 생각해 <쌍화점>의 여인을 당시 백성이라는 가정을 해보고 접근해보자.
- 첫 번째의 '회회 아비'는 대강 '아라비아 상인' 혹은 '몽골인'이다, 당시 고려는 원나라의 부마국에 속하면서도 상당히 괴롭힘을 많이 당했다. 화폐 교란부터 시작하여, 여자를 빼앗아 가는 공녀와 수많은 문화 교란 등으로 심각했는데, 가녀린 고려 여인을 당시 약자 측인 백성으로 생각하면 얼마나 괴로웠는지 알것이다.
- 2번째의 '삼장사의 주지'는 당시 타락한 불교를 상징한다. 고려는 국교가 불교였고 그에 따라 엄청난 수의 절들이 창건되었다. 문제는 이러한 불교가 여러 세월을 거치며 점점 타락하기 시작했고, <고려사>와 <고려사절요>에도 절에서 술을 빚어 마시며 놀고, 세금도 면제 받으며 노비까지 하사받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특히 고려 말기 즈음, 원나라에서 티베트 불교[8]가 들어왔는데,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성관계를 해야 한다는 이상한 사상이 퍼지면서 이것이 가장 심각한 폐단이 되었다. 당시 아무것도 모르는 고려인들은 절에 다니면서 스님들을 극진히 모시고 신뢰하는데, 그런 스님이 "성관계를 해야 깨달음을 얻고 극락에 간다"고 말하니 오죽했겠는가
지금도 사이비 종교에서 이런 사건은 종종 터지지만또한 시주를 안 하면 승려들이 대놓고 폭행을 가했다 하니 뭐.. 더이상 설명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참고로 삼장사는 개경에 실제로 있었던 절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 3번째의 '우물가의 용'은 당시 고려의 왕과 왕족을 뜻한다. 지금도 마찬가지고 왕이나 대통령은 어딜 가나 욕을 먹듯이 이때도 다른 것은 아니다. 상식적으로 용은 보통 강이나 바다에 사는 존재로 여겨진다. 그런데도 연못도 아니고 우물이라는 것은, 원나라에 의해 시달리는 보잘것 없는 당시 고려 왕을 나타나기에 딱 알맞은 표현이라고 할수있겠다
정말 기가 막힌 표현. 아무런 힘도 없으면서 그래도 왕은 왕이고, 더욱이 정치에서도 이리저리 휘둘리고 백성까지 힘들게 했으니 말이다.
- 마지막 '술집 아비'는 백성을 뜻하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기록을 보면 도적들 같다. 보통 나라가 망조가 보이면 어느 나라 역사나 도적떼가 창궐하는데, 당시 가장 어려울 시기였으니 도적이 극심했을 것이고, 원나라 군이 포진되어 있는 관청을 함부로 털기보다는 그저 힘없는 백성을 상대로 하는 것이 이득이었을 것이다. 결국 백성이 백성을 괴롭히는 꼴이었던 셈.
3 영화
쌍화점(영화)으로.- ↑ 위구르 지방과 우즈베키스탄 일대에 삼사라는 만두 비슷한 음식이 있는데 아마 삼사를 한자로 가차한 것이 쌍화인 듯하다.
- ↑ 위구르족 남성 혹은 무슬림 남성. 몽골인 상인이라는 말도 있다.
- ↑ 대체 뭘 하려고 손목을 쥐었는지는 알아서 상상하시길.
손만 잡고 잘게... 오빠 믿지?당시의 상황에 비추어보면 처용가에도 나오는 그거 맞다. - ↑ 회회아비가 내 손모글 주였다는 소문이 이 가게 밖에까지 퍼지면,
- ↑ 다시 말해 소문이 퍼진 책임을 새끼광대에게 묻겠다는 뜻. 대부분은 이 구절을, 아예 그 소문이 새끼 광대가 만든 유언비어라고 언플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잘 생각해 보면 보는 사람 있는데도 손을 뿌리치기는 커녕 '말하면 주거~' 식으로 이야기 하고 있으니...
- ↑ 하도 난잡하게 뒤엉켜서 그만큼 하는데도 없다는 의미. 대체 어느 정도길래?!
- ↑ 아주 없는 것은 아닌 것이, 고등학교 '고전 문학 감상' 교과서에 실려있다! 다만 이 교과는 국어과가 아닌 예술과 교과이다. 또 이 교과서를 쓰는 학교에서조차 이 글만 시험에 출제하지 않았다고(...)
- ↑ 붓다는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었을 때, 말도 못할 쾌락을 느꼈다고 한다. 그 쾌락을 한번 맛보니 계속 수련에 정진 했다고 하는데, 일반적인 사람들은 수련을 하며 깨달음을 얻기도, 더불어 쾌락도 느끼기가 어렵다. 그렇기에 쾌락이란 것도 뭘 조금 알아야 더 열심히 수행하지 않을까? 하여 깨달음의 쾌락과 비교된 것이 바로 '성관계'이다. 비록 수련을 위해서 금욕해야 하지만, 깨달음의 느낌과 비슷한 체험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한두 번쯤의 성관계 정도는 괜찮다고 한 것이 라마교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고려에 들어오면서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라면 성관계를 해야만 한다"는 해석으로 변질되어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폐단이 일어난 것이다. 특히 조선 유학자들이 이것을 가장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