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mes Southerland. 미국 해군 소속 군인. 1911~1949. 별명은 퍽(Pug). 대학 시절 싸움 좀 하던(pugnacious) 복서였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인 과달카날 전투에서 서덜랜드는 과달카날 상공에서 일본의 폭격기인 G4M을 공격해 2대를 격추시켰다. 그러나 곧이어 폭격기를 호위하던 제로센 1기와 맞닥뜨리게 되었고 이 전투기와 꼬리물기를 시작하였다. 서덜랜드는 제로센을 궁지에 몰아넣는데 성공하고 방아쇠를 당겼으나 기총이 발사되지 않았다. 폭격기를 공격하던 도중, 폭격기의 방어총좌에서 날아온 총탄 탓에 그가 타고 있던 F4F 와일드캣의 기총들이 고장났기 때문. 곧 다른 제로센 2기가 더 몰려와서 서덜랜드는 1:3의 (그나마 기총도 발사되지 않는) 힘겨운 사투를 벌여야 했다.
사카이 사부로 자서전에 나오는 서덜랜드 소령의 F4F 와일드캣과 벌인 공중전에 대한 언급.
결국 나는 내 아래 1500피트에서 그들(윙맨들)을 발견했다. 나는 입을 딱 벌렸다. 단 한대의 와일드캣이 세 대의 제로 전투기들에게 연사를 갈겨대며 추적하고 있었던 것이다.[1] 세 대의 전투기는 날카롭게 좌측 나선 기동을 하면서 격렬한 근접격투전을 벌이고 있었다. 제로전투기들은 아무 문제없이 그라망[2] 전투기 한 대를 잡을 수 있어야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제로 전투기가 와일드캣을 차마 잡기도 전에 와일드캣이 제로의 꽁무니를 잡아버리는 것이었다. 나는 그런 비행을 전에는 본 적이 없었다. 나는 날개를 흔들어 사사이에게 신호를 보내고 강하했다.[3] 와일드캣은 제로 전투기 한 대의 꽁무니에 집요하게 붙어 있었다. 적기의 기관총탄이 제로의 날개와 동체에 맞아 작렬하고 있었다. 절망적으로 나는 연사를 가했다. 순식간에 그라망은 우측으로 횡전하면서 급선회를 하더니 내 전투기쪽으로 상승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전에는 적기가 그토록 신속하고 우아하게 움직이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나는 그를 떨쳐버리려 스냅 롤 기동을 했으나 적기는 흔들리지않았다. 그는 내가 매우 좋아하는 전술, 즉 하방에서 접근하는 방식을 쓰고 있었다. 스로틀을 뒤로 당기자 제로 전투기는 떨면서 속도를 줄였다. 제대로 맞아들어갔다. 적 조종사는 선회를 하면서 뒤로 빠졌다. 나는 다시 스로틀을 앞으로 밀며 좌횡전했다. 나는 제로를 세 번이나 횡전시키며 스핀을 일으키며 강하했다가 좌수직 스파이럴 기동을 했다. 와일드캣은 나에 맞서서 선회에 선회를 거듭했다. 나와 적기의 왼쪽 날개는 우리 아래의 바다를 정확히 가리키고 있었고 우측 날개는 하늘을 향해 있었다. 우리 중 누구도 우위를 점할 수 없었다. 우리는 계속 스파이럴 기동을 했다. 매 초마다 엄청난 G가 우리를 좌석 시트에서 밀어냈다. 심장은 거칠게 뛰고 있었고, 머리는 1톤처럼 무거워졌다. 눈은 회색 필름이 감기는 것 같았다. 나는 이를 갈았다. 만약 적 조종사가 이런 고통을 참아낼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었다. 먼저 포기하고 압력을 줄이려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는 쪽이 지는 것이었다. 다섯 번째 나선 기동에서 와일드캣은 옆으로 살짝 미끄러졌다. 나는 그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라망은 기수를 숙이고 속도를 냈으며 그 조종사는 다시 조종을 완벽히 회복했다. 정말 대단한 상대였다. 그러나 그는 다음 순간 실수를 저질렀다. 여섯 번째 나선 기동을 하는 대신 그는 엔진 출력을 높이고 기체 각도를 바꾸어 루프 기동을 한 것이었다. 그것이야말로 몇 분의 1초 사이에 일어난 순간적인 일이었다. 나는 그를 곧장 추적하여 그라망의 선회 안쪽으로 파고들어 그의 꼬리를 잡았다. 그는 계속 루프 기동을 하며 그때마다 그리는 호의 거리를 줄이려 했다. 그가 움직일 때마다 나는 그의 선회 안쪽으로 파고들어 우리 둘 사이의 거리를 좁혀나갔다.제로 전투기는 이런 종류의 기동에서는 세계의 어느 전투기보다도 뛰어났다. 적기와의 거리가 50야드로 좁혀졌을 때 와일드캣은 루프기동을 중단하고 수평직선 기동을 하여 나를 놀라게 했다. 이 거리에서 나는 기관포를 쏠 수는 없었다. 대신 나는 그라망의 조종석에 기총탄 200발을 쏘고, 총탄이 비행기의 금속제 외피와 유리를 날려먹는 것을 보았다.[4] 나는 내가 본 적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와일드캣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계속 날고 있었다. 제로 전투기가 적기의 심장부인 조종석에 그토록 많은 총탄을 쏘았으면 지금쯤 그 적기는 불덩어리로 화해 있어야 할 터였다.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는 스로틀을 앞으로 밀어제치고 적기가 속도를 잃는 것과 동시에 미국 전투기와의 거리를 좁혀 나갔다. 순식간에 나는 와일드캣의 전방 10야드 거리에 있었다. 나는 속도를 줄이려 하며 와일드캣의 총에 얻어맞을 것을 예상했다. 나는 덫에 걸린 것이었다. 그러나 총탄은 날아오지 않았다. 와일드캣의 기관총은 침묵을 지켰다. 전체적인 상황은 믿을 수가 없었다. 나는 적기와 날개가 맞닿을 상태로 비행할 만큼 속도를 떨어뜨렸다. 나는 캐노피를 열고 적기를 주시했다. 와일드캣의 캐노피는 이미 열려 있었고, 나는 적 조종사를 또렷이 볼 수 있었다. 그는 덩치가 크고, 얼굴이 둥근 사람이었다. 그는 밝은 색의 카키색 제복을 입었다. 그는 중년의 나이로 보였다. 내 생각보다는 나이가 많았다. 몇 초동안 우리는 이상한 편대비행을 했다. 두 전투기 사이의 좁은 공간에서 우리는 눈길을 교환했다. 그 와일드캣은 비틀거리고 있었다. 동체와 날개를 총알구멍들이 가로지르고 있었다. 방향타의 외피는 날아가 버렸고 금속제 골격이 마치 해골처럼 튀어나와 있었다. 그제야 나는 왜 그 비행기가 수평직선비행을 하는지, 왜 총을 쏘지 않는지를 알 수 있었다. 적 조종사의 오른쪽 어깨에는 피가 묻어 있었고 그의 가슴을 타고 뭔가 시커먼 것이 흘러내려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 비행기가 아직도 날고 있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
다큐멘터리 Secrets of the Dead - "Dogfight over Guadalcanal 에서는 서덜랜드 소령의 와일드캣이 폭격기를 공격하면서 날개에 손상을 입어 기관총이 고장났다고 분석하고 있으며 실제로 추락한 서덜랜드 소령의 와일드캣의 잔해를 찾아내어 기관총 급탄부에 총알이 박혀있는것을 확인한다.
결국 사카이 사부로는 20mm 기관포로 와일드캣의 왼쪽 주익을 명중시켰고,[5] 서덜랜드의 와일드캣은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는 곧 자신의 전투기에서 탈출하려 했으나 호신용 무장으로 가지고 있던 45구경 권총이 좌석에 걸렸다. 별수 없이 최후의 호신용 무장을 버리고 비상탈출하였다.[6]
최소한의 무장도 없이 11군데에 부상을 입고 적진에 떨어진 서덜랜드는 기진맥진한 상황에서도 조심스럽게 지상에 있을지 모를 일본군 병사들을 피하여 수풀을 해치며 움직였고 결국 해안가에 도착하는데 성공하였다. 서덜랜드는 그곳에서 만난 원주민에게 겨우 목숨을 건져 부상을 치료할 수 있었으며, 이들의 도움덕에 결국 그는 무사히 미군 진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7]
이후 서덜랜드는 전선에 복귀, 1945년에는 오키나와 전투에도 참여하였으며 이곳에서 2대의 Ki-61와 1대의 제로센을 더 격추시켜서 총 5대의 적기를 잡은 에이스가 되었다. 사카이 사부로와 막상막하로 싸울 실력을 가진 조종사 치고는 격추수는 적었던 편.
- ↑ 서덜랜드의 와일드캣에 장착된 기관총은 고장나있었기에 이 진술에 대해서는 명확하지가 않다. 눈 좋기로 유명한 사카이도 정신이 없어서 잘못 본 것인지, 아니면 서덜랜드의 와일드캣에 장착된 4개의 기관총 중 1개 이상은 아직 발사가 가능한 상태였던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
- ↑ F4F, F6F등을 만든 항공기 제작사, 그루먼의 일본식 표현. 간혹 미해군 전투기를 싸잡아서 이렇게 부르기도 했다.
- ↑ 당시 일본군 전투기에 탑재된 무전기는 신뢰성이 엉망이어서 고장나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아예 무전기를 안쓰고 수신호나 날개를 흔드는 식으로 서로 신호를 주고 받는 경우가 많았다. 일본군/무기체계 문서에서 일본군의 중대한 약점으로 괜히 통신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게 아니다.
- ↑ 제로센은 주익에 기관포가 장착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전투기의 주익에 있는 기관총은 가운데 조준선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일정거리에서 조준선에 맞도록 조정해둔다. 보통 이거리는 200~400미터 사이이므로 50야드(45미터) 밖에 안되는 거리에 있는 적기는 기관포의 사각지대에 있게 되는 셈이다. 대신 제로센의 기관총은 기수부분에 달려 있으므로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있는 적에게도 사격하는 것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 기관총의 화력이 2차대전 기준으론 이미 미군 전투기를 상대로 의미가 없는 수준으로 약한 물건이다.
- ↑ 네셔널 지오그래픽의 다큐에 따르면 기관포는 엔진에 명중했다고 한다.
- ↑ 2차대전 당시의 조종사는 현대의 전투기처럼 좌석째로 비상탈출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전투기의 캐노피를 열고 뛰어내려야 했다.
- ↑ 네셔널 지오그래픽의 다큐에 따르면, 원주민들의 간호를 받은 뒤 두 원주민 소년이 카누를 태워 미군이 있는 해안에 데려다주었다고 한다. 원주민 소년 둘은 미군에게서 감사의 표시로 담배와 음식물을 받았으나, 이후 돌아가던 도중 이 광경을 본 일본군에게 붙잡혀 카누는 부서지고, 사흘동안 밧줄에 묶인 채 물도 음식도 없이 일본군이 싼 오줌으로 연명하다 탈출했다고 한다. 해당 다큐에는 당시 카누를 몰았던 원주민 어르신과의 인터뷰도 있다.
- ↑ 네셔널 지오그래픽 다큐의 한글 자막은 발번역(…)으로 이를 '수송기(…)를 이륙하던 도중' 사망이라고 해버린다.
답 없어요. 캐리어 가야 돼요.